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심리 상담을 받고나서...

Posted by 히키신
2014. 10. 19. 01:42 순간의 감상[感想]

얼마전, 진로 관련해서 심리 상담을 받았다.


상담자분께서 나에게 위선이 있다고 하였다.

나는 내심 뜨끔했으나 전혀 놀라지 않은 척 연기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내 연기가 들통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상담을 끝낸 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위선적이지 않아야 될텐데 

그럼 어떻게 하나?

정말 선한 생각과 행동이 자연스러워 지도록 노력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러한 생각 없이 마음 가는대로 지내야 하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잘 모르겠다...



아버지와 사직 야구장에 다녀와서...

Posted by 히키신
2014. 10. 11. 23:58 순간의 감상[感想]

벌써 2달이 넘게 지났는데,

포스팅 하는걸 깜빡하고 이제야 올린다.

어느 여름 날, 아버지가 전화를 주셨다.


"야구장 표가 생겼는데, 친구들끼리 갈려면 가라"


야구장에 안가본지도 몇 년이라, 솔깃하여 알겠어요라고 할려던 찰나!

'아버지랑 야구장에 가본게 10년도 훨씬 더 넘은 것 같은데, 이번 기회에 아버지랑 한번 야구장이나 가볼까?'

하는 생각이 스쳐서 아버지께,


"그러지말고 아부지 같이 보러 가시죠!"


라고 말씀드리니, 에이 아부지는 그냥 안갈란다 하시는 거를 한번 더 재촉하니 

알겠다고 하신다.



사직 야구장. 평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사직 야구장. 평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한적한 외야석에 미리 사들고간 치킨과 소주, 맥주를 먹으며 오래간만에 아버지와 단둘이 시간을 보냈다.






머리에 풍선도 묶으시고 열정적으로 응원하시는 울 아부지


때론 호탕하게 웃으시고, 때론 구수한(?)욕설도 얹으시며 너무나도 즐겁게 야구 경기를 관람하시는 아부지의 모습을 보니


왜 이 간단한 걸 이제서야, 그것도 아부지가 연락을 주셔서야 왔을까...하는 후회가 들었다.


역시, 


행복은 먼데 있는게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낀 하루였다.




70년대 잡지 광고 (2013)

Posted by 히키신
2014. 10. 11. 23:43 음미할만한 말과 단편들


70년대 잡지광고 (2013) - 프로파간다 편집주 지음. 프로파간다


고도 압축 성장기였던 1970년대의 잡지 광고들을 모아놓은 잡지 아카이브.

38000원이라는 금액에 구매를 망설이다 일단은 보류하고


학교 도서관에 있기에 빌려서 내용을 훑어보았다.


상당히...재미있는 광고들이 많다.




인상깊은 카피들부터 시작해서...










지금 보면 조금 유치하지만,
7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컬러풀한 광고들.











어느 한 페이지도 그냥 넘어가기가 아쉬울 정도였다.

한 장 한 장이 다 눈길을 끄는, 손님을 초대했을때 손님이 호기심을 가지기에 충분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는,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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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석 - 습지 생태 보고서 (2005)

Posted by 히키신
2014. 8. 16. 18:41 음미할만한 말과 단편들


진중함과 궁상스러움, 그 속에 담겨있는 유머! 

비참한 현실에서도 웃을 일들은 많다!



최규석 작가의 '송곳'을 보고 너무나도 매료되어 작가가 쓴 다른 책들을 찾아보다 읽어보게 된 '습지생태보고서'






닮고 싶지 않지만, 언젠가 닮아 버릴 지도 모를 모습들과, 

전혀 재밌지 않은 농담과, 연민인지 경멸인지 모를 감정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타인의 슬픔을 피해 달아나는 빠른 발걸음이 있다.


...완전 내 얘기잖아?!!





마치 우리 형이 나에게 하소연했던 내용과 너무도 똑같아서 한 번 놀랬고,


뒤이어 녹용이가 내뱉는 말에 한번 더 명치를 세게 맞은 것처럼 띵 했다.


바로 저렇게 될 까봐 두려워서 나는 그 더러움 속에 섞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비록 지금의 나는 그저 그런 놈들 중의 하나일 뿐이지만,


나중에는 여타 사람들과는 다른 유형의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되먹지 못한 생각이나 하면서...











철없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끼리 우리 스스로 터득해 주도라고는 없이 그냥 퍼부어 마시던 시절,


나와 내 친구들은 술만 취하면 가난 배틀을 하곤 했다.


아니지...친구들이라 아니라 나 혼자...


어느 순간부터는 '부질없는 소릴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들어


그 후로부턴 집 얘기는 어디서 잘 꺼내지 않는 편이지만,


20살적까지 술만 취하면 그렇게 많이 얘기하고 다녔던지


내 주변 친한 친구들은 이젠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포스팅을 하려다 잠시 검색해 보니 최규석 작가가 인터뷰 한 내용에 또한 공감가는 바가 있어 옮겨 적어 본다.

(출처는 밑의 인터뷰 당시 사진 자료 밑에 남겨뒀습니다. 허락없이 퍼날라서 죄송합니다 (--)(__)(--)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부잣집 딸과 연애하는 ‘최군’의 이야기. 그녀를 만나러 갈 때는 자아가 분리되어 보통인, 돌아올 때는 습지인으로 변하죠. 귀가할 때 아버지를 생각하며 죄책감을 가져요. ‘아버지는 4만원으로 한 달을 사시는데’라면서 연애라는 행위를 죄짓는 것과 동일시하죠. 작가의 경험일까요? <습지>의 모범생 ‘최군’, 작가님의 페르소나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죠. 정확히 말하자면 실제의 경험을 극화한 것은 아니라 감정을 극화했죠. 저도 20대에 연애를 하지 않았겠어요. 없이 자랐던 사람은 연애를 할 때 일상적인 씀씀이가 올라가요. 고생하는 부모님이 아끼려고 아등바등하는 액수의 돈을 밥값과 커피 값으로 내게 되는데 그 모습을 떠올리면 죄책감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죠.”



그러나 최규석 작가는 시종일관 진지한 사람은 '절대'아니다. 그는 정말 유머러스한 사람이다.



-‘가슴 아린 청춘의 기억’ 덕분에 공간이 생겼잖아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

 “나의 불행을 팔아 부자가 되었다! 이거 참 훌륭한 삶이다! 물론 자신의 행복을 팔아 부자가 되는 것보다야 안 좋겠지만 말이죠.” (웃음)

출처 : 〈습지생태보고서〉 최규석 만화가의 〈현주의 책〉 인터뷰 장면. 영상화면 갈무리. 조소영 피디

힘이 빠지지만 “그래도 일단 웃어라”

어정쩡한 상태를 견딜 수 있는 힘 유머!!  

 -주인공들의 나이를 계산해보니까 지금 제 나이 대 친구들 이야기인데, 공감하는 점이 있어서인지 읽다 보면 힘이 빠지더라고요. 그 안에서도 유머를 유지하는 힘이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보고 나면 힘이 빠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겁니다. 그래도 그 점을 포기할 수 없어요. (웃음) 그렇다고 제가 느끼는 점을 다르게 표현할 수도 없으니까요. 힘이 빠진 상태를 견딜 수 있는 방법은 ‘유머’밖에 없죠. 굉장히 어정쩡하고 복잡하고 어찌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한 극단에 휩쓸리지 않고 견디기 위해서는 유머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어정쩡한 상태를 견딜 수 있거든요. 저는 ‘유머’가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해요.”


- 단편 ‘그렇겠지’도 기억에 남는데요. ‘자기 안에 수많은 모순과 세상의 두려움을 한가득 품고도 영문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기분 좋은 외침은 단지 어리석음 때문만은 아니겠지’ 라고 하셨는데. 돌이켜보면 영문 모를 ‘기분 좋은 외침’은 과연 무엇이었을지?

 “‘어리석음’ 그 자체에 있었다고 봐요. 사람은 어쨌든 자신이 살고 있는 순간을 넘어서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상황 자체가 자신에게 주는 기쁨을 느끼는 거죠. 그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어리석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옥 속에 있다고 해도 순간순간 느끼는 기쁨이 있다고 봐요. 그 기쁨에 즐겁게 반응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죠. 저는 대부분 그런 식으로 살아왔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안 좋고 가끔 좋고. 가끔 좋을 때 좋은 것을 충분히 그대로 받아들이며 한 단계 한 단계 넘어오지 않았던가 생각을 합니다. 오히려 20대 때, 상당히 힘든 그 시기에 그런 감정을 자주 느낀 것 같아요.”


여전히 <습지>가 팔리는 이유?
“핸드폰 기종 바뀌듯 그렇게 바뀌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


-20대, 돌아보면 한창 어려움을 겪을 때 몰입해 그린 책이 <습지생태보고서>인데요. 7년이란 시간이 지나갔음에도 여전히 팔린다는 말은 그때와 지금이 변한 게 없단 말 인 것인지.

 “사회가 그렇게 빨리 변하겠습니까? (웃음) 세상이 7년 사이에 휙휙 바뀌진 않아요. 핸드폰 기종만 바뀔 뿐이지. 앞으로 10년 또 같은 상황일 수도 있어요. 크게 무언가 변하지 않는다면 20대들이 놓인 상황이 변할 이유가 없죠. 그 7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일이 별로 없었던 것처럼 말이죠. 한국 경제구조가 갑자기 바뀐다든가, 법이 뒤집힌다든가, 하다못해 최저임금이 두 배로 오른다든가. 그런 일은 없었잖아요.”


-> 너무나도 공감한다. 학교에서나 매스컴에서나 대한민국이 GDP가 10위권에 진입했다느니,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느니 못오르느니 떠들어댄다. 하지만...아직까지도 내가 보기엔 내가 보는 일상 속에서는 20년전이나 10년전이나 지금이나 꼭 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이 보이고 느껴진다. 그리고, 그렇기에 17년전 영화인 '비트'를 지금 봐도 충분히 공감이 되는 것이 아닐런지...



“저는 그렇게 사는 사람을 그리는 사람, 
 그래도 고쳐야 한다는 것은 알아요”
 

 - 요즘 청춘들에게도 ‘방 한 칸’ 갖는 것이 참 힘든 것 같아요. 왜 이럴까요.

 “취직하기 힘들고 집세가 올랐기 때문이죠. 돈은 없는데 모든 게 비싸졌으니까. 근데 이 책을 아마 습지에 계신 분들이 사 보진 않을 거에요. 돈도 없는데 만화책을 위해 돈을 쓸 리는 없잖아요. 왜 청춘들이 힘드냐고요. 그건 저한테 물어보면 안 되죠. (웃음) 저는 그렇게 되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그리는 것이 일이고. 그러나 고쳐야죠. 고쳐야 한다는 건 알아요.”


-> 순간 뜨끔! 사실 구입해 보고 싶었지만,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습니다. 작가님, 여유있을때 꼭 책 구입할게요!ㅠㅠ


인터뷰의 마지막 말에 다시 한번 크게 공감하게 된다.


- 오히려 20대가 가장 조심스러운 시기라고 말씀하시니까 와 닿는데요.

 “예, 가장 예민한 시기라고 봅니다. 세상이 무언지 처음 알거든요. 대부분의 한국의 10대는 수능 하나 보고 달리잖아요. 수능을 넘어서야 진정한 사춘기가 오는 것 같아요.”


=> 그래서, 내가 20살들어 뒤늦게 사춘기가 온 건가?!! 


- 2014년의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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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Beat, 1997)

Posted by 히키신
2014. 8. 16. 17:55 Film 한 조각


방황하는 청춘들의 짧지만 영원한 추억


이 유명한 영화를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보고 나니 왜 그렇게 그 시절에 신드롬을 일으켰었고, 정우성 하면 아직까지도 '비트'가 따라다니는지 알 것 같다.


영화 내내 흐르는 끈적한 기타 소리 와 헤비메탈 톤의 음악이 방황하는 청춘들의 이미지와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진다.


수없이 등장하는 술과 담배들, 거친 폭력씬들...


게다가, 정우성이 유일하게 행복함을 느꼈던 바이크를 타고 바람을 맞는 순간까지!

(영화 보며 담배 참 여러대 태웠다ㅋㅋ 당장이라도 오토바이 타고 어디든지 나가고 싶은 맘이 굴뚝 같았지만, 내 오토바이는 정우성이 타고다니는 저런 멋진 오토바이가 아니라...ㅠ)





잊을 수 없는 명장면! 실제로 따라하다간 그대로 황천길로 갈 지도?!

(그렇지만 어둔 밤 차 하나 다니지 않는 도로에서 밤바람을 맞으며 달릴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암!)

'비트'에서 정우성이 타고다녀 더 유명해진 혼다의 CBR-600. 우리나라 도로사정에 가장 알맞는 바이크라고 지금도 좋은 평을 받고 있는 바이크이다.




2014년 지금에서 봐도 충분히 공감대가 흐르고 느껴진다. 

지난 몇 년간 알 수 없는 반항심과 목적없는 '자유'를 찾아 보겠다고 방황해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아직도 방황하고 있기 때문일까?





영화 속 태수(유오성)는 자기가 위기에 처했음에도 단 하나뿐인 친구 민(정우성)이 로미(고소영)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록 내버려둔채 떠난다. 미소를 띄며...



과연 나는 태수와 같은 친구가 있을까? 


아니, 내가 누군가에게 태수와 같은 친구가 되줄 수 있을까?


아니면 민과 같은 친구는 되줄 수 있을까?


내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 되는 그것이 무너져 내릴때는 나도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 





이건 아니지 않나 하면서도 뭔가 알 수 없는 운명에 이끌려가듯 끌려가는 민과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이며, 바이크며, 술, 담배, 폭력(사촌형님들 생각도 나고 아버지 생각도 나고...)


그 모든 것이 너무나도 공감이 많이 된다.


(영화 속에서 민은 비틀즈를 좋아한다. 나 역시도...!)


그렇지만 현실에서 내가 저렇게 된다는 것은 글쎄...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도 답을 내리진 못하겠다. 


과연 옳은 것일지, 괜찮을런지...



로미는 친구가 성적이 떨어져 자살한 후 정신병원에 입원해있다 퇴원하고서는 민을 만나 뉴욕에 1년간 있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후, 미국식 클럽에 가서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



영화 내내 고소영의 발음(이 시절까지 지속되왔던 연기자들의 교과서 낭독톤)이 나를 감상에 젖다 깨게끔 만들었지만,


로미 또한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왜냐하면, 내 친구들 중에도 꼭 로미를 연상시키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친구는 로미처럼 방황하지는 않았지만...


아니 언제든지 로미처럼 방황할 지도 모르겠다. 


늘 지 하고픈대로 하고 산다고 날 부러워하고 그렇게 자기도 지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곤 했었으니...

(사람은 늘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기 마련이다. 난 그 친구가 너무 부러웠는데...부유한 가정에 미국 유학까지...)





"오빠는 꿈이 뭐야?"  


"글쎄...난 잘 모르겠어." 






아!


방황하는 청년들이라면 대부분이 공감하지 않을까 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어른들이 얘기하시는 '공부열심히 해서 좋은대학가야한다. 우리나라에서 남들보다 잘 살려면 그 길이 제일이다' 


는 식의 얘기가 그냥 싫었다. 


특히, 고등학교때 아버지의 장사가 망하시게 된 후로부터 그러한 내 기질이 마음 속 깊이 박혀버린 것 같다.


내 멋데로, 그야말로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과


조금 참고 남들이 부러워 할 수 있는 성공을 해서 우리 가족들을 조금이라도 돈 걱정없이 편히 쉬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상충하고 있다.


그것은 서로 다르지 않다고 법륜스님께서 얘기해주셨었는데 


조금이라도 내가 싫은 걸 하기 싫은 편협한 마음이 가슴 속에 있기 때문인지. 


하...글을 쓰다 보니 하염없이 상념에 빠져드네. 그리고 너무나도 우울해진다...


...이쯤 해야 겠다.


어찌됬건, '비트'는 방황하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아주 좋은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P.S. 영화 속 환규(임창정)또한 인상 깊다. 임창정은 확실히 이런 까부는 연기엔 발군의 실력이 있는 듯?!

그 유명한 전설의 17:1 이 나오는...ㅋㅋㅋ



P.S. 아, 영화 전반에 흐르는 끈적한 기타 연주곡은 아무리 찾아봐도 음원을 찾을 수 없어, 

그 다음으로 인상깊은 임창정의 슬픈연가를 같이 링크한다. 

사실, 비트를 보기전에 임창정의 이 노래를 먼저 들었었다. 






내 길고 긴 방황의 끝이 언제일지, 어디일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에서 좀 편안해졌을때 쯤


다시 이 영화를 보면 느껴지는 감상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내일을 향해 쏴라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

Posted by 히키신
2014. 8. 14. 14:33 Film 한 조각



영원히 철들지 않는 두 남자의 밉지 않은 활극


몇 년 전이던가...


집에서 낮잠을 자다 깼을때 이 유명한 영화의 너무나도 유명한 라스티신을 보았었다.


"아빠, 이 영화 제목이 뭐에요?" 


"내일을 향해 쏴라! 폴 뉴먼,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오는 명작이지크~!"



영화의 압권은 단연, 두 주인공들이 호주로 갈까? 하며 뛰쳐나오는 라스트 씬!


그 이후로 마음 속에 언젠가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기회가 없어 보지 못하다가...드디어...! 보게되었다.


영화 속 부치(폴 뉴먼)와 선댄스(로버트 레드포드)를 보는 내내 '참 멋지다...복장, 얼굴 모두..!' 라는 감탄이 끊이질 않았는데


하물며, 이 시절의 여인들은 오죽했을까!


특히, 로버트 레드포드는 흡사 요새의 브래드 피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다른 리뷰들을 보니 나만 그리 느꼈었던 건 아닌 것 같다. ㅎㅎ;(오리지널 골든 보이!)


서부극의 새로운 전형 제시, 버디 영화의 시초...


프랑스 문화와 영상 수업 시간에 절반 정도 시청했었던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에서 받은 인상도 오버랩되었고...(물론 네 멋대로 해라가 더 먼저 나왔지만)


얼마 전에 보았던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 도 중간 중간 이 영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자유롭게 살아가려는 낙천적이고 낭만적인 두 버디, 베가본드...


어떤 리뷰에서 보니 영화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함축적으로 나타내주는 장 자크 루소의 말을 인용해 둔게 인상적이어서 옮겨 적어 본다.



...세상의 밖으로 나와서 멋대로, 내키는대로 살려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길은 봉쇄되어있고 유랑의 길을 전전한다하여도 그 어느 곳 하나 방랑자의 정서를 받아줄 곳이 없다....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다. 그리고 지금은 도처에 사슬에 매여있다 - 장 자크 루소

정주와 안정을 보장받은 대가로서 우리는 자유라는 가치를 바쳐야 하지 않았던가. 

출처 : jegalhwy의 시네마레터 <내일을 향해 쏴라> - 보니와 클라이드







P.S. 중요한 걸 빼먹을 뻔했군! 이 영화의 압권은 라스트 씬이지만 그 다음 압권은 폴 뉴먼이 익살스럽게 자전거를 타는 아름다운 장면에서 흐르는 


명곡,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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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오는 곳] 간절곶

Posted by 히키신
2014. 8. 5. 23:37 etc

그렇게 가려고 가려고 하다 태풍도 가고 날씨도 좋아서 즉흥적으로 출발했다.


"바람쐬러 간절곶이나 갈래?!"


친구놈이 잠시 망설이던 사이, 무성행님이 망설이다 같이 가자고 따라나서는 바람에 뒤늦게 연락와서 가자했던 친구놈과는 다음을 기약하게 됬다.


시작은 부산대 앞 원조 밀면집에서 갈비탕 한그릇으로 시원하게~!


그리고..출발!!!


코스는 부산대->해운대->송정->바닷길따라 가다 간절곶으로..


준비물은 물. 담배. 끝!


그런데..


헛... 여기는 어디지?!

마린시티를 지나다 보니 기가막힌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나와서 잠시 정차!


핑거스 앤 칩 이라...여기 꽤 분위기 좋은데?! 간절곶은 채 가지도 않았는데 맥주 한 잔 걸치고 갈까...! 하는 충동이 솟구치는데


다행이 옆에 있던 무성행님이 "우리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지 않냐! 여기는 다음에 오자구!" 하며 위안(?)을 해줘서 다행이 지나쳤지만, 너무 가게가 예뻐서 찍었다.



멋진 경관이다...! 다음에 꼭 맥주 한잔 마시러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



가게 바로 앞, 요트 선착장(?)으로 보이는 곳이 있다.


대학생활 간 나와 함께할 내 애마, 퓨마! 비록 125cc 스쿠터지만 잘 달려주는군!



멋진 가게를 둘러보며 음료수 한 잔 마시고 담배 한대 태운 후 다시 출발~!


...하지만 얼마 못 가 송정을 넘어가기도 전, 달맞이 길에서 또 한번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크아...바다다........!!!


퓨마를 세워두고 내려가보니 해운대에서부터 시작해서 송정 앞바다까지 쭉 산책로가 나져 있었다.


밑에 보이는 곳은 뭐하는 덴가 싶어 내려가보니 뭐...공중 화장실이랑 수많은 낙서들 뿐이더군...



반대편에서 바라본 전경. 약간 공동묘지 같은 느낌도 나고, 어떻게 보면 보성 녹차밭 느낌도?! 



바다를 바라보며 여친느님과 통화 중인 무성행님


잠시 바다 감상 좀 하다 다시 간절곶을 향해 출발~!


그리고...드디어~~~




간절곶 도착~! 유후~! 방학에 휴가철이라 그런지, 평일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시내에 차가 많이 막혀 한 두시간 가까이 걸린 것 같다.

간절곶에 도착하자마자 위치한 전망 좋은 어느 까페 앞에서...까페 앞에 있는 저 글귀가 마음에 든다.



꽤 많은 사람들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었다. 중앙에 간절곶의 포토존인 큰 우체통이 보인다.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해수욕장들을 뒤로 한채 달려온 간절곶 앞바다...


바다를 바라보며 포즈를 취해보았다.


음...


행님한테 동의를 안얻었는데...올려도 되려나?ㅋㅋ 행님 맘에 안들면 연락하슈~ 그래도 안지울꺼야ㅋㅋㅋ


누군가 올려놓은 3층 석탑을 4층으로 보수 공사좀 시켜주고~


내가 석탑 보수공사를 하던 사이 무성행님은 김병헌 흉내를 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꽃게를 잡았다며 보여주는..ㅋㅋ

멀리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시간은 어느덧 저물어 오후가 되어 슬슬 출출해진 우리는 뒤에 위치한 포장마차에서 어묵 두개와 캔맥주 하나씩을 마셨다. 


다해서 12000원이라는 것을 11000원밖에 현금이 없다니까 그냥 그렇게 달라시던 아주머니...아니, 그래도 좀 너무 비싼거 아닙니꺼??!


뭐, 어쨌든, 맛은 있었다.ㅋㅋ


간절곶 근처엔 까페들이나 포장마차 정도 밖에 없고 밥집이 별로 없어 해운대까지 되돌아가서 국밥이나 먹자하여 해운대로 다시 고고~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 위치한 선지국밥집에 가서 국밥에 소주 한 잔 걸쳐주고~ [요것도 도합 딱 11000원!]


바닷가 좀 거닐다 가자기에 거닐다 보니...



사진이 좀 흔들려서 잘 안나왔군...19호 해운대 바닷 축제를 하고 있었다.


타이밍도 기가막히지!


육해공해병 군악대가 총집합하여 연주회를 가지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잠시 감상...오페라의 유령의 ost를 부르는데 크~ 기가 막히더군! 기가 많이 막히네...음...



바닷 축제까지 보다가 드디어 집에 도착...도착하니 딱 저녁 9시 반이었다.


낮에 1시반쯤 출발했으니 딱 8시간 걸렸네.


뭐, 바이크 산 이래 첫 장거리 나들이치고는 별 탈없이 잘 마무리 한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아마, 앞으로 자주 나갈 것 같다. 


너무 좋네! 하하하! Good day~~! ^ㅡ^




  


현오 형님과 술한잔을 나누며...

Posted by 히키신
2014. 7. 25. 20:16 순간의 감상[感想]

벌써 2주는 더 넘게 지난거 같은데...

 

꾸준히 포스팅 하겠다는 다짐이 또 바쁘다는 핑계로 흐릿해져만 간다.

 

이래서는 안된다!

 

(확인해보니 정확히는 17일이었네!)

 

 

 

 

 

 

현오 형님은 프랑스 문화와 영상 교양 수업을 들으며 '문학' 파트를 같이 조별 과제를 맡게되어 알게된 형님이다.

 

프랑스 문학에 대해 조별 과제를 하게 되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인인 보들레르를 맡았고, 형님은 사르트르와 누보로망에 대해 담당하셨다.

 

조별 과제를 하면서 느꼈던 바지만...세상에, 무슨 논문 쓰시는 줄 알았다!

 

그 방대한 분량과 깊이 있는 분석과 표현은...대학 과제를 하면서 흔히 볼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나도 질새라, 이리저리 책도 뒤벼가며 검색도 해보며 내 생각도 첨부해넣으면서 나름 열심히 참여했지만...그때 받은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내가 먼저 형님께 종강 후 술 한잔 꼭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었다. 그리고 드디어...!

'14년 7월의 어느 날 저녘에 부산대 앞 心 에서. 정말 맛있었고 유익하고 인상깊은 시간이었다.

 

 

형님은 02학번이신데, 사업하신다고 자퇴하셨다가 다시 재입학 하게 됬다고 하셨다.

 

하루만에 어떻게 살아온 인생을 다 들을 수 있으랴!

 

그리고 형님이 술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얘기해 주신 형님의 개인사를 여기다 공개적으로 적기는 좀 그러하니 일단 넘어가고...

 

가장 인상깊었던, 기억나는 점만 적어야겠다.

 

 

"내 생각에 철학은 뭘 어떻게 하는데 쓰기위해 공부한다, 그런 것 보단 그냥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당연히 알고 있어야 되는게 철학이라 생각하거든.

 

세상의 모든 철학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가장 큰 질문들은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어떠한가, 그리고 세상과 나는 어떻게 엮여서 살아갈 것인가

 

뭐 요약해보자면 그런 것 같고........"

 

 

"내가 동생보다 조금 더 인생을 더 살아보고, 보통의 사람들하고는 조금은 다르게 살아왔던 인생을 통해 알게 된(느끼게 된)거는...그래서 동생한테 해주고 싶은 얘기는

 

여러 관심사들 중에 깊이 고민해보되 미리 하나씩 간접 경험을 해볼 것. 그리고 이루어나가는 과정과 방법은 꼭 남들과 똑같이 할 필요는 없는것 같다......." 

 

 

음! 

 

역시 내 촉은 맞았어!

 

너무너무 감사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그래...하나씩 하나씩 좀더 깊이 들어가보자...!

 

 

아직도 귀에 맴도는 자리에서 뜨기 전 형님의 마지막 말씀.

 

"아 그리고 동생아. 무엇이 됬든지간에 정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라. 핑계대지말고. 간절하게. 알앗제?!"

 

 

최규석 - 송곳 (2014)

Posted by 히키신
2014. 7. 14. 02:46 음미할만한 말과 단편들







형의 추천으로 보고 있는 최규석 작가의 '송곳'


네이버 웹툰으로 올라옴이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이런 만화는 신문에 올라와야 하는데...


신문보다 인터넷의 영향력이 훨씬 더 막강해진 요즈음의 실태를 감안한다면, 


웹툰으로 올라오는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내 가슴을 쿡쿡 찌르는 송곳같은 대사들은


내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고,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읽고서


느꼈던 그 묘한 감정의 이입이 된다. 


그렇지만, 


일단 나는 오늘을 살아야 한다.


가족을 위해서, 나에게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아니,


나 자신을 위해서...


_ 2014년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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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ham Bond Organization - Live at Klocks Kleek (1964)

Posted by 히키신
2014. 7. 14. 02:12 영혼의 위로_Music








The Graham Bond Organisation - Graham Bond (vocals, keyboards, alto-saxophone), Jack Bruce (bass), Ginger Baker (drums), Dick Heckstall-Smith (tenor/soprano saxophone) and John McLaughlin (guitar). They recorded several albums and further recordings were issued when the group's members achieved fame in progressive rock and jazz fusion.


+

  요새 유튜브에서 여러 비슷한 유형의 곡들을 믹스한 플레이리스트로 노래를 듣곤 한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정말 내가 좋아하는 60년대 뮤직을 발견했다!


 그라함 본드 오거니제이션...사실 처음 들어보는 밴드인데 구글링해보니 


 크림의 베이시스트 잭 브루스와 전설적인 드러머 진저 베이커가 함께 있는 것 아닌가!


 검색해도 자료가 별로 나오지 않아 깊이 찾아보진 않았지만...그냥 음악은 '저스트 리슨, 앤 필' 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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