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Fin De Siecle, 1999)

Posted by 히키신
2014. 12. 26. 21:12 Film 한 조각

 

변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의 메시지

 

최근 들어

90년대말엽에 개봉한

우리 영화를 찾아 보고 있다.

지금 보면 우스운 국어 책을 읽는 듯한 억양들과

옛스러운 풍경들이지만,

그럼에도 이 무렵에 나온 영화들이 꽤나 괜찮은 작품들이 많다는 점에 새삼 놀랍기까지 하다.  

 

영화는 총 4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송능한 감독은

영화의 네 구성장 중 첫번째 챕터인 '모라토리움(moratorium, 지급 불능 상태)' 에서

시나리오 작가인 최두섭(김갑수)의 입을 빌려

20자 코멘트를 다는 영화 평론가들에게 영화를 밥그릇으로만 바라보는 비열하고 저급한 놈들이라고

열렬하게 까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이 영화에도 20자 평을 다는 평론가들과 나 죄송합니다 감독님

 

 

마치 영화 '비트'의 한장면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한 컷.

이러한 모습은 2014년 지금의 젊은이들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라토리움(Moratorium), 무도덕(Amorality), 모럴 해저드(Moral Hazard), Y2K(밀레니엄 문제,

2000년 문제1999년 12월 31일에서 2000년 1월 1일로 넘어갈 때 날짜나 시각을 다루는 과정에서 오류가 일어나는 문제로, 대표적인 컴퓨터 설계의 오류로 지적된다. 흔히 Y2K라 불리기도 하는데, 여기서 Y는 Year(년)를, K(엄밀하게는 소문자 k)는 1000을 나타내는 SI 접두어인 kilo(킬로)이다. 밀레니엄 버그(millenium bug)라고도 불린다.

2000년 문제는 사회 전반에서 2000년 1월 1일 자정 이후에 산업이나 경제, 전기 등 중단이 치명적인 곳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고, 신문 및 방송 매체의 영향으로 상당한 파장을 낳았다. 2000년 이전에 세계의 대부분의 회사들과 단체들이 자신들의 컴퓨터 시스템을 점검하고 교체했으며, 2000년 문제를 준비하는 과정은 컴퓨터 산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2000년 1월 1일이 되었을 때 예상과 같이 심각한 수준의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출처 : 위키피디아, 'Y2K')

 

각 챕터의 제목으로

이 영화, 세기말의 대한민국의 현실, 아니 21c 지금 여기의 대한민국이 함축적인 면면이 드러난다.

마지막 y2k문제가 바로 지금, 21c의 위태위태한 현실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를 찍고나서

송 감독은 캐나다로 이민을 간 후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넘버 3' 와 이 영화 단 2편만을 제작한 채...

아마 송 감독은

이 영화에 자신이 느낀 분노의 감정을 표출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깜깜한 현실의 대한민국이 싫어져

모든 걸 뒤로한채 떠나버린 것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