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법의 기교

Posted by 히키신
2015. 6. 29. 16:24 글쓰기와 관련하여

*출처 : http://sophiako.tistory.com/228 초하뮤지엄.넷,  표현의 맛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문장, 수사법의 기교 (3편) 중에서

 

'일하기'에도 좋고, '공부하기'에도 좋은, 그래서 '책 읽기'에도 좋은 계절입니다. 그러나 놀기에는 좀 아까운 그런 5월이 벌써 다 가버렸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다가온 시련이 무엇보다 더욱 가슴 아팠던 5월이었습니다. 이제 그 5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6월의 첫 날을 맞고 있습니다.

   이제 저도 자신을 돌아보며 블로깅(blogging)의 초심을 다시 정비하려고 합니다. 평생을 '글 쓰기(문장론)' 연구에 헌신해 오시다 지난 2008년 6월에 작고하신 장하늘
선생님의 책, "글 고치기 전략(2008, 다산초당)"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글 쓰기 능력(문장력)을 키우는 10가지 방법(1편)"과 문장력 향상을 위한 "명쾌한 글 쓰기를 위한 10가지 원칙(2편)"을 중심으로 '글 쓰기의 기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표현의 맛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문장과 수사법

   오늘의 이 글은, 지난 글에 이어 약속한 3편입니다. 즉 글 쓰기의 핵심인 "설득의 기법"들 가운데, 문장을 맵시있고 맛깔나게 꾸밀 수 있는 "수사법(修辭法)의 기교"에 대해 정리하고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이 글은 "글 고치기 전략"과 "수사법 사전(2009, 다산초당)"을 참고하였습니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 공부했던 국어 문법이 아닌, 블로깅을 위한 글 쓰기 기술로 점검해두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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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수사법'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봅니다. 수사법이란, "말이나 글을 다듬고 꾸며서 보다 효과적이고 미적인 표현을 위해 문장을 아름답고 정연하게 꾸미는 여러 방법이나 그런 기술", 즉 문장에 아름다움과 매력을 더해주는 방법이나 기술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말부림새', 곧 조사법(措辭法)을 말합니다.

   "수사법(rhetoric)이란, 발전기에서 튕겨져 나오는 푸른 불꽃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미국, 1899.7.21-1961.7.2)의 말입니다. 고대 이집트에는 "문장술에 익숙해지려면 수사법의 장인이 되라.(Be a caftsmou man is speech so that you may be strong.)"는 격언이 있습니다.

   글이란 수사법의 영원한 처녀림이라는 말입니다. 진한 화장의 여인은 거부감을 일으키고 맨 얼굴의 여인은 촌스럽습니다. 살짝 화장한 여인은 교양과 품위가 느껴지는 은근한 매력으로 눈길을 끕니다. 수사법도 마찬가지로 문장에 매력을 더해 줍니다.

   일본 핫토리(服部) 교수의 분류(1950)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수사법은 "비유법", "변화법", "강조법"으로 나뉩니다. 오늘 여기서는 크게 5가지로 나누어 55가지의 수사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낱말과 구절 중심의 수사법'과 '비유나 비교 중심의 수사법', '문장의 구조나 형태를 바꾸는 수사법', '재미와 효과를 노리는 수사법', 그리고 '말을 에둘러 부드럽게 하는 수사법'이 그것입니다. 

    1. 낱말, 구절 중심의 수사법

 
   의성법, 의태법, 미화법, 대구법, 열거법, 열서법, 점층법, 점강법, 연쇄법, 대칭법, 반복법을 들 수 있습니다.

     1) 의성법(擬聲法, onomatopoeia) : 성유법(聲喩法), 사성법(寫聲法)이라고도 합니다. 소리시늉말(의성어)로써 사물의 상태를 나타냅니다. 한하운의 시, '보리피리'에서 보리피리 불며/봄 언덕/고향 그리워/피-ㄹ 닐리리. 처럼 피리에서 나는 소리를 사실적인 의성어 '피-ㄹ 닐리리'로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2) 의태법(擬態法, mimesis) : 시자법(示姿法), 의상법(擬狀法)이라고도 합니다. 짓시늉말(의태어)로써 사물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토끼에 대해 두 귀는 쫑긋, 두 눈은 도리도리, 꽁지는 모똑, 앞발은 잘룩, 뒷발은 깡총, 허리는 날씬하고...와 같이 의태어로 생김새를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3) 미화법(美化法, euphuism) : 미칭법(美稱法), 과식법(誇飾法)이라고도 합니다. 미문체에서 자주 보이던 감상적 특징이나 추켜올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변소를 화장실로, 도둑을 양상군자(梁上君子)로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4) 대구법(對句法, parallelism) : 대우법(對偶法), 대치법(對峙法), 균형법(均衡法)이라고도 합니다. 비슷한 내용을 비슷한 리듬으로 맞세워 안정감을 노리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사랑이 없는 여인은 그만큼 허전하다. 사랑이 없는 남자는 그만큼 거칠다.'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5) 열서법(列敍法, accumulation) : 열서법이란 말이나 관념을 덧쌓아가는 기교입니다. 열서법은 열거법과 점층법, 점강법으로 나뉩니다. 같은 종류의 것을 들 경우엔 '열거법', 다른 종류의 것을 단계적으로 들 경우엔 '점층법'이나 '점강법'을 다룹니다.

     6) 열거법(列擧法, enumiration) : 이것도 저것도 많이 예를 듦으로써, 자세한 내용을 표현하려는 수사법입니다. 마틴 루터의 말처럼, '술과 여자와 노래를 사랑하지 않은 자는 일생을 바보로 산 것이다."와 같은 표현 방법을 말합니다.

     7) 점층법(漸層法, climax-incrementum) : 약한 것 → 강한 것/옅은 곳 → 깊은 곳/좁은 곳 → 넓은 곳/낮은 곳 → 높은 곳/가벼운 것 → 무거운 것/ 대강의 것 → 세밀한 것/덜 중요한 것 → 중요한 것으로 표현하여 나아가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돈을 잃는 것은 적게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와 같은 표현법입니다.

     8) 점강법(漸降法, anti-climax, bathos) : 점층법이 상승적인 데 비해, 점강법은 하강적입니다. 예를 들어, 한글 학자 공병우가 '한글은 금이요, 로마자는 은이요, 일본 가나는 동이요, 한자는 떡쇠다.'라고 한 표현법을 들 수 있습니다.

     9) 연쇄법(連鎖法, chain-writing, concatenation) : 앞의 말꼬리를 잡아, 뒤의 말머리로 삼고 이어나가는 수사법으로 반복법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크레민크스톤이 성공전략법으로 강조한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뀐다.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뀐다.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와 같은 표현법이 좋은 예입니다.

     10) 대칭법(對稱法, kenning) : 한 낱말의 단조로운 반복을 피하여, 복합어나 완곡 표현으로 시적 효과를 노리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올빼미를 → 미네르바의 새로, 별을 → 밤의 촛불로, 태양을 → 여행하는 램프로, boat(배)를 → wave traveler(파도타는 여행자)로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11) 반복법(反復法, repetition) : '강조'를 노리거나 '문체적 효과'를 노리는 수사법입니다. 이 반복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나의 신이시여! 나의 신이시여!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마태 복음)"처럼, 같은 말을 되풀이하여 표현하는 '첩어법(疊語法)'과 첫머리의 낱말을 다음 문장에서 반복하여 표현하는 '첫머리 반복법', "사랑은 미움의 원인이 되기 쉽고, 덕은 원한의 원인이 되기 쉽다."처럼, 문장의 끝맺음을 같은 말로 반복하여 표현하는 '끝맺음 반복법'이 있습니다.

   세실 존 로즈(Cecil John Rhodes, 남아프리카, 1853-1902년)가 말한 "돈만 있어도 안 된다. 꿈이 있어야 한다. 꿈만 있어도 안 된다. 돈이 있어야 한다. 몽상적인 것과 상업적인 것을 결합하는 것 - 이것이 하나의 철학이다."와 같은 표현처럼, 'A + B → B + A' 형식으로 반복하는 '교차 반복법', 그리고 앞 구문을 반복하는 '앞말 반복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비유나 비교 중심의 수사법


   직유법, 은유법, 활유법, 의인법, 제유법, 환유법, 비교법, 중의법, 상징법, 풍유법을 들 수 있습니다.

     12) 직유법(直喩法, simile)
: '명유법(明喩法)'이라고도 합니다. '마치...', '-같이', '처럼', '-양', '-듯이'와 같은 연결어를 사용하는 기교입니다. '비유의 표현'이 드러나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박목월의 "나그네"에서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처럼 쓸 수 있습니다.

     13) 은유법(隱喩法, metaphor) : 암유법(暗喩法)이라고도 합니다. '비유의 표현'을 줄임으로써 본래의 뜻과 숨은 뜻을 밀착시키는 수사법입니다. 작고하신 수필가, 김소운의 "이상은 현실을 견디는 진통제다."와 같은 숨은 표현으로 본래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14) 활유법(活喩法, prosopopoeia) : 생명 없는 물체를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나타내는 수사법입니다. '파초'에서 김동명 시인이 "조국을 언제 떠났노./파초의 꿈은 가련하다./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나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라며 빗대어 노래한 것과 같은 표현법입니다.

     15) 의인법(擬人法, prosopopoeia, personification) :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으로 다루거나 감정이 없는 것을 감정을 가진 것으로 다루는 수사법입니다. 소설가 윤홍길이 "우리 옹기는 양은 그릇에 멱살을 잡히고, 플라스틱류에 따귀를 얻어맞고, 아파트 문화에 걷어 채였다."와 같이 쓴 것처럼, 마치 옹기를 사람으로 표현하는 기술입니다.

     16) 재유법(提喩法, synecdoche)과 환유법(換喩法, metonymy) : 제유법과 환유법의 구별은 어렵습니다. 간략하게 말하면, 우선 제유법은 '~의 일종(부분)'을 가르키는 비유로, '일반 ↔ 특수', '보통명사 ↔ 고유명사'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펜(진리)은 칼(무력)보다 강하다."처럼 '재료(추상, 부분) ↔ 제품(구체, 전체)'를 가리켜 표현합니다.

   이에 비해 환유법은 '지시대상을 빗대는' 표현으로, '기호, 상징 ↔ 본체'의 관계로 나타냅니다. "유니폼(퇴직)을 벗고서, 붓을 들기(글 쓰기) 시작했다."처럼, '원인 ↔ 결과'의 관계로 표현하는 방법이 이에 해당합니다.

     17) 비교법(比較法, comparison) : 두 사실을 비교함으로써 작가의 주장을 더욱 드러내려는 수사법입니다. 조류학자 원병오가 "새 1종이 멸종하면, 곤충은 90종이, 식물은 45종이 사라진다."고 보고한 것처럼, 구체적으로 2종류 이상의 것을 서로 비교하여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18) 중의법(重義法, syllepsis) : 양의법(兩意法), 겸용법(兼用法), 사유법(詞喩法)이라고도 합니다. 한 낱말에 두 가지 뜻을 곁들임으로써 언어의 단조로움을 피하려는 수사법입니다.

     19) 상징법(象徵法, symbolism) : 글 쓴이의 원뜻이 멀고 깊게 숨겨져 있어 쉽게 파악하기 힘든 수사법입니다. 은유법보다 더 멀고 때로는 환유법과도 겹치는 기교입니다. "아름다운 장미를 꺾으러 갔다가, 황량한 낙엽을 안고 우는 이 얼간아."와 같이 쓰일 수 있습니다.

     20) 대조법(對照法, antithesis, contrast) : 대립, 반대되는 것을 들어, 차이점이나 거리를 드러내려는 수사법입니다. 하세가와 뇨제칸의 말처럼, "소녀의 사랑은 시이며, 중년 여인의 사랑은 철학이다."처럼 대립적으로 비교하여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21) 풍유법(諷喩法, allegofy) : 우화법(寓話法)이라고도 합니다. 원"관념인 본래의 뜻을 감추고, 비유만을 제시하는 수사법입니다. 성경 창세기 책의 "살을 맞대는 기쁨 못지않게 뼈를 나누는 아픔도 나눌 수 있는 부부가 되라."라는 말처럼 쓰일 수 있습니다.

   3. 문장의 구조나 형태를 바꾸는 수사법


   도치법, 도장법, 설의법, 영탄법, 돈호법, 인용법, 현재법, 생략법, 문답법, 묵언법, 형용어구법, 추가법, 삽입법을 들 수 있습니다.

     22) 도치법(倒置法, inversion, anastrophe) : 정치법(正置法)의 문법적인 말차례를 바꾸어서, 강조하려는 것을 맨 앞에 놓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답답하다. 어처구니 없다. 사건이 이렇게 곪아터지도록 교육당국은 뭘 했나?"처럼 '답답하다. 어처구니가 없다'를 앞으로 옮겨 강조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23) 도장법(倒裝法, hypallage) : 대환법(代換法), 환치법(換置法)이고도 합니다. 상식에서 벗어날 망정 '발상의 전환'을 중시하며, 재미있게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의 밤을 구경한다.(→밤의 서울을 구경한다.)"처럼 표현하는 경우입니다.

     24) 설의법(設疑法, interrogation) : 의문법(疑問法)이라고도 합니다. 부재의 인물, 초월적 존재, 어떤 사물에 물음을 던지는 것처럼, 읽을이에게 직접 묻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도대체 누가, 어느 법에 의해서 죽여 버렸더란 말이냐?"처럼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25) 영탄법(設疑法, exclamation, ecphonesis) : 감탄법(感嘆法)이라고도 합니다. 돌연히 말을 중단하고, 사무치는 감정을 곧이곧대로 나타내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영국, 1564.4.26-1616.4.23)가 '맥베드(Macbeth)'에서 "오 죽음! 이제 그도 그 발작적인 열이 식어 고이 잠들게 되었구나."처럼 쓸 수 있습니다.

     26) 돈호법(頓呼法, apostrophe) : 별안간 말을 중단하고 제3자(가공, 또는 실제 사람이나 사물)에게나, 청중에게나, 독자에게 말을 거는 형식의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바다에게 주는 시'에서 신석정이 "바다여./날이 날마다 속삭이는/너의 수다스런 이야기에 지쳐/해안선의 바위는 베토벤처럼 귀가 먹었다."라고 표현한 것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27) 인용법(引用法, allusion) : 인유법(引喩法)이라고도 합니다. 고전의 명구나 유명한 사람의 말, 또는 격언이나 자기가 감동한 말 따위를 인용함으로써, 문장의 권위나 변화를 꾀하려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글을 쓸 때는 붓을 두 자루를 가지라. 하나는 쓰기 위해서이고, 하나는 깎기 위해서이다."처럼 쓰인 경우입니다.

     28) 현재법(現在法, rision, hypotyposis, enargia) : 박진법(迫眞法), 공상법(空想法), 현사법(現寫法)이라고도 하며, 역사적 현재법(historical present)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립니다. "7년 전 얘기다. 길 가던 사람이 묻는다. '혹시 당신 장 선생 아니시오?'"처럼, 과거의 사건이지만, 현재형처럼 서술하는 기법입니다.

     29) 생략법(省略法, ellipsis, omission) : 글 뜻이 상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중복, 군더더기 따위를 줄임으로써 글의 간결, 인상, 여운을 꾀하려는 수사법입니다. 묵언법(默言法)이나 체언종지법도 하나의 생략법입니다. "서울 시내의 번화가는 25개의 국어가 난무한다. (………) 북한에서 온 사람도 남한의 언어는 개판이라고 비꼬았다."처럼 중간을 생략해서 쓸 수도 있습니다.

     30) 문답법(問答法, dialogismus) : 평서문으로도 가능한 것을, 표현력,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문답형식, 또는 대화형식으로 꾸미는 수사법입니다. 소설 따위의 대화형식은 제외합니다. 예를 들어, "간결체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짧은 말에 많은 지혜를 갈무리한 표현이 아닌가."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31) 묵언법(默言法, aposiopesis) : 묵설법(默說法), , 단절법(斷絶法), , 중단법(中斷法), 돈절법(頓絶法)으로도 부릅니다. 감정의 막힘에서든, 의도적인 기교에서든, 말을 도중에서 갑자기 끊어 버리는 수사법입니다. 과거나 미래의 일이, 마치 눈 앞의 일인 양 나타내어 실제 느낌과 마치 현장에 있는 것같은 느낌을 꾀하는 방법입니다.

     32) 형용어구법(形容語句法, epithet) : 사람이나 물건의 성질, 특성을 나타내는 꾸밈말을 명사에 덧달아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영어의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에서 '대왕'이 그 예입니다. 국어에서는 명사 앞에 놓이는 구절을 가리킵니다.

     33) 추가법(追加法, hyperbaton) : 도치법은 문장이 끝났는가 했는데, 새삼 덧다는 하나의 강조표현입니다. 위 22번의 '도치법'과 이 '추가법'을 묶어서 전치법(轉置法)으로 보기도 합니다.

     34) 삽입법(揷入法, parenthesis) : 문장 안에 삽입구(parembole)를 넣고, 반성적, 감정적인 것을 끼워 넣는 수사법입니다. 삭제해도 문장의 짜임에는 지장이 없는 기법입니다. "폭탄에 마구 불타 버리는 현실과 생명을 보고서도 - 아니, 그 이상의 처참한 광경을 보고서도 - 눈을 감을 수 있는 의지가 그립다."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재미와 효과를 노리는 수사법


   이에는 반어법, 풍자법, 냉조법, 과장법, 경구법, 억양법, 역설법, 희언법, 양도논법, 모순어법, 정정법, 흉내법을 들 수 있습니다.

     35) 반어법(反語法, irony, antiphrasis) : 말하려는 뜻과 정반대의 표현을 함으로써, 상대방의 예측이나 약점, 또는 급소를 찌르려는 수사법입니다.

     36) 풍자법(諷刺法, innuendo, satire) : 풍시법이라고도 합니다. 곧이곧대로의 표현이 아닌, 약간 빗대거나 에둘리면서 독자로 하여금 수긍케 하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철학자 도올 김용옥이 "고전이라는 항아리에 대가리를 3년쯤 푹 박아 장아찌처럼 돼야 해요."라는 말로 고전철학에 대한 깊이와 긍지를 표현하는 것과 같습니다.

     37) 냉조법(冷嘲法, sarcasm) : 이는 조소법(嘲笑法)이라고도 합니다. 노골적인 야유, 비꼼, 비난, 경멸을 나타내는 기교의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비평가란 문학이나 예술에 실패한 사람을 말한다."라고 말한 디스랠리(Disraeli)의 표현처럼 쓸 수 있습니다.

     38) 과장법(誇張法, hyperbole) : 실제보다 크게 떠벌리거나 작게 줄이어 실체를 더욱 강하게 드러내려는 수사법입니다. 소설가 이문열이 "늙은 주모 장단에 첨버덩 해 떨어진 소리."처럼 쓴 표현이 좋은 예입니다.

     39) 경구법(警句法, epigram) : 날카롭고 짧은 말로 사람을 찌르는 것으로 일깨우거나 변죽을 올리는 수사법입니다. 코웅리즈가 "경구란 간결성이 몸이고, 기지(機智)가 영혼인 난장이."라고 했듯이, 경구법은 날카로움과 짧음을 전제로 합니다. 예를 들어, "그에게 돈을 빌리는 것은 범에게 개를 빌리는 것이네."처럼 쓸 수 있습니다.

     40) 억양법(抑揚法, modulation) : 추어 올렸다가 처 내린다든지, 또는 그와 반대로 표현하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황금은 모든 자물쇠를 연다. 그러나 못 여는 자물쇠가 딱 하나 있다. 신(神)의 대문을 잠근 자물쇠다."와 같이 표현한 기술입니다.

     41) 역설법(逆說法, paradox) : 얼른 보면 상식과 어그러진 듯하나, 실제는 일면의 진리가 번뜩이게 하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지는 게 이기는 것이다. 승리의 순간적 쾌감보다, 패배 뒤의 긴 새김질!"처럼 쓰인 경우입니다.

     42) 희언법(言法, pun/play upon words) : 같은 말을 다른 뜻으로 쓰거나 동음이자를 사용해 언어유희를 꾀하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PR론이란,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 일이다."처럼 표현할 수 있습니다.

     43) 양도논법(兩刀論法, dilemma) : 두 사실(命題)에서 이리도 저리도 하기 어려운 논리적 망설임을 보여주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잠자코 있으면 의심 받는다. 말한다면 오해 받는다. 그러나 선택은 침묵 아니면 해명뿐이다. 어차피 '의심'이냐 '오해'냐 두 길밖에 없다."와 같은 표현을 들 수 있습니다.

     44) 모순어법(矛盾語法, oxymoron) : 당착어법(撞着語法)이라고도 합니다. 어울릴 수 없는 말의 이음으로써, 새로운 뜻을 나타내려는 수사법입니다. 극시인 피에르 코르네이유(Pierre corneille, 프랑스, 1606-1684)가 표현한 "뭇 별에서 떨어지는 이 어두운 밝음"처럼 쓰인 경우을 말합니다.

     45) 정정법(訂正法, epanorthosis) : 이미 말한 것을 되짚어 부드럽게 하든지, 강조하든지, 수정하든지 하는 수사법입니다.

     46) 흉내법(parody) : 잘 알려진 글이나 작품을 환골탈태(換骨奪胎)시켜 더 좋은 글을 만드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16대 링컨(Abraham Lincoln, 미국, 1809-1865) 대통령의 연설을 변형하여 "이 나라의 정치는 3김에 희한, 3김을 위한, 3김의 정치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표현한 김광원 의원의 표현을 들 수 있습니다.

   5. 말을 에둘러 부드럽게 하는 수사법


   그 이름도 낯선 수사법들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에는 우언법, 군말법, 탈선법, 완곡법, 완서법, 완화법, 중단법, 예언법, 함의법을 들 수 있습니다.

       47) 우언법(迂言法, periphrasis) : 간결함과 단순함을 저버리고 멀리 에두르거나 빗대어 말하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우러러 붙잡을 별(그리운 임)은 너무 먼 하늘에 있습니다."처럼 '완곡법'과 '미화법'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48) 군말법(pleonasm)
: 용언법(冗言法)이라고도 합니다. 같은 어구, 절, 문장 안에 이미 표현된 내용을 다시 되풀이하는 수사법입니다. 말의 늘음새(용장성, 冗長性)를 단적으로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으레껏인, 너무나 당연한, 말할 나위도 없는 자명한 결과였다."처럼 말을 여러번 늘여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49) 탈선법(脫線法, digression) : 말의 원 줄거리에서 벗어난 내용을 넣는 듯하지만, 글쓸이의 의도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롱펠로우(Henry Wadsworth Longfellow, 미국, 1807-1882)가 "'일하고 기다리는 것을 배우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일생을 일만 하고 기다리기만 하기란 인생의 수명이 너무 억울한 듯만 싶다."와 같이 쓰일 수 있습니다.

     50) 완곡법(婉曲法, enphemism, enphemusumus)
 : 완곡어법(婉曲語法), 또는 원곡법(遠法)이라고도 합니다. 직접 표현에서 간접 표현으로, 노골적인 것에서 우화적인 것으로, 불쾌한 것을 유화시키는 표현으로 에둘리는 수사법입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서 나오셔서 옆으로 되시더니, 곧 숨을 거두셨습니다."와 같은 표현을 들 수 있습니다.

     51) 완서법(緩敍法, litotes) : 폄칭법(貶稱(緩敍法), 곡언법(曲言法)이라고도 합니다. 약한 표현으로 오히려 강한 전달을 노린다든지, 직선적 표현을 꺾어 반대를 부정한다든지 하는 수사법입니다. "저 여성은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 K 씨의 타입입니다."와 같이 간접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내가 그녀를 좋아함을 나타냅니다.

     52) 완화법(緩和法, attenuation) : 어조완화법(語調緩和法)으로도 불립니다. '나'를 '저, 저희들'로, '이다'를 '이겠다, 일까'로, '간다'를 '갑니다'로 완화하듯이, 일방적인 단정을 피하여 부드럽게 나타내는 수사법입니다.

     53) 중단법(中斷法, interruption, suspension)  : 말을 일단 멈추었다가 뒤에 잇다는 수사법입니다. 읽을이를 인단 허공에 내던졌다가, 이어지는 표현 속으로 이끌리게 함으로써 고빗사위(절정)을 느끼게 하는 표현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신석정이 '망향의 노래'에서 "버리고 온 '생활'이여/나의 벅차던 청춘이/아직도 되살아 있는/고향인 성만 싶어 밤을 새운다."와 같이 쓴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54) 함의법(含意法, implication) : 35)번의 반어법과 51)번의 완서법이 어우러진 수사법입니다. 그 의미, 내용에서 다른 뜻을 읽어내도록 하는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 "그는 바보가 아니다."와 같이 표현함으로써 '그가 꽤 영리함'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55) 예변법(豫辨法, prolepsis)  : 예상되는 반론을 앞질러 눌러 두는 수사법입니다. '단연코 ……이다.' '하지만 ……이다.' '……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리도 생각할 수 있다.……'는 문장의 짜임을 지닙니다. 예를 들어, "고독은 모든 뛰어난 인물들의 운명이라고 했다. 나도 수긍한다. 그러나 뛰어나지 않은 사람은 고독의 멍에 밖이라는 것인가? 고독은 모든 삶의 당연한 부산물인 것이다."와 같은 표현을 들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아름다운 문장'을 만드는 수사법의 55가지 종류에 대하여 모두 알아 보았습니다. 이는 시험공부를 하듯, 암기해야 할 문법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블로그의 글에 매력을 더하고, 설득을 위한 기교의 한 방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그래서 다소 많은 가지수와 다소 긴 내용이었지만 보기 편하게 하나의 글로 정리하였습니다. 저도 정리하다 보니, 심지어 생전 처음 보는 것 같은 명제도 많아서 적쟎이 놀랐습니다. 또한 이제는 하나의 문장을 쓰더라도 한번씩 더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읽는 이들 모두 부담 없이 읽어 두고,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참고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위 우리말의 수사법들을 잘 익혀서 모두 문장의 달인이 되길 바랍니다. 소리 내어 읽고 싶은 문장을 꾸미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글 쓰기 능력을 위한 10가지 향상법'과 '명쾌한 글을 위한 10가지 원칙', 그리고 오늘 소개한 '표현의 맛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문장을 위한 55가지 수사법'에 대한 3편의 글을 모두 마무리 짓습니다. 앞의 글을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이 기회에 확인해 두시고 평안한 한 주 이어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