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영옥의 혁세격문(革世檄文) 중

Posted by 히키신
2015. 8. 10. 00:48 영원의 지헤, 그리고 철학


2012년 12월 17일
도올 김용옥

환인 하느님께서는 이 신시에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거룩한 건국 치세이념을 내리셨다. 그런데 지금 어떠한가? 지금 우리는 홍익弘益이 아닌, 홍해弘害, 홍살弘殺의 정치를 자행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해치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고 광분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런가? 정치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인의仁義를 망각하고 솔수식인率獸食人의 사리私利를 앞세우며, 진현進賢의 정도正道를 거부하고 착복과 부패의 한계를 없이 하며, 국고를 털어 치자治者 본인의 사욕을 충족시키며 주변의 승냥이들에게 떡고물을 분배하고 있다. 국토의 산수대강山水大綱을 파괴하고 4대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왜곡·오염시키며, 백두대간의 대혈인 국립공원에 민족정기를 말살하는 케이블카의 설치를 획책하고, 인천공항과 같은 공익의 자산을 사유의 질곡으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 농촌을 해체시키고 도시의 삶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양극화의 괴리는 재벌의 독재를 흥륭興隆케 하며 서민대중의 삶을 노예 이하의 나락으로 추락시키고 있다. 추락은 영락이요 죽음이다. 그런데 서민대중의 죽음을 현 정권의 치자들은 환호하고 재벌은 환희의 박수를 친다. 그리고 전국 골목골목의 상권을 대형마트라는 탱크와 기관총으로 후려 갈겨대고만 있다. 어찌 미국의 총기난사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쳐다보고만 있는가? 자기 가슴에 총알이 박히고 있는 바로 그대들이!
...민중이여! 두 손에 가슴을 얹고 잘 생각해보라! 누가 과연 그대들의 민생을 도와 주었는가? 누가 과연 그대들에게 돈 한푼이라도 거져 준 적이 있는가? 민생은 아사달의 신시로부터 지금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민중 스스로 해결해온 것이다. 착각하지 말라!​ ​정치는 민생을 해결하지 못한다. 민생은 어디까지나 민중 스스로의 결단에 의한 것이다. 민중의 간절한 염원이란 그 민생경단의 번영을 훼방하는 행위를 정치가 제발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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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이 세상이 좀 더 나아질까'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궁리를 해오며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 고민은 끝나지 않고 계속될테지만, 현재까지 이르러 내린 나의 결론은 '​사람들이 깨어나야 한다.' '사람들이 추구해야 될 근본적인 가치, 근원적인 사고 그 자체가 먼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 정치 제도나 구조, 경제, 법 따위는 그 다음이다.' 이다.
사람들이 변해야 정치가 바뀐다. 정치에 기대거나 헛된 희망에 부풀거나 속아 넘어가서는 결단코 자신은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도올 선생께서 위의 명문 중에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민생이 아닌 도덕의 기강을 바로잡자! 그리하면 민생은 저절로 해결된다. 도덕이 바로서고 민생이 풍요롭게 되지 아니 하는 역사는 인간세에 있어본 적이 없다.'

'혁명은 왜 반드시 이루어야만 하는가? 이제 혁명은 폭력이 아니다. 이제 혁명은 광포한 영감이 아니다. 이제 조선의 혁명은 체제의 룰에 따라 도덕의 기강을 바로잡는 정의로운 상식적 작업이다. 그러나 이번 우리의 혁명은 바스티유감옥의 철창을 터뜨린 불란서인들의 인권선언보다, 차르왕정을 무너뜨린 러시아혁명보다, 아편전쟁 이래 열강의 침탈을 종식시킨 마오쩌똥의 공산혁명보다도 더 막중한 세계사적 의미를 지니는 혁명이다. 우리의 혁명은 열강의 모든 근대적 노략질과 이데올로기적 대결의 결과물인 세계냉전체제를 종식시키는 진정한 세계평화의 출발이다. 동·서의 언어적 편견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며 남·북의 불필요한 이념의 기미羈縻를 절단하며, 문명과 자연의 조화를 회복하고, 도농都農의 균형을 꾀하고, 세조의 찬탈 이래 끊임없이 왜곡되어온 정의의 패배를 설욕하는 대업이다. 훈구파들의 끊임없는 득세, 선조의 파렴치한 임란책임회피, 그 뒤로 이어지는 노론의 장악, 세도정치, 일본제국의 식민지통치와 친일파의 발호, 이승만의 권력찬탈과 무능한 6·25전쟁대처, 일제 만군출신 박정희의 쿠데타와 유신폭정, 이 모든 흐름이 “불의라도 박박 우겨대면 역사의 정의가 된다”는 왜곡된 가치관에 대한 통렬한 국민적 반성의 기회를 박탈해왔다. 반성이 없는 역사는 미래가 없다.

'​반성이 없는 역사는 미래가 없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학업에 임해야 할지 조금씩 구체화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