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09. 28.

Posted by 히키신
2019. 3. 20. 08:13 순간의 감상[感想]

순간적인 판단

학교를 가려 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라 내려가는 길이었다. 어느 아줌마
"저기요, 안평역까지 가려면 어떻게 가야해요?" 하고 물어오는데, 나는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였고 내 옆에는 젊은 여자도 같이 있었다. 그 여자는 잠깐 망설이더니, 도착해있는 전철을 보고 뛰어내려가 전철에 쏙 탄다. 나는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역행해서 몇걸음 오르려다 시야에서 사라지는 아줌마를 두고 하는 수 없이 내려왔는데, 전철은 내 눈앞에서 딱 문이 닫히고 출발한다. 결국 나는 아줌마에게 길을 알려주지도, 전철을 타지도 못한 채 혼자 허탈히 섰다.
어느 누군가의 묘비에 우물쭈물 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라고 써있었다던가. 망설이는 사이에 인생은 흐른다.
기다리다 다음 전철을 타려는 순간, 어떤 고등학생이
"얼~씨구시구 들어간다 절~씨구시구 들어간다..." 하며 박수를 치며 전철에 탄다. 전철을 보면서 각설이를 떠올리는 학생을 보니 시인이 될 소질이 있는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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