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에서
제자리에서
벗어나려고
어디가 진짜로 아픈지
모르는 채로 짐작해봐도
이겨낼 방법을 모르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됬나
점점 힘겨워지고
한참 걷다 문득 뒤돌아보니
결국은 제자리에
휘몰아치는 바람 속
나무 한 그루
말없이 스쳐지나고
길게 길게 돌아서
결국은 제자리에
비가 내리네
한 해의 뒷모습이 보이는
차디찬 12월의 끝자락에
어쩔 수 없는 슬픔 안고서
담배 한 모금
물음은 가시지 않지만
하늘보고 허탈히
웃음 한번 짓고서
다시한번 가볼까
결국은 제자리를 또 맴돌지라도
그래...다시 처음부터...툭
-'16.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