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싸이클에서 철학을 배운다.

Posted by 히키신
2016. 8. 1. 11:18 순간의 감상[感想]

- 바이크에 올라타려면 두 발을 땅에서 떼어야 한다. 가만히 그자리에 두 발 붙이고 서있어서는 바이크를 탈 수 없다. 두렵더라도, 두 발을 땅에서 떼내어 바이크 위에 올려 두고 출발해야 달려 나갈 수 있다.

- 바이크 위에 앉은 후부터는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중심을 잡지 못하면 십중팔구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기 십상이다.

- 바이크를 타면 걸어다닐 때나, 자동차를 탈 때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돌맹이나 움푹 패인 작은 웅덩이에도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항상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 된다. 언제든 깨어 있어야 한다.

- 바이크를 타고 달릴 때엔 바로 코 앞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멀리 두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언제 어디서 뛰쳐들지 모르는 자동차와 사람들, 동물 등의 갑작스런 돌진에 대처할 수 있다.

- 바이크를 타고 인도를 달리거나 횡단보도를 건널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경찰에 붙잡혀서 벌금을 물게 되거나 인명 사고를 내는 등 그 결과는 좋지 않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정도를 밟지 않고 꼼수를 부리면서 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결말은 결코 좋지 않다.

- 바이크를 탄다는 것은 매순간 항상 위험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갑자기 밀어내듯 끼어들어오는 택시들과 전혀 모터싸이클을 신경쓰지 않고 급하게 차선변경을 해대는 버스들, 그리고 지상 위의 도로는 마치 모두다 자신만을 위해 마련된 것인냥 운전해대는 수 많은 과격한 운전자들...인생을 사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언제 무슨 일이 갑자기 터질 지 모른다. 정말 착실하게 잘 살아왔는데 믿었던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고로 인한 후유증을 겪게 된다거나 천재지변, 지병을 얻어 투병생활을 하게 된다거나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통과 고난의 순간들이 언제든지 불쑥 불쑥 찾아온다. 이를 원천 봉쇄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다른 환경적 요소로 인해 다가오는 것이므로 어느 개인이 스스로 조심한다고 해서 이를 막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의 노력으로 이러한 상황의 발생 확률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모터싸이클 운전자의 경우는 언제든지 무슨 일이 터질 지 모른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고 항상 방어운전을 하는 것이 그 좋은 방책이 될 것이다. 또한 성능이 우수한 헬멧과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것 따위도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했을 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소중한 생명구가 될 수 있다. 인생을 살면서 갑작스레 발생하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순간만이 아닌, 나중을 항상 생각하며 매순간 행동한다든가 항상 남에게 내가 받고자 하는 만큼 대하는 자세라든지, 많은 예방책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의 사고가 널리 확산되어 그 사회가 점점 이러한 사유를 공유하게 될 때엔, 지금과 같은 여러 문제들은 상당 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바이크를 탄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을 항상 동반한다. 이는 진리를 추구하려는 학자의 그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엔 수 많은 라이더들이 존재하듯, 인식을 확장하고 신념을 지키려는 올바른 학구자의 길을 걷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예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바이크는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내리는 날과 같은 악천후의 날씨엔 타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내가 아무리 오늘 바이크를 타고 라이딩을 즐기고 싶다고 하더라도 주변 상황이 이를 받쳐주지 않는다면, 그만 단념하고 잠시 쉬는 것이 현명하다. 학문을 닦으려는 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가 아는 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세상이 날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망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신념을 잃지만 않는 다면, 그 빛을 발할 좋은 날은 언젠가 꼭 도래한다. 그때를 위해 잠시 에너지를 아껴두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 아마 작년 이맘때 쯤 작성해뒀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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