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 - 수상록

Posted by 히키신
2017. 2. 13. 16:19 영원의 지헤, 그리고 철학

몽테뉴 - 수상록
(윤지선 옮김, 도서출판 청목, 1996)

- 내가 나를 찾는 곳에서는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내 판단력의 탐구에 의해서보다는 우연한 기회에 나를 더 잘 발견하게 된다.

- 그대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면, 고통이 그대를 이길 것이다.
... 운명은 우리들을 좋게도 나쁘게도 하지 않는다. 운수는 우리들에게 그 재료와 씨를 제공할 뿐이다. 우리들의 심령은 운수보다도 더 강하며, 행복 또는 불행한 조건의 유일한 원인이 되고, 자기 마음대로 운수를 바꾸며 적용한다. ...
꼿꼿한 삿대도 물 속에서는 휘어져 보인다. 사물은, 본다는 것보다도 어떻게 보느냐가 문제이다.

- 매일매일 그대에게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라. 그대는 기대하지 않는 시간이 오는 것을 감사로 맞이하리라. (호리티우스)
건강도 내 생명에 대한 희망을 길러 주지 않고, 내 병도 그것을 줄여 주지 않는다. 나는 시시각각으로 생명이 내게서 빠져나가는 듯싶다. 그러나 나는 "다른 날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오늘에도 있을 수 있다"고 끊임없이 되풀이하여 노래부른다. ...우리는 유쾌하건 열에 들뜨건, 바다에서나 우리집에서나, 전쟁할때나 전쟁하지 않을 때나, 죽음이 항상 우리 옆에 있음을 알 것이다.
내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단 한 시간에 해치울 일이라도, 이것을 완수하기란 모든 한가한 시간을 여기 충당해도 부족할 것 같다.

- 삶의 효용은 공간에 있지 않고 사용에 있다. 적게 살고도 오래 산 자가 있다. 그대가 살아 있는 동안, 이 점에 주의하라. 그대가 실컷 산다는 것은 세월의 많고 적음에 달려 있지 않고, 그대의 의지에 달려 있다. ...
나는 이 죽음이 효용이 편리함을 고려해서, 그대가 너무 탐하여 천방지축으로 죽음을 찾으려고 하지 못하게 막기 위해서, 거기다가 조금 쓴맛을 섞었다. 그대가 생명을 도피하지도 말고 또 죽음을 도피하지도 말라고, 내가 그대에게 요구하는 절도를 그대가 지키게 하기 위해서, 나는 삶과 죽음의 단맛과 쓴맛을 골고루 조절하여 놓았다. ... 이것이 우리들의 어머니인 대자연의 착하신 분부이다.

- 이제 이런 사물이 처음으로 인간들 앞에 나타나서 마치 그것이 갑자기 그들의 눈앞에 놓여졌다고 상상하라. 이보다 더 기적에 비할 만한 일이 있을까? 그것을 보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루크레티우스)

- 캄캄한 실내에 들어섰을 때나 너무 갑자기 광명 속으로 나왔을 때나 똑같이 눈은 혼란된다.

- 새들의 노랫소리는 꾸밈이 없어 더욱 감미롭다.(프로페르티우스)

-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이 세상의 운수가 좋고 나쁜 것은 상관없이, 착한 자들은 따로 바랄 만한 희망을 가졌고, 악한 자들은 따로 두려워할 이유를 가졌다는 것을 가르치려고 한다.

- **남을 위해서 살아 보았으니, 이제 자기를 위해 살아 보자. 우리의 사상과 의향을 우리 자신의 안락을 위해 돌려 오자. 확실하게 은퇴할 자리를 잡는 것은 가벼운 기도가 아니다. 은퇴해 보면 다른 일에 참견 안 해도 자기 할 일이 상당히 생긴다.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이사해 갈(죽을) 채비를 할 여유를 주시는 이상, 그 채비를 하자. 짐짝을 꾸리자. 우리들을 다른 데 매이게 하고 우리 자신에게서 물러나게 하는 가혹한 속박에서 벗어나자. 이러한 강력한 속박에서 풀려나와 이제부터는 이것 저것 즐겨 보며 무엇보다도 내 자신밖에는 위하지 말 일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 사물들이 우리 것이 되게 하자. 그러나 그것이 너무 우리들에게 찰싹 들러붙어서 살점이 떨어지거나 우리 자신의 한 조각이 무너져 나가지 않고는 떼어 버리지 못하게 하지는 말 일이다. 세상에 가장 중요한 일은 자기 자신으로 있을 줄 아는 일이다.
자기를 다른 사람에게 쓸모 없고 걷어차이는 존재가 되게 하는 이 상황에서, 자기 자신에게도 걷어차이며 둔중하고 쓸모 없는 존재가 되지 말게 하라. 자기를 추어올리며 애무해 주라. 자기 이상과 양심을 존경하고 두려워하며, 그들 앞에 잘못하면 면목이 없다고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자기를 다스리라.
"사실 자기 자신을 충분히 존중함은 희귀한 일이다." (퀸틸리아누스)

- 사물은 소유자의 심성에 따라 가치가 생긴다. 사용할 줄 아는 자에게 그것은 좋다. 잘 사용할 줄 모르는 자에게 그것은 나쁘다. (테렌티우스) ...
각자의 성격이 각자의 운수를 만드는 것이다. (코르넬리우스 네포스)

- 도덕은 투쟁 속에서 크게 성장한다. (세네카)

- 당초에 대지는 인생을 위하여 그 자신이 찬란한 수확과 풍부한 포도를 생산하였다. 대지는 그 자신이 감미로운 과실과 기름진 목초를 제공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이 모든 걸 우리가 고생하여 재배해도 여간해 성장하지 않으며,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 소와 농민들의 기력을 소모하고 있다. (루크레티우스)
그것은 우리들의 욕망이 너무 과하고 무질서해서, 그것을 만족시키려고 애쓰는 모든 고안에 넘쳐 있기 때문이다.

- 사물들은 각자의 길을 걸어가면서 자연이 정한 움직일 수 없는 차이를 보존한다. (루크레티우스)

- 우리는 이상하게 보이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흠을 잡는다.

- 사람들은 신들의 용모, 연령, 의복, 장식품, 계보, 결혼, 결연 등을 잘 알며, 이 모두가 인간의 결함을 본받아 표현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신을 인간과 동일한 혼미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신의 정열, 그들의 비탄, 그들의 분노를 이야기한다. (키케로)
인간이 그렇게도 신과 대등해지기를 원했다면, 그는 자신의 부패한 참상을 하늘로 끌어올리기보다 차라리 거룩한 신들의 조건을 자기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키케로는 말한다.

- 심각한 기쁨은 쾌활성보다 더 엄혹성을 지닌다. 극도의 충만한 만족감에는 유쾌미보다도 한층 안정감이 있다. "절제 없는 행복감은 그 자체를 파괴한다." 안일은 우리들을 찢어발긴다. 신들은 우리에게 주는 모든 좋은 일도 순수하고 완벽하게 주지 않으며, 그것을 우리는 대가를 치르고 산다.
노고와 쾌락은 기본 성질상 대단히 다르지만, 무엇인지 모르는 자연스런 결합으로 서로 협력을 한다.
소크라테스는 말하기를, 어떤 신이 고통과 쾌락을 뭉쳐서 뒤섞어 놓으려고 했다가 그것을 잘 해낼 수 없으니까, 이 둘을 꼬리끼리 붙들어 매어 놓기로 작정한 것이라고 하였다.
... 화가들은 울 때에 소용되는 얼굴의 움직임과 주름살이 웃을 때에도 역시 소용된다고 생각한다. 진실로 이 두 가지 표현이 완수되기 전에 화가가 그려기는 모습을 살펴보라. 어느 쪽으로 그려 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웃음의 절정에는 울음이 섞인다.
"보상 없는 불행은 없다." (세네카)

- 아무도 자기가 인색하다든가 탐욕이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소경을은 안내자라도 붙여 달라고 요구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서 탈선해 나간다.
우리의 병폐는 우리 밖에서 찾을 일이 아니다. 병폐는 우리들 속에 있다. 그리고 바로 우리가 병들어 있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의 병을 고치기가 어려워진다. 우리가 일찍부터 자신을 보살피지 않으면 언제 가서 그 많은 상처와 병폐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때문에 우리는 철학이라는 대단히 감미로운 약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다른 욕들은 치료되고 난 뒤에야 겨우 유쾌한 맛을 느끼게 되는데, 이 약은 쓸 때에도 유쾌하고, 동시에 병을 고쳐 주기 때문이다.

- 모든 사상은 목숨과도 바꿀 만큼 강하다.
(모든 사상은 생명보다 중히 여겨질 수도 있다. 사상에 대한 애착은 그처럼 강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 파스칼)

- ...케사르는 누가 그에게 어떠한 방법으로 죽는 것이 가장 좋겠느냐고 물어 보자, '가장 예측되지 않은, 가장 짧은 죽음'이라고 대답했다. ... 짧은 죽음은 인생의 최고 요행이라고 플리니우스는 말하였다.
- ...한 스토아 학파의 학자는 그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마르켈리누스여, 그대가 무슨 중대한 일이라도 숙고하는 것같이 애쓰지 마라. 산다는 것이 대단한 일은 아니다. 그대의 하인들도 짐승들도 살고 있다. 그러나 점잖고 현명하고 지조 있게 죽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대가 얼마나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라."
...그 의사에 반하여 사람을 구함은 그를 죽임이다. (호리티우스)
그러니, 그를 죽지 못하게 막는 것은 죽이는 것만큼이나 나쁜 본이 된다는 것을 이해시켰다.
그러고 나서 그는 마르켈리누스에게, 마치 식사가 끝난 뒤 식탁에 남은 것을 참석자에게 분배해 주듯, 인생이 끝나거든 그 일을 보아 준 자들에게 무엇이든 나눠 주는 일이 마땅하다고 알려 주었다.

- 어떠한 사리라도 그 반대의 사리가 없는 것은 없다고, 철학자들 중의 가장 현명한 학파는 말한다. 나는 방금 한 옛사람이 인생을 경멸하며 언급한 "언젠가는 없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것밖에는 어떠한 보배도 우리에게 쾌락을 주지 못한다" "한 사물을 분실했다는 비통과 그것을 분실하리라는 공포심은 똑같다"(세네카)는 묘한 말을 음미하고 있었다. 이 말은 즉 그것을 잃을 근심이 있으면 생을 즐긴다는 것이 진실한 재미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뜻이다. 그러나 그 반대로 우리는 어떤 보배가 내 것으로 확실히 되어 있지 않고 빼앗길 우려가 있는 경우, 그것에 더한층 애착을 가지고 악착스레 틀어쥐며 매달린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불은 찬 기운이 있을 때 더 잘 일어나듯, 우리의 의지는 반대에 부딪힐 때 더 날카로워지는 것을 우리는 명백히 느낀다.
...그래서 당연한 일로, 안일에서 오는 포만보다 더 우리 취미에 거스르는 것은 없고, 희귀하고 얻기 어려운 일보다 더 우리 취미를 자극하는 것은 없다. "모든 사물에 있어서 쾌락은 그것을 놓쳐 버릴 위험 때문에 더 증대한다." (세네카)
...
모든 일은 이렇게 돌아간다. 곤란성이 사물에게 가치를 준다.

- 남모를 나의 생각, 나의 침묵,
내 가슴속에서 터져나오는 탄식. (호라티우스)

- 우리의 욕망은 내 손에 있는 것은 경멸하여 넘겨 버린다. 그러나 자기가 갖지 않은 것은 차지하려고 애쓴다.
...우리에게 무엇을 금지하는 것은, 그것을 욕심내게 하는 일이다.
...그것을 우리에게 전적으로 맡겨 둔다는 것은 경멸을 일으키게 하는 일이다. 결핍과 풍부는 똑같이 폐단이 되고 만다.
..."징벌은 악덕을 분쇄하기보다도 그것을 조장한다. 이런 것은 착한 일을 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것은 이성과 훈련의 성과이다. 그러나 그것은 다만 나쁜 짓을 하면서 들키지 않을 마음만 가꾼다"

- "진실로 운수는 모든 사물에 지배력을 갖는다. 실제보다도 그의 변덕에 따라서 어떤 자는 올려 주고 어떤 자는 끌어내린다." (살루스투스) 행동이 세상에 알려지고 남의 눈에 띄게 하는 것은 순전히 운수에 달린 일이다.
..."우리의 영광은 우리 양심이 증명해 주는 것으로 된다." (고린도전서)

- 군중의 심리보다 더 불가측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티투스 리비우스)

-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는 데에는 무엇인지 모를 자연적인 달콤한 맛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지나치게 중요시한다.
...나는 내가 내 자신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를 심려하는 것처럼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를 걱정하지는 않는다. 나는 남의 것을 빌려 오지 않고, 내 자신의 것으로 충족되기를 원한다. 다른 사람들은 외부의 사건과 겉모습밖에 보지 않는다. 사람은 각기 속으로는 열병과 공포심으로 가득하면서, 밖으로는 태평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들은 내 마음을 보지 못한다. 그들은 내 외모밖에 보지 않는다.

- 저 우매한 로마가 무슨 일을 제창한다 해도 그대는 저 거울의 부정확한 지침을 찬성하거나 책망하지 말 일이다. 그대의 외부에서 그대 자신을 찾지 말라. (페르시우스)

- 이름이 알려진다는 것은 자기의 생명과 존속이 남의 손에 좌우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 이 세상의 반 이상이 당하는 운명은, 기록이 없기 때문에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지속 없이 사라져 버린다.
...그들은 어두운 영광 속에 매몰되었다. (베르길리우스)

- 선행에 대한 보상은 그것을 수행한 사실이다. (세네카)
어떤 봉사의 과실은 봉사 그 자체이다. (키케로)

- 금지 때문에 하지 않는 여자는 언젠가는 한다. (오비디우스)

- 모든 명예로운 인간들은 자기 양심에 실수하기보다는 차라리 명예를 잃는 편을 택한다.

- 가장 슬픔이 적은 자가 가장 소란스레 비탄한다.(타키투스)

- 에피쿠로스의 견해처럼, 그 뒤에 더 큰 고통을 끌어온다면 탐락은 피해야 하고, 그 뒤에 더 큰 탐락을 끌어오는 것이라면 고통도 찾아서 가질 만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 만사를 좀 그대로 되어가게 놔두자. ... 순종하자, 맹세코! 순종하자! 대자연은 순종하는 자들을 인도한다. 자연은 자기를 순종하지 않는 자들의 광증과 의약을 두루 뭉쳐서 잡아 끌어간다. 그대의 머릿속을 훑어 낼 하제(下劑)를 쓰라. 그대의 뱃속을 훑는 데에 쓰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 ...그래서 세상에 두 의견이 똑같은 경우가 없었던 것은 털 두개와 씨앗 두 알이 똑같아 본 일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의견의 가장 보편적인 소질, 그것은 다양성이다.

- "지난날의 악덕이 오늘날에는 풍습이 되었다." (세네카)

- 그대가 비굴한지 잔인한지, 신실한지 신앙이 깊은지, 아는 것은 그대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대를 보지 못한다. 그들은 불확실한 추측으로 그대를 짐작한다. 그들은 그대의 기교를 보는 만큼 그대의 본성을 보지 못한다. 그러니 그들의 판결에 매이지 말라. 그대 자신의 판결에 매이라.
... 심령의 가치는 높이 올라가는 데에 있지 않고, 질서 있게 살아가는 데에 있다.

- 카토는 어리석은 자들이 현자에게서보다도, 현자들이 어리석은 자에게서 더 많이 배운다고 하였다.
... 기분 좋은 일보다 속 쓰린 일이 더욱 자극을 주어서 잠을 깨운다.

- 모순 없는 토론은 없느니라. (키케로)

- 플라톤의 이 말을 항상 입에 담아 두자. "내가 무엇을 불건전하게 보는 것은, 내 자신이 불건전한 까닭이 아닌가?" 내 자신에 과오는 없는가? 남의 잘못을 알려 준다는 것이 도리어 내가 비난받을 일은 아니던가? 우리가 서로 맞대놓고 하는 책망뿐 아니라, 우리가 모순된 일에 관해서 따져 보는 사리와 논법까지도 대개는 우리들에게 되돌아 올 수 있으며, 우리는 칼로 우리 자신을 찌른다.
누구에게나 자기의 방귀는 구수하다. (에라스무스)

- 남에게서 빌려 온 것이 모두 그대로 자기 것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아마 자기 자신에 의해서 증명될 것이다. 사람의 말에 아무리 진리나 아름다운 점이 있다고 해도, 그렇다고 바로 넘어갈 일은 아니다. 차라리 진짜로 그말을 논박하든지 또는 잘 알아듣지 못한 체하며 물러나서 모든 면에서 더듬어 보아, 그 관념이 그 작가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가를 모색해 보아야 한다.
자기 사상을 열렬하게 고집 세우는 것은 어리석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 사상을 전해 주고 싶어하는 생각보다 더 강한 욕구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

- 나는 이 세상에 나 자신보다 더 명백한 괴물이나 기적을 본 일이 없다. 사람들은 세월이 지나면 괴상한 일도 습관이 되어서 대수롭잖게 보아 넘긴다. 그러나 나는 자신을 찾아보고 알아보면 그럴수록 더욱 나의 기형적인 꼴에 놀라며, 더욱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 우리의 지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많은 사건들에 대해서, 상식에 벗어나는 일을 용인하고 안 하기에는 우리의 판단력을 유예해 두는 편이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 로마에서 하던 재판소의 어법으로는, 한 증인이 자기 눈으로 보았다는 진술을 하고 재판관이 가장 확실한 지식을 가지고 판결할 때에도, "이런 것 같다"라는 어법을 쓰기로 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무엇이든지 확실하다고 단정해서 말하면, 나는 그것을 진실다운 일로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아진다. 나는 우리 말투 중에 말의 의미를 부드럽게 조절하는, "혹시, 어쩌면, 어떤 사람들 말이, 내 생각에는" 식의 어법을 좋아한다.

-**감탄은 모든 철학의 기초이고, 조사는 진보이고, 무지는 종말이다. 진실로 명예나 덕으로 보아서 학식에 아무것도 빚지지 않은 무식이 있다. 그러한 무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학식을 가지는 것에 못지 않은 학식이 있어야 한다.

- 우리의 추리력은 종종 결과를 앞질러 예측하며, 그 판단하는 폭이 무한히 넓어서 무(無)나 존재하지 않는 것에까지 행사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사고력은 자유 자재로 모든 종류의 헛된 생각에도 이치가 있다고 꾸며 붙일 뿐더러, 우리의 상상력도 똑같이 아주 어줍잖은 겉모습에서 그릇된 인상을 받기 쉽게 되어 있다.

- 우리들 각자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부유하다. .... 그의 탐욕은 절제가 불가능하다. 알고자 하는 욕심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을 나는 본다. 그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자기가 해야 할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스스로를 위해 끌어 내며, 지식의 유용성을 그 재료가 있는 한 확대시킨다.
"우리는 다른 모든 일에서와 같이 학문의 연구에도 무절제 때문에 신고한다."(세네카) ... 확고한 눈으로 보면, 학문은 인간의 다른 재보와 같이 인간의 타고난 고유의 약점과 허영이 많이 섞여 있는 값비싼 재물이다.
학식의 사용은, 다른 모든 식량이나 음료의 섭취보다도 훨씬 더 위험한 일이다. ... 우리들을 흥분시키는 이 글공부의 욕심을 억제해서 학문적 사상을 자랑삼게 하는 탐락적인 의도를 마음에서 없애 버리는 것 역시 우리의 무절제한 욕망을 거세하는 일이다.
... 명상해 보라. 그대는 죽음에 대항하게 하는 본능의 진실한 가르침과, 곤경에 처해서 사용하는 데 가장 적합한 가르침을 그대 자신 속에서 발견할 것이다.

- 가장 바람직한 법률은 가장 드물고도 단순하며 일반적인 것이다.

- "먼지가 되기까지 분할된 것은 무엇이든지 혼돈뿐이다." (세네카)

- 정신은 멀리 무엇인지 모르는 공상 속의 광명과 진리 같은 것을 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쪽으로 달려가는 동안, 그는 길에서 많은 장애와 곤란에 부딪히며 새 길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필경 길도 정신도 잃어버리고 만다.

- 우리의 탐구에는 끝이 없다. 끝은 저승에나 있다. 정신이 만족하는 날은 그 정신이 위축됐거나 피로한 징조이다. 활기 있는 정신으로 그 자체에 정지하는 것은 없다. 정신은 그의 실력을 넘어서 약진한다. 정신이 밀고 나가고 몰리고 부닥치고 하지 않으면, 그 정신은 반밖에 산 것이 아니다. 그의 추구에는 한이 없고 형체가 없다. 경악과 추구와 애매성이 그것의 식량이다.

- 나는 다른 제목보다도 내 자신을 더 연구한다. 이것이 나의 형이상학이고 나의 물리학이다.

- 철학적인 탐구와 명상은 우리의 호기심을 북돋우는 일밖에 하지 못한다. 철학자들이 우리에게 자연의 법칙을 좇으라고 권하는 것은 대단히 옳은 일이다. 그런데 이 법칙에는 그렇게 고매한 지식이 소용없다. 학자들은 이 법칙을 변모시켜서 그 색채를 너무 두드러지게 비틀린 모습으로 그려 놓기 때문에, 아주 고른 재료를 가지고 너무나 잡다한 형태로 꾸며서 보여준다. 자연은 우리에게 걸어가라고 발을 만들어 준 것과 같이, 예지를 가지고 우리 인생의 길을 지도하고 있다. 그것은 철학자들이 고안한 것처럼 교묘하고 억세고 화려한 것이 아니다. 거기 상응해서 좇기 쉽고 유익하며, 다른 자가 말로 하는 것을 순박하고 질서 있게, 말하자면 자연스럽게 처신하는 행운을 가진 자에게 실제 행동으로 잘하게끔 하여 주는 예지이다. 가장 순박하게 본성을 신뢰하는 것은, 가장 현명하게 본성을 신뢰하는 일이다.
... 제왕의 인생이건 범부의 인생이건 항상 인간적인 모든 사건들에 관련되는 인생이다. 내면의 소리를 조심해 들어 보자. 우리는 주로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말하고 있다.

- 첵을 꾸밀 것이 아니라, 행습을 꾸미는 것이 우리들이 할 업무이다. 전쟁에 승리하여 영토를 얻을 것이 아니라, 우리의 행실에 질서와 안정을 얻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우리의 영광스럽고 위대한 걸작은, 우리가 적당하게 살아가는 일이다. 지배한다, 재물을 모은다, 건설한다는 따위의 모든 일들은 기껏해야 부수적이며 부차적인 데 지나지 않는다.

- 심령의 위대성은 높이 올라가고 앞으로 나가는 일보다는 한계를 정하여 조절할 줄 아는 데 있다. 심령은 넉넉한 것은 모두 위대하다고 보며, 탁월한 것보다는 중용되는 사물을 사랑함으로써 그 진가를 보인다. 사람 노릇을 지당하게 잘하는 것보다 더 아름답고 정당한 일은 없으며, 이 인생을 자연스럽게 잘 사는 길을 배우는 것보다 더 힘드는 학문은 없다. 그리고 우리의 질병 중에서도 가장 야만적인 병폐는 스스로의 존재를 경멸하는 일이다.
... 무절제는 탐락의 악질이다. 그리고 절제는 결코 탐락의 징벌이 아니다. 그것은 쾌락의 조미(調味)이다.
선(善)을 건전하게 보는 능력은 그 뒤에 악을 건전하게 보는 능력을 끌어온다. 그리고 고통은 그 연약한 시초부터 무엇인지 피할 수 없는 것이 있고, 탐락은 그 과도한 끝에서 피해야 할 무엇이 있다. 이들은 두 줄기 샘물이다. 거기서 국가나 사람이나 짐승이나,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 때맞춰서 길어 낼 때에 그는 실로 행복하다. 앞의 것을 필요에 따라 약으로 써야 하며, 뒤의 것은 목마른 때에 마시되 취하도록 마셔서는 안된다. 고통과 쾌락과 사랑과 미움 등은 어린애가 맨 먼저 느끼는 일들이다. 만일 거기 이성이 솟아나서 그런 사물들이 이 이성에 적용되면 그것이 도덕이다.

- 생명을 활기 있게 사용함으로써 빠르게 흘러 가는 것을 보충하며, 삶의 소유가 더 짧아짐에 따라 나는 인생을 더 심오하고 충만하게 만들어 놓아야 하겠다.

- "본성에 의한 모든 것은 존경의 가치가 있다." (키케로)

- 우리는 사물의 본성에 침투하여 그것이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관찰해야 한다.

- 무엇 때문에 우리는 한형제처럼 서로 통하게 아주 결합되어 짜여진 구조를 갈라서 분리시키려는 것인가? 그 반대로, 이 둘은 상호간에 서로 봉사하도록 매어 줄 일이다. 정신은 그 둔중한 신체를 잠깨워서 활기를 줄 것이며, 신체는 정신의 경박성을 붙들어서 잡아 매어 둘 일이다.

- 아테네 인들이 자기 도시에 폼페이우스가 오는 것을 환영한 얌전한 글귀는 내 뜻에 맞는다.
그대는 자기를 인간으로 인정하니,
그만큼 그대는 신이로다.
자기의 존재를 충실하게 누릴 줄 아는 것은 절대적인 완벽이며, 마치 신성함과 같은 일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용도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조건들을 찾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서 벗어난다. 그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죽마(竹馬)를 타고 높이 올라 보아도 소용 없다. 왜냐하면 죽마 위에서도 우리는 다리로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높은 왕좌 위에서도 역시 우리 엉덩이는 좌석에 앉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내 생각으로는, 터무니없는 기적 없이 보통 인간의 본보기로 질서 있게 처신하는 인생이라고 본다.

-우리의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의 것이라고 부르는 것은 습관이 만든 것이다. (키케로)

- 우리는 자기 성격과 기질에 너무 강하게 집착해서는 안된다. 우리들의 주요한 능력은 여러 가지 일에 전념할 줄 아는 것이다. 필요에 몰려서 한 가지 진로에 매여 지내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지 사는 것은 아니다. 가장 훌륭한 심령은 가장 변화사 많고 가장 적응력이 있는 심령이다.

- 마음은 가장 자연스럽고 긴장이 덜할 때가 가장 아름답다.

- 나와 같이 인생의 안락을 목적으로 삼는 자는 (본질적인 안락을 뜻하지만), 심정을 까다롭고 미묘하게 쓰는 것은 질병과 같이 피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정신은 확대에 의해서만 결함이 생긴다.

- 우리의 정신을 움직이려면 대개의 경우 날개보다는 납뭉치의 추를 매달아야 하고, 열시와 흥분보다는 냉정과 휴식이 더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 그대와 함께 있는 자들의 수준으로 몸을 좀 낮춰서 때로는 무식한 채도 해야 한다. 힘과 기교는 따로 간직해 두라. 보통의 만남에는 거기에 질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남들이 좋아하거든 그동안 땅을 기어라.

- 진심으로 누려 보았으면 하는 것은 진심으로 바라야만 한다.

- 전반적으로 예쁜 여자가 없듯이 전체가 못생긴 여자도 없는 것이다.

- 큰 재산이란 큰 노예 생활이다. (세네카)

- 늘 혼자 있을 수 없는 것보다는 언제나 혼자 있는 편이 훨씬 견디기 쉽다고 본다.

- 정신의 고통에는 직접 충격을 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 그 상처를 부추기거나 꺾지 않아야 한다. 그것을 기울여서 세력이 빗나가게 해야 한다.

- 내 마음은 간청에는 양보하고, 위협에는 반발한다. 보살핌은 나를 굽히고, 공포는 나를 강직하게 만든다.

- 인간 조건들 중에는 우리 것보다 남의 것을 더 좋아하고 동요와 변화를 즐기는 성미가 공통적이다.

- 나는 훌륭한 논리학자가 되기보다는 훌륭한 방패수가 되고 싶다.

-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낙을 누림으로써 천재나 도덕이나 모든 우월성의 성과를 가장 잘 향유할 수 있다. (키케로)

- 오오, 자기 돈을 재미로 만져 보고 달아 보고 세 보며 연구하다니, 어리석고 추잡스런 일이다! 여기서부터 탐욕은 온다.

- 자기보다 못한 예를 보면 마음이 좋고 자기보다 나은 자들을 보면 마음이 언짢아지는 것은, 우리 악덕의 소치이다.

- 신은 우리 인간을 장난감 공삼아 놀린다. (플라우투스)

- "넓은 영토를 가진 왕을 부러워하지 말고, 자기 몫으로 차지한 것을 잘 보존할 줄 아는 왕을 부러워하라." (소크라테스)

- 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자기에게 과중한 기대를 걸게 하기보다 더 불리한 일은 없다. (키케로)

- 우리는 흔히 남의 것을 고치는 식으로, 똑같이 어리석게 내 것을 고친다.

-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의문을 세우고 나서, 인간 사상의 확실성을 세운다는 것은 확실성이 아니라 의문을 세우는 일이며, 누가 그에게 더 살아가게 할 세월을 준다고 해도 그는 다른 때보다 더 나아진 것 없이 늘 새로운 동요의 조건에 있는 것이라고 약속하는 일이 아닐까?

- 사람은 권한으로 살아야지, 어떤 보답이나 혜택으로 살아서는 안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의협적인 장부들이 은혜를 입어서 살기보다는 죽기를 원했던 것인가!)

- 행동에 찬란한 자유가 없으면 그것은 우아하지도 명예롭지도 못하다.
법으로 강제된 것은 어떤 일도 성의껏 이루어지지 못한다. (테렌티우스)

- 나는 어느 누구의 어떠한 도움도 받을 필요가 없이 지내려고 애쓴다.
나의 온 희망은 나 자신에 있다. (테렌티우스 모작)
... 나는 다른 면에서 모두가 나를 버릴 때 내가 가진 것으로 만족하려고 내 용기와(이쪽이 더 강한 힘이다), 내 신수를 가꾸어 간다.
...약간의 타고난 자부심, 거절당할까 하는 조바심, 내 의도와 욕심의 제약, 모든 일처리에서 서투른 점,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질인 무위와 자유 등이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모든 것 때문에 나는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의탁하거나 남에게 잡히는 일을 진저리나게 싫어한다. 나는 아무리 가볍거나 중한 사정이라도 남의 혜택을 입으려 하기 전에 그런 것 없이도 지낼 수 있도록 모든 방도를 취하는 데 가장 마음을 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베푸는 편이 역시 훨씬 더 쉬운 일이다.

- 내란이라는 것은 각자가 자기 집에 파수를 세워 두게 하는 점에서 다른 전쟁들보다 더 나쁜 것이다.
생명을 문과 벽으로 보호하며
가옥의 견고성에 겨우 자신을 맡겨 두다니
그 얼마나 불행인가! (오비디우스)
자기 가정의 살림살이와 휴식에까지 엄습당하며 지내다니, 이것은 불행의 최악이다.

- 착한 마음은 희귀할 때에 더 아름답고 매력있게 생각되는 것이며, 고난과 역경은 그 자체로 착한 행실을 더 굳게 만들 것이며, 대항 의식과 영광의 시기심에서 이런 착한 행동을 더 열렬하게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 ...이런 이유들 외에도 내게는 여행이 유익한 수양으로 보인다. 심령은 여행하는 동안 늘 알지 못하는 새로운 사물을 주목하느라고 계속적으로 훈련받는다. 그리고 내가 여러 번 말한 바와 같이, 사람에게 끊임없이 다른 나라의 색다른 생활과 사상과 습관 등을 제시해 주며, 우리의 천성이 끊임없이 변해 가는 형태를 음미시키는 것보다 인생을 형성하는 데 더 효과적인 학문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동안 몸은 한가롭지도 않고 바쁘지도 않으며, 알맞는 움직임으로 늘 긴장되어 있다.

- 어느 하늘 아래건 내게는 매한가지이다. 나는 내 속에 일으키는 내적 변화에 의해서밖에는 타격을 받는 일이 없다.

- 소유와 향락은 주로 상상력의 소관이다. 상상력은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을 우리가 손에 잡은 것보다도 더 열렬하게 더 계속적으로 풀어 갖는다.

- 자연은 인간에게 사물의 한계에 관한 어떠한 인식도 주지 않았다. (키케로)

- 기쁨은 키워 주어야 한다. 그러나 슬픔은 될 수 있는 대로 잘라 내야 한다.

- 너그럽고도 솔직한 고백은 책망을 약화시키고, 모욕의 길을 막는다.

- 내가 건강할 때 해치우지 않은 일의 처리를 병들어서 해치울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말 일이다. 죽음의 뒤치다꺼리로 내가 하고자 원하는 것은 언제나 되어 있다. 나는 그것을 단 하루라도 늦추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해 놓은 일이 없다면, 그것은 방법을 택하는 데 의문이 생긴것이거나(왜냐하면 때로는 택하지 않는 것이 잘 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는 내가 전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까닭이다.

- 단순한 가리킴으로도 그대 같은 투철한 머리는
나머지를 알기에 충분하리라. (루크레티우스)

- 우리는 공포심 때문에 어리석게도 결과보다 방법에 더 마음이 끌린다. 그러나 이 방법이 대단히 중대한 문제이므로, 나는 내 식으로 이 고비를 넘기 위해서 살아서 여러 날을 두고 궁리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람은 각기 그 상상에 따라 죽음이 더하거나 또는 덜 고되게 느껴지는 것이며, 죽는 형식에 각기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인 이상, 좀더 일찍 모든 불쾌감을 털어 낸 죽음은 없을 것인가 하고 생각해 볼 일이다.
... 미치광이에 맞는 죽음이 있고, 현자에 맞는 죽음이 있는 바에야 이 둘 중간에서 적당한 죽음을 찾아 보자.

- 생명은 예지보다도 운수에 매여 있다. (키케로)

- "풍요보다도 청결미가 있는 식사" (주스투스 립시우스), "사치보다도 재치 있게" (코르넬리우스 네포스)

- 점잖은 사람이란 융통성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 마음속에 아무리 좋은 생각이 난다고 해도, 그것을 나 혼자 지어 냈고 아무에게도 말해 줄 사람이 없다고 한다면 화가 난다. "예지를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고 자기 혼자만 가진다는 조건으로 준다면, 나는 그것을 거절하겠다." (세네카) 또 한 사람은 그것을 더 심한 어조로 말하였다. "만일 어떤 현자에게 모든 필요한 사건들이 풍부하게 유입되고, 그가 알아둘 가치 있는 사항을 자유로이 관찰하며 한가롭게 연구하는 생활이 주어졌다면, 그러고도 만일 그의 고적함이 어느 인간도 결코 만나 볼 수 없을 정도라면 그는 인생에서 물러날 일이다." (키케로) 아르키타스의 말에, 그가 하늘 나라에 가서 저 광대하고 거룩한 천체들 속을 산택한다고 해도 같이 갈 친구가 없으면 불쾌할 것이라고 한 말은 내 비위에 맞는다.
그러나 어색하고 서투른 동행과 여행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혼자서 하는 편이 낫다. 아리스티포스는 아무도 만나지 않은 채 살기를 좋아하였다.
만일 운명이 내 뜻대로 인생을 살아가게 한다면. (베르길리우스)
나는 궁둥이를 안장 위에 얹고 지내기를 택할 것이다.

- 운명은 결코 혼잡물 없는 은총을 베풀지 않는다. (퀸투스 쿠루티우스)

- 이성으로 얻은 것밖에 진실한 평화와 정온은 없다. (세네카)

- 생명은 물질적, 육체적인 움직임이며, 그 고유의 본질로부터 불완전하고 혼란된 작용이다. 나는 그 본질을 따라 생명을 열심으로 섬긴다.

- 각자는 자기가 만든 운명을 당한다. (베르길리우스)

- 우리는 결코 대자연의 보편적인 법칙에 위배되지 않도록 행동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 법칙이 보장되고 나서는, 우리는 자기 천성에 부합하여 갈 일이다. (키케로)

- 군중 속에 들어가는 자는 살살 비키며 팔꿈치를 오므리고 물러났다 나아갔다 하며, 사정에 따라서 바른 길도 피해야 하고, 자기 식으로가 아니라 남의 식을 따르고, 자기 생각대로가 아니라 남이 제안해 주는 것에 따라서, 때에 맞추고 사람 따라 일 따라 살아가야만 한다.

- 극한 궁지에 몰렸을 때 자기의 착한 마음을 보이는 가장 명예료운 표지는 자기의 잘못과 남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자기가 악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자기 힘으로 버티며 지연시키고, 마음에 없이 이 방향을 좇으면서도 일이 바르게 되기를 희망하며 더 잘 되기를 욕망하는 일이다.

- 우리가 궁핍에 처하면 처할수록 더 많이 신들은
우리들에게 공여한다. 적나라한 신세로,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자들의 진영에 들고자 원한다. ...
... 많이 요구하는 자에게, 결핍이 많다. (호라티우스)
...나는 더 이상 신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호라티우스)
그러나 부딪힐까 주의하라! 항구에 도달해서 난파하는 자들이 얼마든지 있다.

- 옛날 델포이에 있던 신이 우리에게 해 주던, "그대 속을 보라. 그대를 알아보라. 그대 자신을 믿으라. 다른 데 가서 소모되는 그대의 정신과 의지를 그 자체로 돌려 오라. 그대는 흘러 나간다. 그대는 흩어져 간다. 그대를 집중시켜라. 그대 자신에 버티라. 사람들은 그대를 배반하고, 그대를 낭비하고, 그대를 그대로부터 훔쳐낸다. 그대는 이 세상이 온 시야를 안으로 오므리며, 눈은 그 자체를 관찰하느라 열려져 있는 것을 보지 않는가? 그대를 위해서는 안이나 밖이나 늘 허영이다. 그러나 시야를 덜 펼치면 허영이 덜하다. 그대 밖에서는, 오 인간이여, 사물 각개가 그 자체를 맨 먼저 연구한다. 그리고 자기 필요에 따라서 그의 일과 욕망에 한계를 두고 있다."고 신은 말하였다.

- 고통을 싫어하는 것과 쾌락을 좋아하는 것 사이에는 절제가 있어야 한다.

- 번거로움을 피하며 태평스러움을 위해 태어나다. (오비디우스)

- 내 생각으로는 남에게 마음을 빌려 주기만 할 일이고, 자기 마음을 내주는 일은 자기 자신밖에는 하여서는 안될 일이다. ... 그대는 집에서 할 일이 상당히 많다. 자기를 떠나지 말라.

- 그들은 일을 위해서 일을 찾는다. (세네카)

- 일에는 실수할 기회가 너무 많은 까닭에 가장 확실한 길은 세상을 좀 가볍게 피상적으로 흘려보내는 일이다. 그것은 미끄러져 가게 두어야 할 것이지, 처박히게 해서는 안된다. 타락까지도 깊이 들면 고통스럽다.

- 조금도 남을 위해서 살지 않는 자는, 결코 자기를 위해서 살지 못한다. "자신의 친구는 역시 타인의 친구임을 알라." (세네카)

- 일하려는 욕망이 거칠고 맹렬하면 맡아 보는 일의 수행에 이익보다 도리어 장애를 주며, 사건이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늦어지면 마음에 조바심만 일어나고, 교섭하는 상대방에게 불쾌감과 의심만 품게 한다. 우리가 일에 잡혀서 끌려가다가는 우리는 결코 그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한다.
정열은 모든 일을 졸렬히 처리한다. (스타티우스)
거기 자기 판단력과 기술밖에 쓰지 않는 자는 더 유쾌하게 일을 처리해 간다. 그는 필요에 따라서 속 편하게 모든 일을 꾸려 나가며, 양보하며 천연시킨다. 그는 목표에 실패하여도 번민이나 고통을 느끼지 않고 언제나 온전한 마음으로 새로운 계획을 새워 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늘 고삐를 손에 잡고 간다. 맹렬하고 포학한 의향에 도취된 자는 필연적으로 조심성이 없고 옳지 못하게 일한다. 그는 저돌적으로 맹진하는 그의 욕망에 지고 만다. 그것은 무모한 행동이며, 운수가 대단히 좋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철학은 우리가 받은 모욕에 대한 징벌에서 그것에 대한 분노의 마음을 흩뜨리기를 바란다. 그것은 복수를 덜 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 반대로 더한층 확실하고 준엄한 일격을 가하기 위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저돌적인 맹진은 지장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분노는 마음을 혼란시킬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징벌하는 자들의 완력을 피로하게 한다. 그 열기가 그들의 힘을 마비시키고 소모해 버린다. "초조는 지연이다". (퀸투스 쿠르티우스)
... "조급은 오히려 얽혀들게 한다." (세네카)

- 자연은 인간에게 소요되는 바를 공급한다. (세네카)

- 습관은 2차적인 천성이다.

- 이미 머리가 없는데 학문이 무슨 소용이랴?

- 우리의 소유와 필요를 확대해 가면 갈수록 그만큼 더 운수와 역경의 타격에 부딪힌다. 우리 욕망의 진로는 우리에게 가장 인접한 필수품의 좁은 한도 내로 한계를 지어 제한되어야 한다.

- 온 세상은 희극을 연기한다. (페트로니우스)

- 지조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고통을 알아야 한다.

- 소크라테스는, "미의 매력에 항복하지 말라. 저항하고 대항하려고 노력하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것을 피하라. 마치 먼 데서 뛰어와서 사람을 치는 강력한 독소와도 같이, 그것이 보이지 않고 그것을 만날 수 없는 곳으로 피하여 달아나라"고 하였다.

- "유혹에 끌리지 말지어다"(마태복음)

- 출발점에서 멈추지 않는 자는 그 진행을 정지시킬 마음이 없는 것이다. ... 흔들리는 것을 막지 못한 자는 쓰러지는 것을 막아내지도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성에서 이탈하는 즉시로 격정은 저절로 성장한다. 인간의 우열성은 자신에 관대하며, 사려 없이 바다로 밀려가서 안정의 장소를 찾지 못한다." (키케로)
"심령은 압도되기 오래 전에 동요된다." (세네카)
...
사과 한 개를 가지고 그리스와 아시아를 불바다로 만든 것이 누구였던가 하는 것을 시인들은 잘 들어 왔다. 어째서 저 자가, 온통 칼과 단도를 들고 명예와 생명을 걸어 가며 운수를 찾아 모험하러 나가는가를 보라. 이 싸움의 근원이 어디 있는가를 말해 보라면, 그는 얼굴을 붉히지 않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도 그 이유는 변변찮고 헛된 일에서 나온 것이다."

- 부드럽게 계획하라, 그러나 열렬하게 밀고 나가라. (비아스)

- 드러내 놓은 것은 반은 이미 할인된 것이다. .... "나로서는 세인의 이목에 띄지 않게 성취된 행적이 훨씬 더 찬양할 만하다고 본다"(키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