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이상하고 아름다운 꽃>
<아침의 시>
잠이 들었는데
그 잠 속에서
꿈을 꾸었다면
그리고 그 꿈속에서
천상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이상하고 아름다운 꽃을
한 송이 꺾었다면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는데
그 꽃이
손에 들려 있다면?
-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이상하고 아름다운 꽃> (류시화 옮김)
뒤에서부터 읽어 보자. 만약 당신이 지금 꽃 한 송이를 손에 들고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그 꽃이 지난밤 꿈속에서 꺾은 꽃이었다고 한다면? 꽃뿐만 아니라 만약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삶이 당신이 꿈속에서 선택한 것이라면?
꿈속의 꽃을 현실로 가지고 올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그런데 만약 당신이 지금 손에 들고 있는 모든 것이 실제로 당신의 생각과 상상이 창조한 것이라면?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지기 전에 당신의 꿈과 상상 속에서 먼저 일어난 것이라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이 모든 기적이 실제로 매일 일어나고 있다면?
이웃에 사는 워즈워스와 친구가 되어 공동 출간한 시집 <서정 가요집>으로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시작을 알린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1772~1834)의 시다. 매사에 신중하고 소심한 워즈워스와 달리 콜리지는 충동적이고 과감한 성격으로 인해 굴곡 많은 삶을 살았다. 어려서부터 꿈이 많았고 실현 불가능한 인생 계획을 가졌으며, 진보적인 정치 이념과 이단적인 종교 사상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상류사회의 감성을 고상한 단어로 표현하던 기존의 문학을 파격적으로 부수고 평범한 언어로 중산층과 하류 사회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시들을 썼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웨인 다이어는 <날마다 기적 만들기>에서 이 시를 인용하며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형상 없는 세계로부터 이 현실 세계로 무엇인가를 가져오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가? 상상력의 시인 콜리지는 그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실제로 우리의 꿈속에 멋진 꽃을 가지고 있다. 그 아름다운 것을 우리의 깨어 있는 현실 속에서 피어나도록 허용해야 한다. 깨어나라, 깨어나서 당신 손에 있는 꽃을 보라."
*출처 : 시인 류시화님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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