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고양이
어느 고양이 한마리가 누가 먹다 던져 준 켄터키 치킨 박스를 뒤적거리고 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친다 길거리를 걷고 있는 연인들 그 중 여자들이 귀여워하며 고양이를 쳐다본다 점점 자기를 바라보는 눈이 많음을 자각한 고양이는 사람들을 경계하다 결국 도망친다
미용실에 돌아와 원장 형에게 얘기하니 "그래도 그 고양이가 이 동네에서 정말 인기 많은 고양이다. 이쁘게 생겼지 않더냐? 근데 너무 인기가 많아서 볼때마다 배가 불러 있더라..." 고양이를 보며 느꼈던 안타까움과 고양이의 사연을 듣고 느낀 감정이 저 고양이 신세가 마치 나만 같아서 울컥한다 저 고양이 신세가 마치 나만 같아서 저 고양이 신세인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해서 아니, 그것보다는, 저 고양이 신세가 꼭 나 같아서.
-'15. 8. 31
-'16. 8. 1
'순간의 감상[感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을 노래하며 (0) | 2016.12.10 |
---|---|
어느 날의 상념 (0) | 2016.12.10 |
모터싸이클에서 철학을 배운다. (0) | 2016.08.01 |
일상의 어느 소소한 순간 (0) | 2015.01.05 |
직업 심리 상담을 받고나서... (2) | 2014.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