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짤막한 일기
원인을 알면 해답도 알 수 았다는 말은 거짓이다. 불확정성이 공포를 가져오고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17. 0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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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알록달록하게 색칠되어 산뜻한 분위기를 흉내낸다. 그렇지만 K는 이 알록달록한 병원이 너무나도 삭막하게 여겨진다.
이런 답답한 가슴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는 것은
담배뿐이다. 그런데 한여름 밤의 벤치는 나에게 담배 한모금 편하게 푸지 못하게 한다. 모기들. 이 작은 모기들이 곁에서 치근덕대는 것에도 나는 너무나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모기에 물린 정도에도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는 데, 평생을 가려움과 싸워온 K는 어떤 감정이 들까'
병원에서 꼭 부모님과 같은 사람들을 목격하였다. 환자복을 입은 여인과 술에 취해 누구를 향한 욕설인지 알 수 없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비틀거리는 등산복 차림의 사내.
"수술할 사람은 가만히 있는데 지가 왜저러노"
그녀의 한마디가 폐부를 찌른다. 꼭 나에게 하는 말 같다. 그러나 난 너무 지쳐있었고 메마른 가슴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었기에 아무렇지 않은 듯 병원 로비로 들어갔다.
- '16. 0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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