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木篇(산목편) 8.- 장자(莊子)

Posted by 히키신
2017. 2. 27. 01:58 영원의 지헤, 그리고 철학

山木篇(산목편) 8.- 장자(莊子)

8.
莊周遊於雕陵之樊(장주유어조릉지번) : 장자가 밤나무 밭인 조릉을 거닐다가
覩一異鵲自南方來者(도일이작자남방래자) : 한 마리 이상한 까치가 남쪽에서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翼廣七尺(익광칠척) : 그 날개의 넓이는 일곱 자
目大運寸(목대운촌) : 눈 둘레는 한 치나 되었다
感周之顙而集於栗林(감주지상이집어률림) : 장자의 이마를 스치고 밤나무 숲에 앉았다.
莊周曰(장주왈) : 장자가 말했다.
此何鳥哉(차하조재) : “무슨 새인가
翼殷不逝(익은불서) : 날개는 크면서도 멀리 날지 못하고,
目大不覩(목대불도) : 눈이 크면서도 잘 보지 못하는구나.”
蹇裳躩步(건상곽보) : 장자는 바지를 걷어올리고 빠른 걸음으로
執彈而留之(집탄이류지) : 활을 들고 그 새를 겨누었다.
覩一蟬(도일선) : 이 때 매미 한 마리를 보았는데
方得美蔭而忘其身(방득미음이망기신) : 나무그늘에 앉아 자신의 몸조차도 잊고 울고 있었다.
螳螂執翳而搏之(당랑집예이박지) : 사마귀 한 마리가 나뭇잎에 몸을 숨기고 그 매미를 잡으려 하여
見得而忘其形(견득이망기형) : 이를 보고는 정신이 쏠려 제 몸을 잊고
異鵲從而利之(이작종이리지) : 저 까치는 또 그 기회를 타서 그 사마귀를 잡으려 하여
見利而忘其眞(견리이망기진) : 이익을 보고는 진심을 잊고 있었다.
莊周怵然曰(장주출연왈) : 장자는 두려워 탄식하듯 말했다.
噫物固相累(희물고상루) : “아아, 만물은 본시 서로 해를 끼치며,
二類召也(이류소야) : 이로움과 해로움은 같이 있는 것이구나.”
捐彈而反走(연탄이반주) : 그리고는 활을 버리고 뒤돌아 도망을 치니
虞人逐而誶之(우인축이수지) : 숲을 관리하는 사람이 뒤쫓아와 이유를 캐물었다.
莊周反入(장주반입) : 장자는 되돌아와
三月不庭(삼월불정) : 석 달 동안 뜰 앞에도 나앉지 않았다
藺且從而問之(린차종이문지) : 제자인 인저가 다가와서 물었다
夫子何爲頃間甚不庭乎(부자하위경간심불정호) : “선생은 무엇 때문에 요즈은 일절 뜰에 나안지 않으십니까.”하니
莊周曰(장주왈) : 장자가 이르기를,
吾守形而忘身(오수형이망신) : “나는 생을 기르는 공부를 한다 하면서 그만 내 몸을 잊어버렸던 것이다
觀於濁水而迷於淸淵(관어탁수이미어청연) : 까치를 쫓아서 그것은 마치 흐린 물을 보노라고 맑은 못물을 잊은 것과 같은 것이다
且吾聞諸夫子曰(차오문제부자왈) : 나는 또 저선생님에게 들으니 ‘
入其俗(입기속) : 그 풍속에 들어가거든
從其令(종기령) : 그 품속을 따르라’하셨다
今吾遊於雕陵而忘吾身(금오유어조릉이망오신) : 그런데 이제 나는 조릉에서 노닐다가 내 몸을 잊었고
異鵲惑吾顙(이작혹오상) : 저 이상한 까치는 내 이마을 스쳐
遊於栗林而忘眞(유어률림이망진) : 밤숲에서 놀다가 그 정신을 잊었고
栗林虞人以吾爲戮(률림우인이오위륙) : 밤숲지기는 나를 밤도둑이라고 욕을 했구나
吾所以不庭也(오소이불정야) : 그래서 나는 뜰에도 나가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서 '익은불서 목대불도' 는 이상의 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