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09. 10.
올 여름은 유난히 감기가 쉬이 멎질 않는다. 아파도 아플 수 없기에 나으려 노력해서 간신히 멎이면, 잠시 멎은 듯하다 또다시 기승을 부린다. 동가숙서가숙하며 편히 잠 들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기운이 점점 쇠하는 걸까. 내가 이럴수록 형의 마음은 더욱 심란해질텐데...괜찮은 척 씨익 웃어보이고 '내일 보자' 하며 오늘도 집을 나선다.
서울의 밤하늘은 별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X x x x x x x x
글이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는다. 점점 혼미해져가는 정신에도 나에게 위안이 되주는 것은 음악과 술, 담배뿐이다. 그중에서도 음악이 가장 영혼을 잘 품어준다.
음악 속에 잠길 때면, 세상 모든 슬픔을 다 잊어버리게 된다. 안타까운건 음악이 영원히 재생되지 못한 채 끊어지는 순간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럴때면 나는 절망의 현실 속에서 자그마한 추억의 부스러기를 붙잡고 다시금 힘을 내곤 한다.
지금 이 순간 역시 시간이 흐르면 추억이 될 터인데, 뭐가 그리 힘들다고 주저앉아 있느냐? 무엇이 나를 진정 아프게 하나. 또렷이 알고 있었던 것들이 점점 알 수 없음으로 빨려들어간다. 하루를 마감해야 될 순간인데 쉽사리 보내고 싶지 않아 붙들고 있다.
무엇 때문인가? 굳이 밤에 상념에 젖어들 필요가 있을까. 밤은 모두가 잠들어야 마땅하게 신이 설계한 것이 분명하다. 자연스레 계시를 따르면 그만인데 왜자꾸 시지프스처럼 거꾸로 돌덩이를 밀어올리려 하나.
다른 이들처럼 그저 편안하게 가면 그만인데, 무엇이 이토록 어렵게, 어렵게만 가도록 나를 이끄는가? 그놈을 만난다면 멱살을 붙잡고 따질 것이다. 도대체 하고 많은 사람증에 왜 날 놓질 않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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