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제] 노동의 소외 / 역사에 대한 유물론적 해석

Posted by 히키신
2017. 3. 16. 20:22 etc

이 당시에는 '~에 관하여 논하라' 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과 그에 대한 내 생각 조금정도였으니...

B+밖에 받지 못했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

 

사회철학

1. 경철수고’ 노동의 소외(疏外, alienation)에 관하여 논하라.


 마르크스는 매우 기본적인 상식즉 삶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것에서부터 자신의 사유를 풀어나간다그에 따르면인간은 인간적인’ 자연 존재다시 말해 인간은 역사적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자연적인 존재라는 것이다여기서 자연적인 존재란 인간 역시 동물과 같이 생명에의 충동을 느끼며살고자 하는 의지와 욕망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살기 위해선 먹어야 하고먹기 위해선 노동해야 한다노동을 하기 위해서 인간은 일자리를 얻어야 하고 그러한 일자리는 사회가 준다인간은 생존을 위해 사회 속에서 노동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이 지점에서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생산물을 넘어서 생산 수단을 생산한다그러나 근대의 산업혁명 이후이러한 생산 수단을 소유한 자는 극소수의 자본가(부르주아)뿐이었고절대다수(프롤레타리아)는 생산 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채 자신의 노동력을 소비할 뿐이다마르크스는 경제학․ 철학 수고(1844)에서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노동자에게 있어 노동은 대상화 또는 탈현실화 됨에 따라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으로부터 소외된다고 보았다이러한 소외 현상을 그는 노동 생산물로부터의 소외노동 행위로부터의 소외그리고 적 본질로부터의 소외라고 말하며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인간은 다른 인간으로부터 소외된다고 보았다.    

 여기서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인간이 지닌 욕망이다이 욕망은 개체가 존재하기 위한 필수적인 욕구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된 욕망(desire)을 포함하는 개념이다마르크스는 자본3권 삼위일체의 공식에서 자유의 왕국은 필연(필요)의 왕국을 토대로 꽃피울 수 있다고 하였다쉽게 말해 인간이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이 충족된 이후 궁극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필수적인 욕구와 사회적으로 구성된 욕망을 분리하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앞서 언급했듯이 필연의 왕국에서 말하는 인간의 욕구 속에는 자연적(필수적욕구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매개된 욕망이 함께 뒤섞여있다존재의 필수적 욕구는 분명 충족되어야 마땅할 것이다그러나 사회적 욕망은 그 사회에 의해서 끊임없이 자극되고 생산되므로 한계치가 없다고 본다또한 이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타자의 희생과 결핍즉 타자의 소외를 낳게 마련이다

 본인은 마르크스가 자본제 사회의 모순즉 노동자들의 소외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궁극적 해결 방편으로 제시했던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의 연대그리고 이를 통한 공산사회에로의 혁명’ 만으로는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조금 부족함이 있다고 본다거기에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먼저 전제되어야 하며나아가 이를 극복해낼 수 있는 방안에 관한 철학적 탐색작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사회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엮여 있으므로 간단히 도식화된 해결방안으로는 근본적 문제 해결에 이르기는 힘드리라고 본다특히 화폐가 최고의 가치라고 여겨지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욕망을 토대로 하여 계속해서 발전해가므로이 욕망의 절제나 해소를 말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보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적으로 구성된 이 욕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깊은 궁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과연그것은 가능한 문제인가? 그것의 근원적 해소가 불가능하다면적절히 다스릴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2. 역사에 대한 유물론적 해석에 관하여 논하라.


 엄밀한 사료비판을 통해 근대 사학을 확립한 랑케는 역사란 결국 객관적인 사실이며있었던 그대로 과거를 밝혀내는 것이 역사가의 사명이라고 보았다그러나 E.H.카에 따르면 역사는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대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한다결국 역사를 판단하는 기준은 전적으로 역사가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적 사실을 기술함에 있어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이는 객관적으로 일어난 사실(事實)에 기술자의 해석(interpretation)이 가미된 사실(史實)이 되는 순간이며이를 통해 후대인들은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이를 잘 숙지한 채 보다 객관적이며 비판적 사고를 유지한 채 마르크스의 역사관을 살펴보자.

 주지하듯이마르크스의 사관(史觀)은 유물사관이다그에 따르면 생산관계들의 총체가 한 사회의 실제적 토대를 이루며그 위에 법적 정치적 상부구조가 세워지고다시 여기에 조응하는 일정한 사회적 의식의 형태들이 출현한다다시 말해 생산관계의 총체인 사회의 하부구조가 역사적으로 먼저 발생하였고이후 생산력의 발달로 인해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사회의 의식구조와 같은 상부구조가 결정지어진다고 본 것이다

 마르크스는 생산구성의 3요소로서 노동력과 노동대상그리고 노동수단을 들고 있다그에게 있어 생산력은 노동력과 생산수단을 포함하는 개념이며이러한 생산력은 인간이 도구를 만듦과 동시에 자연과 관계 맺는다한편 인간은 사회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존재하므로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이 또한 생산관계와 조응한다그러나 이러한 생산관계는 일정한 발전 단계에 도달하면 기존의 생산관계들즉 소유 관계들과 모순을 빚게 되며바로 이때 사회적 혁명이 발생한다그의 유명한 역사발전 5단계설은 이러한 사유를 토대로 성립되었다.      

 역사란 곧 시간의 흐름이다마르크스는 시간의 흐름다시 말해 사회의 흐름을 혁명적 순간을 기점으로 5단계로 나누어 말한다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과연 역사를 그렇게 단순하게 재단할 수 있는가역사는 진보하는 것인가

 마르크스는 물질적 하부구조가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에이러한 사회의 물질적 토대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발전해왔으므로 역사는 진보해왔다라고 생각한 듯하다그러나 이러한 단선적인 진보사관은 한 가지 편견을 가져다 줄 우려가 있다원시 전통사회는 미개하며 서구적인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더 진보된 사회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과연 이러한 생각은 타당한가

 마르크스는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역사의 제1전제로 역사를 형성하기 위해서 인간은 생존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점을 들고 있다이러한 대전제의 측면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자본주의의 첨단에 있다는 미국의 경우 모든 국민이 생존을 보장받으며 생활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면우리는 차라리 원시 공동체 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몇 몇 소수국가에서의 삶이 훨씬 이 제1전제에 부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자본주의는 말 그대로 화폐를 중심으로 구성되고 굴러가는 사회이며화폐를 쥐지 못한 인간은 그 사회에서 제대로 된 생존조차 보장받기 어렵다.

 서두에 언급했듯이한 사관은 수많은 사관 중 하나에 불과하다비트켄슈타인이 말한 것처럼, 하나의 지식을 절대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사회는 과거의 기준을 수정하고 재검토하면서 발전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간단히 말하자면 보수와 진보가 함께 가는 것이다나는 이러한 측면에서 역사는비코의 말을 빌리자면나선형으로 순환하며 발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어쩌면마르크스가 꿈꾼 사회는 태초의 인류사가 가장 바람직한 이상사회라고 본 것이 아닐까그렇다면 우리는 진정 그러한 사회로 돌아감혹은 나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