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Posted by 히키신
2017. 2. 25. 03:57 時쓰는 詩人의 始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았을 때는 얼마나 상쾌한가! 그렇지만 배낭을 내려놓고 싶지만 내가 짊어진 배낭을 내려놓으려 하는 순간 내 눈앞에 아른거리는 나의 마누라와 자식들은? 인간은 제 각각 무한한 자유를 가진 존재라고 글쟁이들은 떠들어대고 깨어나라 인간들이여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니 여러분들은 혼자가 아니외다 민중을 교화하려드는 수많은 오만한 위선자들이 연신 여기저기서 판을 치는데 거 보쇼 어차피 전부 홀로일 수밖에 없지 않소 밥벌이에는 아무 대책이 없소이다 이 배낭으로 말하자면 이것으로 우리가 잘못 헛디뎌 넘어질 때 무사할 수 있다오 그냥 묵묵히 이고지고 가야할 길이 천리만리일지라도 걷고 걷고 또 걸어가야지 않겠수 혹시 압니까 가다 보믄 언젠가 배낭이 쓸모가 있을지 또 쓸모가 없다 하더라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15. 9. 17.

'時쓰는 詩人의 始'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화상>  (0) 2017.02.26
섬 안의 섬  (0) 2017.02.25
<물의 운명>  (0) 2017.02.25
<어느 아기새의 비상(飛上)>  (0) 2017.02.25
나의 대학 시절  (0) 2017.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