형의 블로그에서 퍼온 단편
삶 속에는 바다가 그런 것처럼 잔잔한 날도 있지만 침도 삼키지 못할 정도로 무서운 날도 있어. 바다에선 기다림을 배워. 물고기 한 마리 잡으려 해도 기다려야지. 안 기다리고 잡을 수 있나?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사람들은 그걸 눈으로 볼 줄만 알지 행복하진 않아. 학교 급훈에도 써 있잖아.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사람은 내일이 있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어. 그런데 내일이 오면 죽어. 우리가 바라는 그날 속엔 죽음도 있어. (에피소드 1, 어부와 사랑 74~5p)
정혜윤 『마술 라디오』 한겨레 출판, 2014
우리는 우리가 아주 작은 사람인 줄 알아요. 중요한 사람이란 것도 소중한 사람이란 것도 몰라요.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한 말이 지금 생각나요. 아무도 감히 모든 힘을 다해 제 운명을 살지 못한다고. 우리는 어중간한 데서 멈춘다고. 일평생 내내 사랑과 이데아를 속여 손바닥 위에 놓인 저울의 이익을 얻으려고 몸부림친다고. 우리는 너무나 몸을 사리기 때문에 시시한 사랑으로 상처받고 평범한 욕망으로 괴로워하고 우리 자신의 모험을 하지 못한다고. 그렇게 우리는 자신이 누구일 수 있었는지 알지 못하게 되죠. 우리가 거울을 봐야 하는 이유는 자신의 망가진 모습을 직시하기 위해서란 말도 있어요. (에필로그. 행복의 마술. 304p)
사람은 오랜기간 병을 앓으면 자신을 잃어버린다.
⁃ 형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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