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세의문(泰世醫門)
이하의 글은 약초 연구가이신 운림 최진규 선생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선생님과는 2016년 여름 경에 평창동 선생님의 저택에서 딱 한 번 뵌 적이 있습니다.
후에 인연을 이어 가지 못했지만, 단 한 번의 만남으로도
제 뇌리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또 뵐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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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 구약성서 전도서가 있다면,
동양에는 이 글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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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글은 태세의문(泰世醫門)에서 오래 전부터 글로 전해 오는 가르침이다. 이를 이름으로 지어 ‘스승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라고 한다.
師曰泰世醫門 自古傳之遺訓也 於此現門主不器書之傳之雲林也
스승께서 가라사대 '태세의문'에서 옛적부터 전하시는 유훈이니라. 이를 받들어 현 문주인 불기가 쓰고 운림이 풀이하여 전하노라
註釋 - 乾坤否世之末 當於老陰老陽之世 救天地與萬物之 欲死大病 尋覓大藥之事也
주석 = 건곤비세(乾坤否世)의 말엽(末葉) 천지(天地)와 음양(陰陽)의 기력이 쇠잔(衰殘)해진 때를 당하여 천지와 만물의 대병(大病)을 치료할 대약(大藥)을 찾으러 온 것이 오늘날 이 시대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의 인생의 목적이다.
人依山河니라 其作方便이 幾千頭也-라 曰-鳥頭며 =
사람은 산하대지(山下大地)에 의지해 사는지라 그 먹고 살기 위해 방편을 지으려고 수천 갈래로 머리를 쓰는지라 이를 일러서 ‘새대가리’라고 하며
神乘人心이라 其投釣網이 累萬目也-라 曰-魚目이며=
귀신은 사람의 마음을 타고 사는지라 그 던져 놓은 낚시와 그물이 몇 만 코인지라 이를 일러서 ‘고기눈’이라고 하며
鳥飛虛空이라 上巢下泉에 知消息也-라 曰-調息이라 =
새는 허공을 나는지라 날아오르면 구천(九天)이요 날아 내리면 구천(九泉)이라. 소식을 다 아는지라. 이를 일러서 ‘숨결을 고른다’라고 하느니라.
鸞鳳이 沖霄에 必假羽翼이어늘 嗚呼라 可以人으로 不如鳥乎아 =
난새나 봉황이 천상에 오를 적에는 반드시 깃털 날개의 힘을 빌린다고 했거늘 오호라 가히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 새만도 못하단 말인가?
참조(參照) - 난경(鸞鏡), 난령(鸞鈴), 난도(鸞刀), 난기(鸞旗), 난가(鸞駕), 봉황기(鳳凰旗), 봉각(鳳閣), 봉문(鳳門), 봉개(鳳蓋), 봉련(鳳輦), 봉력(鳳曆).
以天覆我하시고
하늘로써 나를 덮어 감싸시고
以地載我러시다
땅으로써 나를 실어 안으시다
以日照我하시고
해와 달과 별로써 내 앞길을 밝게 비쳐 주시고
以氣護我러시다
온갖 기운으로써 나를 보호하시고
以物育我하시고
만물로써 나를 기르시고
以師敎我러시니
스승을 내시어 나를 가르치시니
嗚呼라 大恩을
오호라 이 큰 은혜를
何堪當乎리오
내 어찌 다 감당 하리요
欲報其恩이로대
그 은혜를 갚고자 하지만
莫能一毫일새
한 터럭만큼도 능히 보은(報恩)하지 못하거늘
何以廉恥로
무슨 염치가 있어서
再加伏乞이리오
또 다시 애걸복걸(哀乞伏乞) 하리요
天也生生하시고
하늘은 온갖 생명을 낳으시고 또 낳으시며
地也育育하삿다
땅은 온갖 생명을 기르시고 또 길러 내시니
天陽旣老하시고
하늘의 기운은 이미 다 늙으셨고
地陰己衰하삿와
땅의 기력은 이미 다 쇠약하시어
森羅中病이
삼라만물(森羅萬物)이 이미 대병(大病)이 들었으니
火牛之勢로다
마치 소 꼬리에 불이 붙은 듯한 형세로다
孝忠仁義와
효자와 충신과 어질고 의로운 이와
賢良英傑이
현량과 영웅과 호걸들이
欲求大藥에
천지의 대병(大病)을 고칠 대약(大藥)인
如意寶珠와
풍운조화(風雲造化)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여의보주(如意寶珠)나
霹靂快刀내지
권선징악(勸善懲惡)을 할 수 있는 벽력쾌도(霹靂快刀)나
龍宮藏經하야
용궁에 깊이 감추어져 있는 장경(藏經) 등을 구하려고
萬死險地에
만(萬)이면 만(萬)이 억(億)이면 억(億)이 모두 불귀(不歸)의 객(客)이 되는 험난한 곳에
爭投身命이로다
앞을 다투어 신명(身命)을 던지듯 내달리는 것이로다.
天上天下第一寶
천상과 천하에서 제일가는 보물은
隱以藏之玄武洞
현무동(玄武洞)에 은밀하게 숨겨져 있다고 하고
洞在北嶽離火谷
현무동은 북악(北嶽)의 이화곡(離火谷)에 있다고 하네.
千險萬難九絶地
지극히 위험한 구절지(九絶地)라서
萬乘累萬龍虎子
백천만억(百千萬億)의 수많은 용과 같고 범과 같은 젊은이들이
死生谷口肅然立
목숨을 걸고 사생(死生)의 골짜기 입구에 숙연(肅然)하게 늘어서서
怒目壯力待谷開
눈을 크게 노려 뜨고 장력(壯力)을 한껏 돋우고 골짜기 문이 열릴 때를 기다리고 있다가
以頭作斧破關門
머리를 도끼로 삼아 앞을 막은 관문(關門)을 깨트리고
顚沛跌蹇投險谿
엎어지고 자빠지고 미끄러지고 절룩거리면서 험악한 골짜기에 몸을 던지듯 뛰어드니
萬乘萬死死生路
만(萬)이든지 억(億)이든지 돌아올 수 없는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는
飛流直下萬丈瀑
만 길 높이에서 곧장 떨어져 내리는 폭포와
靑苔斷崖逆流登
푸른 이끼가 끼어 있는 도끼로 자른 듯한 천애(天涯)의 절벽을 거꾸로 거슬러 오른다.
險中平險廣狹岐
험난한 중에도 약간 편하고 넓은 길이 있고 더 험악한 길목이 있으니
步步岐岐死生岐
걸음마다 갈림길이오, 갈림길마다 삶과 죽음의 교차하는구나.
初無首長問何處
처음부터 이정표도 없고 인솔자가 없으니 어디에 가서 길을 물을 것인가?
誰知絶危藏寶事
뉘라서 제일 험악한 곳에 보물이 감추어져 있음을 알리요
萬乘萬死一得寶
백천만 억이나 되는 헤아릴 수 없는 현량(賢良)과 충의열사(忠義烈士)와 영웅호걸 중(百千萬億無數無量賢良忠義英傑中)에 오직 한 사람만이 보물을 얻어
天時三變乘紫霞
천시(天時)가 세 번 변한 뒤에 ‘붉은안개수레’를 타고 되돌아오네.
不忘不忘初不忘
잊지 말아야지. 천지(天地)를 구할 '대의(大義)'와 '대약(大藥)'을 잊지 말아야지.
不迷不迷志不迷
오욕칠정(五慾七情)에 끄달려서 지동지서(之東之西)하지 말고 초지일관(初志一貫)하여야지.
不覓不覓外不覓
허령망신(虛靈妄信) 기적영험(奇跡靈驗) 찾다가는 내 몸의 조화(造化)를 찾지 못하리라.
不照不照散不照
부귀공명(富貴功名)의 꿈을 좇아서 머슴 공부(功夫)에 진력(盡力)를 다하다가는 내 몸의 진원(眞元)이 고갈(枯渴)되리.
若忘覓照何面歸
내 한 몸(一身)에서 이룰 수 있는 천지조화(天地造化)를 외면(外面)하고서 무슨 면목(面目)으로 하늘에 있는 고향(故鄕)에 돌아가리.
億千萬歲莫知歸
억천만 년 동안을 구천(九泉)을 헤맨다고 해도 영-영(永-永) 돌아갈 길 찾지 못하리라.
출처 : https://blog.naver.com/wun12342005/221342285583 최진규의 약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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