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Posted by 히키신
2017. 8. 21. 06:36 時쓰는 詩人의 始

<그 순간>

모든 아름다움 속에 깃든
그림자. 나에게는
너무도 벅찬 여유를 느끼며
문득 슬픔에 젖는다

저 멀리 불어드는 바람이
끊임없이 일렁이는 파도가
끝없이 펼쳐진 파란 하늘이
머나먼 지평선 끝 한없이 고요한
바다가 나를 품어주네
언제까지나 고독한 영혼을
따스이 품어주는 어머니처럼

귓가를 간지럽히는 노래
그윽한 향기로 따스히 젖어오는 차
표현할 수 없는 묘한 향에 나는 취해
잠들지 않는 이밤
점점 또렷해지는 눈동자

기나긴 고통의 강을 건너다
갑작스레 찾아든 평안함에
당황하다가 슬퍼졌다가
결국 미소짓는다

늘 뜻하지 않은 때에
시련은 찾아오고 불현듯
노크없이 들어오는
작은 행복
차디찬 바닷바람이 뼛속깊이 시리면서도
나를 서있게 해주는
붉은 태양같이

나는 지쳐있었지만
깨끗이 맑아진 마음으로
내딛는 발걸음에 한없는 감사함이 깃든다
바로 그 때, 그 순간
한 아이가 날보며 미소짓네
괜찮다고 손을 내미네

- '16.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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