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의 하루>

Posted by 히키신
2017. 3. 2. 15:12 時쓰는 詩人의 始

<간병인의 하루>

여느때와 같이 고통의 허물을
털어냅니다 휘날리는 이불을
뒤집어쓰며 다 쏟아낼 수 있기를
내가 다 덮어쓸지언정

어김없이 햇볕이 따사로이 비추고 오늘도
여느때와 같이 흐르는 눈물을
쓸어담아봅니다 마르지 않을 것만 같은

거울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
그저 옆에서 담담히 바라보며
아, 나는 그저 한없이 여리고
작고 힘없는 사람인가 봅니다

아파도 아프면 안되는 이가 있으니
나는 지쳐도 지치지 않아야만 합니다
새롭게 다시 태어나려면 한 세상을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
도무지 쉬이 이루어지지 않는 나날들

달빛 아래 소리 없이 꿈꾸고 또
여느때와 같은 하루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어제와는 다르리란 희망의 오늘을
언젠가 동터올 새벽을 기다리며 또 그렇게
담담하지만 힘찬 하루를 다짐해봅니다

⁃ '16. 0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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