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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키신
2017. 8. 17. 03:54 순간의 감상[感想]

전역 후 복학하여 학교를 다시 막 다녀보려던 어느 기초 글쓰기 강의시간이었다. 그때도 여전히 가만히 내 속에서 꿈틀거리던 방황이 솟구쳐 오르려던 때였으므로, 나는 학교를 가다 말다를 반복하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당시 강의를 맡으셨던, 등단한 작가이시기도 한,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내 귓가에 경종을 울렸었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 여러분들이 앉아 있는 이 자리를 앉고 싶어했던,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앉아 있을 수 없게된 학생들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만의 몫이 아니라, 그런 친구들의 몫까지 함께 가지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겁니다. 그러한 무거운 책임감과 더불어 자신감을 가지고 학교 생활에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교수님의 그 말 한마디로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았다. 또다시 나는 휴학과 복학을 반복했고, 끝없이 겉돌며 고독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도대체 마땅한 이유를 댈 순 없지만, 어떻게든 학교를 졸업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내 속에 자리잡은 것은, 어쩌면 그 때 그 문학 교수님의 말이 나의 무의식 속에 강렬하게 들어왔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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