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09. 10.

Posted by 히키신
2017. 8. 17. 03:54 순간의 감상[感想]

전역 후 복학하여 학교를 다시 막 다녀보려던 어느 기초 글쓰기 강의시간이었다. 그때도 여전히 가만히 내 속에서 꿈틀거리던 방황이 솟구쳐 오르려던 때였으므로, 나는 학교를 가다 말다를 반복하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당시 강의를 맡으셨던, 등단한 작가이시기도 한,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내 귓가에 경종을 울렸었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 여러분들이 앉아 있는 이 자리를 앉고 싶어했던,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앉아 있을 수 없게된 학생들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만의 몫이 아니라, 그런 친구들의 몫까지 함께 가지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겁니다. 그러한 무거운 책임감과 더불어 자신감을 가지고 학교 생활에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교수님의 그 말 한마디로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았다. 또다시 나는 휴학과 복학을 반복했고, 끝없이 겉돌며 고독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도대체 마땅한 이유를 댈 순 없지만, 어떻게든 학교를 졸업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내 속에 자리잡은 것은, 어쩌면 그 때 그 문학 교수님의 말이 나의 무의식 속에 강렬하게 들어왔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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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Posted by 히키신
2017. 8. 17. 03:53 순간의 감상[感想]

착각

만나기 전의 짐작
설렘과 기대 속의
만나는 순간
수많은 상념
흐름에 실려가다
한번씩 헛짚으며
위기를 모면하는 듯

헤어짐의 아쉬움
뒤늦은 후회
또다른 만남의 기약
다시
리플레이
나의...착각이었나
알 듯 모를 듯
그렇게 흘러가는 하루

*후에 노랫말로 쓰기 위한 메모

- '16. 0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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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9. 09.

Posted by 히키신
2017. 8. 17. 03:52 순간의 감상[感想]

그 때

처음 느껴보는 느낌
슬프고 너무 아픈데
가슴이 저미는데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했어

사랑과 연민이 스쳐
이런 적은 처음이라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은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의미 없는 짓이란 걸 알기에

분명 깨어 있는데
마치 꿈 속에 있는 듯
몸이 말이 듣지 않아
하지만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했어

마치 세상을 이제는 안다고 생각했지
그러나 막상 상처 입은 그댈 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한없이 초라한 나

*후에 조금 다듬어서 노랫말로 쓰기 위해...

- '16. 09.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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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9. 02.

Posted by 히키신
2017. 8. 17. 03:51 순간의 감상[感想]

서울역 근처에서

악취가 코끝을 맴돈다 근원지가 어디인지는 대충 짐작가지만 내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손가락으로 틀어막아보지만 그것은 일시적일 뿐 보이지않는 거대한 악취가 소용돌이치며 콧속으로 쳐들어온다 사실 약간의 화가 치밀었지만 화를 낼 대상이 없다 아니 있어도 화를 낼 수가 없다 마음을 편안케한다는 음악모음을 들으며 시를 읽고
잡념에도 빠지고 곧 만날 이들과 통화도 해보고 별 짓을 다해도 악취는 쉬이 멎질 않는다 내가 알기론 코는 가장 예민하면서도 가장 둔감한데 왜 이리도 이놈의 악취는
내 작은 코하나를 마비시키질 못하고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느냐 그러면서도 나는 왜 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질 못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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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엘리자베스 프라이(Mary Elizabeth Frye) - 내 무덤 앞에 서서 울지 마오

Posted by 히키신
2017. 8. 14. 22:06 음미할만한 말과 단편들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cry” – Mary Elizabeth Frye

내 무덤 앞에 서서 울지 마오
거기 난 없다오, 거기 잠든 게 아니라오

나는 불고 또 부는 무수한 바람이라오
눈 위에 번쩍이는 그 다이아몬드 섬광이라오
영글은 곡식 위에 쏟아지는 그 햇살이라오
보슬보슬 뿌리는 그 가을 비라오

고요한 아침에 그대가 깨어날 때면
하늘에 소리 없이 원을 그리며
쏜살 같이 솟구치는 그 새들의 물결이라오
밤이면 그 보드라운 별빛이라오

내 무덤 앞에 서서 울지 마오
거기 난 없다오, 거기 잠든 게 아니라오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weep
I am not there, I do not sleep

I am a thousand winds that blow
I am the diamond glints on snow
I am the sunlight on ripened grain
I am the gentle autumn rain

When you awaken in the morning's hush
I am the swift uplifting rush
Of quiet birds in circled flight
I am the soft stars that shine at night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cry
I am not there, I did not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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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의 心中一言] ‘메이드 인 코리아’ 철학을 개척한 미지의 철학자

Posted by 히키신
2017. 8. 14. 21:58 영원의 지헤, 그리고 철학

​​
[신동아]

​‘χ의 존재론’ 발표한 박동환 연세대 명예교수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 사진 대신 캐리커처로 포착한 박동환 교수.[사월의 책 제공]

올해 여든한 살의 철학자가 자신의 저술을 취합한 철학선집을 냈다. 1980년대부터 거의 10년에 한 번꼴로 펴낸 4권의 책을 엮은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한글로 쓰인 최초의 완결된 철학 담론’이라는 헌사가 나왔다. ‘인간의 척도’를 넘어서 ‘우주의 척도’를 탐구하는 철학자라는 찬사도 있었다. 신작인 ‘χ의 존재론’에 대해서 한국 인문학도의 필독서라는 평도 나왔다.

주인공은 박동환 연세대 명예교수. 미국 남일리노이주립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1972~2001년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당시 공부 좀 한다는 학생들 사이에선 ‘졸업 전 한 번은 도전해볼 만한 넘사벽 강의’라는 평판이 자자했다고 한다. 칸트 철학으로 시작해 미국 사회철학을 전공했지만 플라톤부터 사르트르까지, 노장사상과 명나라 말의 이탁오까지 동서 철학을 넘나드는 해박함이 그 첫 이유였다. 여기에 카프카의 문학과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진화생물학, 양자역학과 천체물리학까지 넘나드는 박학다식함으로 일종의 ‘지의 향연’을 만끽하게 해줬기 때문. 이는 이번 전집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런 박람강기를 자랑한 지식인 내지 철학자가 이 땅에 어디 한둘이었는가. 그럼에도 ‘한국산 철학의 탄생’이라는 찬사까지 듣는 이가 과연 있었던가.

우리 지성사에서 자랑할 만한 사상가를 떠올려보자. 통일신라시대의 원효, 조선시대의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 수운 최제우…. 모두 빼어난 사상가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그 사상이 원류(源流)가 아니라 아류(亞流)라는 한계에 부딪힌다. 아무리 빼어나다 해도 원효는 중국 불교의 아류, 퇴계와 율곡, 다산은 중국 유학의 아류다. 수운의 동학사상은 동서 사상의 융합을 꾀했다는 점에서 독창성과는 거리가 있다. 당시 동아시아에선 동도서기(東道西器), 중체서용(中體西用), 화혼양재(和魂洋才)로 요약되는 동서 사상 융합이 대유행이었다.

20세기 철학가 중에는 서울대 철학과 교수였던 박종홍을 떠올린 분도 있겠지만 미국 프래그머티즘과 조선 실학을 뭉뚱그린 사상을 독창적이라 부르기엔 민망하다. 게다가 그의 사상에는 박정희의 ‘한국적 민주주의’가 어른거리지 않던가. 그래서 2008년 서울에서 세계철학대회를 준비할 때 한국철학계가 내놓은 대안이 다석 유영모와 씨 함석헌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 역시 기독교 사상에 동아시아 사상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수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박동환에 대한 찬사는 결국 원효, 퇴계, 율곡, 다산, 수운, 다석, 씨도 못해낸 것을 그가 성취했다는 소리나 다름없다.


​미지의 철학자와 만남
선집이 출간되자마자 출판사(사월의책)에 인터뷰 주선을 의뢰했다. 박 교수의 대학 제자인 안희곤 대표는 반가워하면서도 “일체의 언론 인터뷰를 사양하셨다”며 난색을 표했다. “원래 낯을 많이 가리시는 데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셔서 책에도 사진은 못 싣고 캐리커처로 대신했습니다.” 대외활동을 워낙 안 해서 ‘얼굴 없는 철학자’니 ‘은둔의 철학자’라는 말까지 듣는다 했다.

정 그러면 얼굴이라도 뵙고 싶다고 졸랐다. “방법을 모색해보겠다”고 하더니 “4월 초 선생님이 사시는 김포의 음식점에서 철학 전공 제자들과 조촐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인데 거기 참석해 귀동냥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책 읽고 열심히 공부 안 할 거면 얼씬도 하지 말라는 소리였다. ‘χ의 존재론’을 정독하면서 다른 선집은 개론을 파악하는 정도로 훑었다. 약속한 날짜에 참석자들의 사정으로 모임이 무산됐으니 후일을 기약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낙담했지만 책 읽을 시간을 번 셈이라 여겼다.

그의 책은 얼핏 비트겐슈타인의 책을 떠올리게 한다. 본문은 번호를 붙여가며 짤막한 단락으로 구성돼 있고 내용도 체험적 진리를 압축적으로 전하는 아포리즘 성격이 강하다. 담백한 문장이되 심오한 내공이 느껴졌다. 이는 각주 격으로 본문 뒤에 붙인 풀이말(해설문)과 따온말(인용문)에서 뚜렷이 확인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고전뿐 아니라 현대 언어학 심리학 자연과학 텍스트가 무수히 인용되면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해낸다. 읽으면 읽을수록 감탄할 부분이 많았고 궁금한 부분도 많아졌다.



​수줍음과 올곧음 교차하는 χ
정확히 2주 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기자까지 8명이 참석한 조촐한 저녁 모임이었다. 직접 만나본 박 교수는 호기심 가득한 눈을 지닌 작고 깡마른 체구의 노인이었다. 베레모를 눌러써 감춘 벗겨진 머리, 시력 보호를 위해 살짝 색이 들어간 알이 큰 안경, 살짝 기른 구레나룻, 가늘고 긴 손가락. 멀리서 봐도 예민해 보이는 예술가의 풍모다. 하지만 처음 보는 기자의 등장에 살짝 긴장하면서도 반갑게 맞아줬다.

저녁식사를 겸한 토론회는 4시간 넘게 진행됐다. 주로 ‘χ의 존재론’에 대한 질문과 답이 오갔다. 살짝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화기애애했다. 박 교수는 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듯 자신의 저술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과 질문에 귀를 기울였다. 그날의 주인공임에도 맨 가장자리에 앉은 채 말하기보다는 듣고자 했다. 자신의 취지에서 크게 벗어난 지점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설명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개별적 해석에 대해선 “해석은 자유”라며 오히려 경청하는 자세를 취했다.

전체적으론 ‘χ의 존재론’에서 “이 세상은 나에게 거의 언제나 소속하기 어려운 낯선 곳이었다.… 그것들은 모두 제각기 그 나름의 독선과 일방성을 가지고 나의 학습과 적응을 강요했다”고 토로하던 상처받기 쉬운 영혼의 체취가 느껴졌다. 하지만 χ의 존재론이 그동안 배우고 공부했던 주류철학에 대한 최종 결론이라면서 두 팔로 χ자를 만들어 보일 때는 학자로서 결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전자의 모습에서 “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한 마리 개에 불과하였다. 앞에 있는 개가 자기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같이 따라서 짖었던 것이다”는 이탁오의 자조를 고스란히 자신에게 적용하는 선비의 염치를 보았다. 후자의 모습에선 “이 나라에서 철학자라 불릴 만한 분들은 오로지 외래의 언어와 사상의 전통을 모범으로 수행하며 아랫사람들을 다스리거나 길들이는 일에 종사하는 데 그쳤다”고 일갈하는 선승의 면모가 엿보였다.

긴 시간 얼굴을 맞대고 즉문즉답을 펼친 시험을 통과해서일까. “질문 내용을 e메일로 보내주면 성심껏 답해주겠다”는 허락을 받았다.
“저도 50대 초반까지 학회 임원도 맡고 대외활동도 열심히 했는데 그게 제 몸에 어울리지 않는 옷이란 걸 깨닫고 공부에만
매달렸습니다. 지금도 맑은 정신을 유지하려고 밤부터 아침 시간을 이용해 책 읽고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낮에는 오후 늦게까지 잠을
자는 통에 사람들을 거의 못 만납니다. 그것 때문에 ‘뱀파이어’니 ‘은둔자’니 하고 놀려대듯 말하는 게 와전됐을 뿐입니다.”


동환 철학의 정수는 ‘χ의 존재론’에 담겼다. 하지만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2001년 발표된 ‘안티호모에렉투스’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χ의 존재론’을 태동시킨 일종의 방법론으로서 3표론(三表論)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철학적 천하삼분론-三表論
그에 따르면 세계철학은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뉜다. 굴절어인 인도유럽어권의 사고방식이 녹아 있는 1표의 철학으로서 서양철학과 인도철학, 고립어인 중국어권의 사고방식이 녹아 있는 2표의 철학으로서 동양철학, 그리고 한국어가 포함된 우랄알타이어권의 사고방식이 담긴 미완과 미지의 철학으로서 3표의 철학이다.

핵심 기준은 언어다. 언어가 사상의 내용을 규정한다고 봐서다. 독일의 니체와 영국의 러셀에게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두 사람은 주어(임자말·subject)가 술어(풀이말)를 규정하는, 그래서 주술일치를 요구하는 인도유럽어의 특징에서 주체(subject)와 실체(substance)를 중시하는 서양철학과 인도철학이 탄생했음을 공통으로 지적했다. 니체는 임자말과 풀이말을 일치시키지 않아도 되는 언어권에선 세상을 전혀 다르게 들여다볼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이를 동서양의 문명사와 철학사에 투영시키며 새롭게 구성한 것이 삼표론이다. 여기서 표(表)는 고대 중국에서 자연수리와 인문도덕 공통의 척도를 지칭한 용어에서 따왔다. 언어적 척도(표)에 따라 철학의 내용이 다르게 구성됨을 함의한다.

1표의 철학 핵심은 동일화의 논리다. 문장의 서두에 반드시 등장하는 임자말에 나머지 풀이말이 맞춰지듯 진리로 상정된 것에 맞춰 부합하지 않는 것은 버리고 부합하는 것만 택하는 논리다. 여기서 보편주의를 강조하고, 모순을 제거하기 위한 치열한 논쟁의 문화를 낳았다. 박 교수는 이를 ‘동일보존 및 모순배제 법칙에 의한 정체쟁의(正體爭議)의 체계’로 규정한다. 하나의 정의(正)로운 체계를 모색하고 이를 보편질서로 확립하기 위해 시시비비를 투철히 가리는 쟁론 지향의 철학체계를 뜻한다.

반면 2표의 철학의 핵심은 반구(反求)의 논리다. 이는 한자어가 문장의 위치와 문맥에 따라 의미와 품사가 정해지는 원리에 대해 박 교수가 이름 붙인 것이다. 반구는 ‘중용’에 나오는 ‘반구제기신(反求諸其身·문제의 원인을 돌이켜 그 자신에게서 찾는다)’에서 따온 것이다. 반구의 논리는 개체보다 집단을 중시하는 집체(集體)주의를 형성했고, 사회적 대립을 싸움 없이 조화롭게 해소하려는 부쟁(不爭)의 문화를 낳았다. 박 교수는 이를 ‘반구화해(反求和諧)와 상반상성(相反相成·모순관계가 서로를 완성시켜준다)의한 집체부쟁(集體不爭)의 체계’라 설파한다.



​미지와 미완의 철학, ‘3표의 철학’
제갈량이 유비에게 천하삼분론을 설파한 것은 당시 최강대국인 위(魏)와 그에 버금가는 오(吳)를 위한 설정이 아니었다. 아직 세워지지도 않았던 촉(蜀)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박동환의 삼표론도 마찬가지다. 철학의 종주라 할 서양철학(1표의 철학)과 그 대안으로 떠오른 동양철학(2표의 철학)을 목표로 삼은 게 아니었다. 미지(未知)와 미완(未完)의 철학인 3표의 철학을 모색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그렇다면 3표의 철학의 정체는 뭘까. 가장 쉬운 대답은 1표도 아니고 2표도 아닌 철학이다. 그 둘을 철저히 부정하고 지양하는 철학이다. 이는 박동환 선집의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1권인 ‘서양의 논리 동양의 마음’(1987)이 1표 철학에 대한 회의의 발로라면 2권인 ‘동양의 논리는 어디에 있는가’(1993)는 2표 철학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다. 그리고 ‘안티호모에렉투스’에서 ‘3표의 철학’으로 이름 붙여진 새로운 철학의 모색에 나선 것이다.

박 교수는 “1표와 2표의 철학이 모두 대략 6000년 전쯤 시작된 고대 도시문명의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고대 도시문명에선 신과 인간의 수직적 관계가 인간과 인간의 수평적 관계에 투사되면서 절대 권력자가 탄생한다. 이때 폐쇄된 도시공간에서 이 절대 권력을 합리화하는 한편 사회정치적 모순과 대립을 해소하기 위한 두 갈래 사유방식이 탄생했다.

주술관계의 일치를 추구하는 1표는 임자말의 자리에 권력자를 위치시키면서 보편성의 이름으로 모순과 차이를 제거하는 사유방식을 택했다. 주변 단어와 관계망에 의거해 의미와 지위를 획득하는 2표는 대립과 모순을 용인하면서도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한다’는 집체질서의 내면화를 강제하는 사유방식을 택했다.

이런 두 갈래 사유방식은 20세기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다. 1표의 철학은 미지의 것이 기지의 것에 속박되고 종속되는 환원주의에 갇혀버린다. 폐쇄회로 속에서 빙빙 돌기만 한다는 비판이다. 2표의 철학은 개별자가 집단에 의해 억압되고 대세를 추종하는 것이 진리가 돼버린다. 출구가 여럿이지만 무엇을 택하든 제자리로 돌아와버린다는 일갈이다.
​3표의 철학을 집어삼킨 χ의 존재론
박 교수는 이런 철학 전통을 “보편의 허구를 선전하는 패권의 철학”이라고 후려친다. 보편의 진리라는 것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함을 은폐하기 때문이다. 또 중심과 주변, 주류와 비주류를 구별하고 차별 짓는 사유방식을 확대 재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이는 서구의 로고스 중심주의를 비판하며 차이의 중요성을 강조한 자크 데리다나 질 들뢰즈와 강하게 공명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 대안이 될 3표의 철학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다만 첨가복합어를 쓰는 언어권(한국어를 쓰는 우랄알타이어계 포함)에서 나오리라는 기대가 담겼을 뿐이다.

왜 그럴까. 첨가복합어는 굴절어와 달리 임자말이 생략된다. 또 고립어와 달리 임자말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풀이말이 먼저고 임자말은 나중에 따라붙는 식이다. 이런 언어권의 사유방식에선 주체가 아니라 사태 자체가 중요하다. 인공의 도시성벽 저 너머에서 압도적 힘으로 도래하는 미지의 것(진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문명 밖 ‘야생의 사유’에 가깝다.

이런 야생의 사유는 ‘해답의 논리’가 아니라 ‘물음의 논리’에 입각한다고 박 교수는 주장한다. 문명의 사유는 폐쇄적인 도시문명 내부의 문제 해결을 위해 완성된 해답을 추구한다. 동일성의 논리(1표)나 반구의 논리(2표)도 결국 그렇게 해답을 찾는 논리다. 반면 “야생의 사유는 ‘인간의 척도’로서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미지의 것에 대한 원시적이고 원초적 질문을 던질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간중심적 철학을 뛰어넘을 것을 주장한 ‘안티호모에렉투스’가 발표되고 15년 만인 올해 ‘χ의 존재론’이 발표됐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가능성으로만 제시됐던 3표의 철학이 χ의 존재론으로 완성됐다고 생각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체성을 대표하는 임자말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유동성을 대표하는 풀이말들이 사태 판단의 주축을 이루는 계통에 소속하는 사람들에게는, χ의 존재론 또는 그에 따르는 자아 개념이나 세계관을 포용할 수 있는 토대가 이미 주어져 있는 것이다”.(‘χ의 존재론’ 141쪽)

“한국말에서 많은 경우에 생략해도 괜찮은 임자말 자리에 상정되어 있는 존재 χ는, 그 자신에게 매겨지는 무한 변이가 가능한 마디들의 조합 곧 풀이말 χ에 의해 묘사된다.”(같은 책 346~347쪽)

하지만 박 교수는 e메일 인터뷰를 통해 “χ의 존재론은 3표의 철학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3표의 세계관에서 χ의 존재론으로 발전하면서 조금씩 ‘언어결정론’으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을 경계할 필요를 감지하게 됐습니다. 말하자면 3표의 세계관이나 χ의 존재론을 제시하기 위하여 반드시 한국말본이 소속하는 언어계통에 호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게 된 것입니다.”



​미지의 존재 χ
3표의 철학은 χ의 존재론으로 비약하는 데 필요한 발판이나 사다리 정도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 결과 χ의 존재론은 ‘인간의 척도’에 맞춰진 일상언어로서 제2언어가 아니라 ‘우주의 척도’를 따르는 제1언어에 입각한 철학으로 탄생하게 된다. 3표의 철학이 제2언어에 입각한 철학이라면 χ의 존재론은 제1언어에 입각한 철학으로 차별화되는 것이다.

장자는 말했다. 물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고 토끼를 잡으면 올가미를 잊으라(得魚忘筌 得兎忘蹄). 이제 3표론은 잊고 χ의 존재론에만 집중해보자. 먼저 χ는 무엇을 말하는가.

서양철학사를 배울 때 제일 먼저 등장하는 인물은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 아니다. 탈레스나 파르메니데스도 아니다. 고르기아스다. 서양철학사의 불멸의 화두가 된 그의 3불가론 때문이다. 첫째,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존재한다 해도 알 수가 없다. 셋째, 안다 해도 그걸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없다. 이는 각각 존재론(형이상학), 인식론, 언어론으로 진화해가는 서양철학사의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χ는 이 모두를 아우르는 미지의 존재다. 분명 존재하지만 알 수가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그 무엇. 그래서 χ는 철학의 선각들이 말한 그 모두가 될 수도 있다. 노자의 도(道), 파르메니데스의 일자(一者), 플라톤의 이데아, 칸트의 물자체(物自體)…. 하지만 이들 개념이 “미지의 영토에 조용히 머물러 있다”면 박동환의 χ는 “현상계 또는 현재라는 삶과 운명의 격전지대로 뛰어나와 종횡무진으로 움직인다”는 차별성을 지닌다. 그래서 박동환의 χ는 그런 자의적, 상대적 이름이나 개념으로 수렴되거나 환원되기를 거부한다.

이렇게 말하면 노자가 말한 ‘도를 도라고 말하면 도가 아니다’(道可道非可道)를 또 다른 기호로 담아낸 것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χ의 존재론은 χ라는 하나의 기호에만 머물지 않고 다른 기호와 연관관계를 통해 수십억 년의 우주적 시간과 공간의 원리를 담아낸다. 바로 ¬χ와 Χ()다.

χ는 박동환의 표현에 따르면 “영원의 흐름을 타고 항상 현재 안에 침묵으로써 움직이는 기억으로 들어와 있고, 다시 불확실한 미래에 참여하는 존재로서 내재하며, 동시에 자신을 지양하며 초월하는 운명의 메신저”다. 이를 인간의 척도로 이해하기 쉽게 기자가 바꿔 말한다면 “130억 년 전 우주가 탄생할 때 생긴 원자를 통해, 또 수백만 년에 걸쳐 이어져온 유전정보가 기록된 DNA를 통해 내 몸에 새겨져 있지만 내 자신은 알지 못하는 그 무엇이자 미래의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발현하게 될지도 모를 그 무엇”이다.


​상상의 ¬χ, 초월의 Χ()


영화 ‘모비딕’(1954)에서 피쿼드 호의 선장 에이하브는 흰고래 모비 딕에 X자로 매달린 채 최후를 맞는다. [동아 DB]

¬χ는 χ에 내재된 그 자신을 거부하는 힘이다. 박동환은 이를 “영원의 한 조각 기억체계인 χ로부터 흘러나오는 무한한 상상, 온갖
파격과 해방을 통한 초월의 꿈이자 모험”이라고 표현한다. 극명한 예가 프로이트가 말한 죽음충동(타나토스)이다. 자식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거부하고 반항하는 것 역시 이에 해당한다.

Χ()는 Χ(χ&¬χ)를 생략한 표현이다. 여기서
Χ는 개체적 독립변수 χ의 외부에 존재하면서 저항 불가능한 힘으로 χ를 강제할 수 있는 초월적 독립변수를 뜻한다. 따라서 ¬χ가
χ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내재적 몸부림이라면 Χ()는 χ와 ¬χ의 외부에서 쳐들어와 χ와 ¬χ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초월적 작용을 뜻한다. 한계격파 또는 한계초월이라고 표현된다. Χ()의 극명한 예로는 화산폭발과 지진, 소행성 충돌에 의한
대멸종, 돌연변이, 대제국의 침공이 있다. 누구도 면할 수 없는 죽음도 이에 속한다.

χ의 존재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개체생명의 일생을 요약하는 관계식으로 표출된다. 영원의 한 단위 기억체계인 χ로 시작해서 그 스스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상상의 파격으로서 ¬χ를 모색하다가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초월적 힘 Χ()에 압도된 채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는
생명체가 출현해 모든 가능한 파격의 변이를 연출하다가 멸종에 이르는 과정에도 적용될 수 있다. 빅뱅이라는 격파의 경험 Χ()에서
그 영원의 기억의 일단을 간직한 χ가 탄생하고, 상상의 파격 ¬χ로 다채로운 전개가 펼쳐지는 우주론에도 적용가능하다.
도가도상가도(道可道常可道)의 경지가 펼쳐지는 셈이다.

​저항의 χ, 예수의 χ
철학은 크게 존재론-인식론-실천론의 3가지 범주로 구별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χ의 존재론에는 존재론적 차원과 인식론적 차원이 교차한다. 그렇다면 실천론은 어디에 있을까. χ의 존재론에서 χ가 미미해 보이는 것들, 가에로 밀려난 것들을 통해 출현한다는 점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미미하게 보이는 것들, 무시해도 괜찮을 만한 것들, 아니면 버거워서 외면해버린 것들, 그래서 가에로 밀려난 미지의 것들이 불변의 토대라는 실체 또는 주체라는 자아의 안과 밖에서 뜻밖의 반전과 파국의 계기를 일으키며 운명과 우주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왜 그러한가. 어떻게든 χ를 포획해 통제가능하고 예측가능하게 만들고자하는 기성 철학의 시도가 패권 지향적이기 때문이다. 우주적 척도를 따르는 미지의 것(the unknown)을 사냥해 인간적 척도를 따르는 기지의 것(the known)으로 길들이려다보니 어느 순간 반전과 파국이 도래하고 마는 것이다.

여기서 “그 누구도 영원으로부터 비롯하는 유일 고유한 존재 χ를 임의로 정의하거나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도덕적 원리가 도출된다. 박 교수는 이를 ‘삼켜도 삼키는 자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명제로 풀어낸다. 어린 살모사가 제 몸 크기에 버금가는 지네를 삼켰다가 그 지네에 의해 내장이 모두 먹히면서 오히려 먹이가 되어버리듯 χ가 다른 χ를 규정하거나 통제하려는 것이 큰 화를 부른다는 설명이다.

이는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과 극적으로 공명한다.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게 유희와 파격을 즐기는 미지의 흰 고래 모비 딕을 사냥하려다 결국 모비 딕에 의해 격파되고 마는 피쿼드 호의 비극적 운명을 떠올려보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목도하고 증언하는 이가 ‘신으로부터 버려져 가에로 밀려난 자’를 뜻하는 이슈마엘이라는 점도.

χ라는 기호에 담긴 부정과 저항의 메시지는 반평생에 걸쳐 공부한 기성 철학이란 것이 결국 패권의 철학에 불과하더라는 박 교수의 비판과 궤를 같이한다. “사람들은 두 손을 χ모양으로 교차해서 ‘아니다’ 또는 ‘거부’의 의사를 나타내기도 한다. χ의 모양은 서로 부정하는 두 가지가 한 점에서 만나고 있음을 그리고 있다. 말하자면 이미 실현되어 있는 어떤 것을 대체하는 새로운 대안을 χ의 모양으로써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보기에 χ에는 한 가지 중요한 함의가 하나 더 숨어 있다. 기독교적 통찰에 대한 긍정의 메시지다. 박 교수는 책에서 그 어떤 철학서보다도 기독교 성경의 ‘전도서’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한계격파 또는 한계초월의 개념을 설명할 때 카를 바르트의 신학을 즐겨 인용한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세상에서 말하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온건한 예수주의자로서 나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크리스마스를 요즘도 ‘X mas’로 표기하듯 알파벳 X는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 기호이기도 하다.

글 권재현 기자|confetti@donga.com




출처 : http://naver.me/Fps0Q24A​​​

개역한글판 성경 전도서 전문

Posted by 히키신
2017. 8. 14. 21:43 영원의 지헤, 그리고 철학

전도서/코헬렛(傳道書/-, 히브리어: קהלת‎ 코헤레트, 그리스어: Ἐκκλησιαστής 에클레시아스테스, 영어: Ecclesiastes)는 기독교와 유대교에서 쓰이는 구약성경의 한 책이다. 전도서의 저자는 자신을 다윗의 아들이며 이스라엘의 왕인 전도자(코헬렛)라 밝히고 있으며 책의 제목은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전도서는 삶의 허무함과 삶의 최선의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히브리어: קהלת 코헬렛의 어근인 קהל은 "모으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코헬렛은 모으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맥상으로 코헬렛이 모으는 것은 격언이거나, 지혜를 구하는 회중이 될 수 있다.

개역성경에서는 코헬렛을 전도자로 번역하여 이 책의 제목은 전도서로 붙여졌다. 그러나, 책의 내용은 종교의 전도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전도서라는 제목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개역성경과 표준새번역 성경에서는 책의 제목은 전도서로, 저자는 전도자로 번역하고 있으며, 공동번역 성경과 쉬운성경에서는 책의 제목은 마찬가지로 전도서로 번역하며, 저자는 "설교자"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설교자 역시 히브리어 원어의 의미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천주교 새번역 성경에서는, 원어를 음역하여 제목과 저자 모두 "코헬렛"으로 번역하고 있다.

전도서 1장 1절에서 저자는 자신을 다윗의 아들이며 예루살렘의 왕이라 밝히고 있으며, 1장 12절에서는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의 왕이라 밝히고 있다. 예루살렘에서 통치하였던 솔로몬왕의 후손들은 유다만을 통치하였으므로, 이는 솔로몬왕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되었고, 따라서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 그리고 개신교에서는 전도서의 저자를 솔로몬왕으로 여겼다. 그러나 현대 학계에서는, 새로운 저서에 유명한 현자의 이름을 붙여 저서에 무게를 싣는 당시의 풍습을 전도서의 저자가 사용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현대 학계의 시각으로는 전도서의 저자는 예루살렘 사원의 근처에 거주하던 지식인이며 저술 시기는 기원전 250년경이라 추정하고 있다.

Χ(χ&¬χ)

저작권 소멸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역한글판 성경 전도서 전문 원문 성경 txt 입니다.

전1:1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전1:2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1:3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전1:4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전1:5 해는 떴다가 지며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전1:6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전1:7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전1:8 만물의 피곤함을 사람이 말로 다 할 수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아니하는도다
전1:9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나니
전1:10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전1:11 이전 세대를 기억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 후 세대가 기억함이 없으리라
전1:12 나 전도자는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왕이 되어
전1:13 마음을 다하며 지혜를 써서 하늘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을 궁구하며 살핀즉 이는 괴로운 것이니 하나님이 인생들에게 주사 수고하게 하신 것이라
전1:14 내가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본즉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전1:15 구부러진 것을 곧게 할 수 없고 이지러진 것을 셀 수 없도다
전1:16 내가 마음 가운데 말하여 이르기를 내가 큰 지혜를 많이 얻었으므로 나보다 먼저 예루살렘에 있던 자보다 낫다 하였나니 곧 내 마음이 지혜와 지식을 많이 만나 보았음이로다
전1:17 내가 다시 지혜를 알고자 하며 미친 것과 미련한 것을 알고자 하여 마음을 썼으나 이것도 바람을 잡으려는 것인 줄을 깨달았도다
​전1:18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으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근심을 더하느니라
전2:1 나는 내 마음에 이르기를 자, 내가 시험적으로 너를 즐겁게 하리니 너는 낙을 누리라 하였으나 본즉 이것도 헛되도다
전2:2 내가 웃음을 논하여 이르기를 미친 것이라 하였고 희락을 논하여 이르기를 저가 무엇을 하는가 하였노라
전2:3 내 마음이 궁구하기를 내가 어떻게 하여야 내 마음에 지혜로 다스림을 받으면서 술로 내 육신을 즐겁게 할까 또 어떻게 하여야 어리석음을 취하여서 천하 인생의 종신토록 생활함에 어떤 것이 쾌락인지 알까 하여
전2:4 나의 사업을 크게 하였노라 내가 나를 위하여 집들을 지으며 포도원을 심으며
전2:5 여러 동산과 과원을 만들고 그 가운데 각종 과목을 심었으며
전2:6 수목을 기르는 삼림에 물주기 위하여 못을 팠으며
전2:7 노비는 사기도 하였고 집에서 나게도 하였으며 나보다 먼저 예루살렘에 있던 모든 자보다도 소와 양 떼의 소유를 많게 하였으며
전2:8 은금과 왕들의 보배와 여러 도의 보배를 쌓고 또 노래하는 남녀와 인생들의 기뻐하는 처와 첩들을 많이 두었노라
전2:9 내가 이같이 창성하여 나보다 먼저 예루살렘에 있던 모든 자보다 지나고 내 지혜도 내게 여전하여
전2:10 무엇이든지 내 눈이 원하는 것을 내가 금하지 아니하며 무엇이든지 내 마음이 즐거워하는 것을 내가 막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나의 모든 수고를 내 마음이 기뻐하였음이라 이것이 나의 모든 수고로 말미암아 얻은 분복이로다
전2:11 그 후에 본즉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수고한 모든 수고가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며 해 아래서 무익한 것이로다
전2:12 내가 돌이켜 지혜와 망령됨과 어리석음을 보았나니 왕의 뒤에 오는 자는 무슨 일을 행할꼬 행한 지 오랜 일일 뿐이리라
전2:13 내가 보건대 지혜가 우매보다 뛰어남이 빛이 어두움보다 뛰어남 같도다
전2:14 지혜자는 눈이 밝고 우매자는 어두움에 다니거니와 이들의 당하는 일이 일반인 줄을 내가 깨닫고
전2:15 심중에 이르기를 우매자의 당한 것을 나도 당하리니 내가 어찌하여 지혜가 더하였던고 이에 내가 심중에 이르기를 이것도 헛되도다
전2:16 지혜자나 우매자나 영원토록 기억함을 얻지 못하나니 후일에는 다 잊어버린 지 오랠 것임이라 오호라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일반이로다
전2:17 이러므로 내가 사는 것을 한하였노니 이는 해 아래서 하는 일이 내게 괴로움이요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임이로다
전2:18 내가 해 아래서 나의 수고한 모든 수고를 한하였노니 이는 내 뒤를 이을 자에게 끼치게 됨이라
전2:19 그 사람이 지혜자일지, 우매자일지야 누가 알랴마는 내가 해 아래서 내 지혜를 나타내어 수고한 모든 결과를 저가 다 관리하리니 이것도 헛되도다
전2:20 이러므로 내가 해 아래서 수고한 모든 수고에 대하여 도리어 마음으로 실망케 하였도다
전2:21 어떤 사람은 그 지혜와 지식과 재주를 써서 수고하였어도 그 얻은 것을 수고하지 아니한 자에게 업으로 끼치리니 이것도 헛된 것이라 큰 해로다
전2:22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와 마음에 애쓰는 것으로 소득이 무엇이랴
전2:23 일평생에 근심하며 수고하는 것이 슬픔뿐이라 그 마음이 밤에도 쉬지 못하나니 이것도 헛되도다
전2:24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가운데서 심령으로 낙을 누리게 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나니 내가 이것도 본즉 하나님의 손에서 나는 것이로다
전2:25 먹고 즐거워하는 일에 누가 나보다 승하랴
전2:26 하나님이 그 기뻐하시는 자에게는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나 죄인에게는 노고를 주시고 저로 모아 쌓게 하사 하나님을 기뻐하는 자에게 주게 하시나니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전3:1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전3:2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전3:3 죽일 때가 있고 치료시킬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전3:4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전3:5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전3:6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전3:7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전3:8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전3:9 일하는 자가 그 수고로 말미암아 무슨 이익이 있으랴
전3:10 하나님이 인생들에게 노고를 주사 애쓰게 하신 것을 내가 보았노라
전3:11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의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전3:12 사람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
​전3:13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을 또한 알았도다
전3:14 무릇 하나님의 행하시는 것은 영원히 있을 것이라 더할 수도 없고 덜할 수도 없나니 하나님이 이같이 행하심은 사람으로 그 앞에서 경외하게 하려 하심인 줄을 내가 알았도다
전3:15 이제 있는 것이 옛적에 있었고 장래에 있을 것도 옛적에 있었나니 하나님은 이미 지난 것을 다시 찾으시느니라
전3:16 내가 해 아래서 또 보건대 재판하는 곳에 악이 있고 공의를 행하는 곳에도 악이 있도다
전3:17 내가 심중에 이르기를 의인과 악인을 하나님이 심판하시리니 이는 모든 목적과 모든 일이 이룰 때가 있음이라 하였으며
전3:18 내가 심중에 이르기를 인생의 일에 대하여 하나님이 저희를 시험하시리니 저희로 자기가 짐승보다 다름이 없는 줄을 깨닫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노라
전3:19 인생에게 임하는 일이 짐승에게도 임하나니 이 둘에게 임하는 일이 일반이라 다 동일한 호흡이 있어서 이의 죽음같이 저도 죽으니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남이 없음은 모든 것이 헛됨이로다
전3:20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 곳으로 가거니와
전3:21 인생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
전3:22 그러므로 내 소견에는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나니 이는 그의 분복이라 그 신후사를 보게 하려고 저를 도로 데리고 올 자가 누구이랴
전4:1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학대를 보았도다 오호라 학대받는 자가 눈물을 흘리되 저희에게 위로자가 없도다 저희를 학대하는 자의 손에는 권세가 있으나 저희에게는 위로자가 없도다
전4:2 그러므로 나는 살아 있는 산 자보다 죽은 지 오랜 죽은 자를 복되다 하였으며
전4:3 이 둘보다도 출생하지 아니하여 해 아래서 행하는 악을 보지 못한 자가 더욱 낫다 하였노라
전4:4 내가 또 본즉 사람이 모든 수고와 여러 가지 교묘한 일로 인하여 이웃에게 시기를 받으니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전4:5 우매자는 손을 거두고 자기 살을 먹느니라
전4:6 한 손에만 가득하고 평온함이 두 손에 가득하고 수고하며 바람을 잡으려는 것보다 나으니라
전4:7 내가 또 돌이켜 해 아래서 헛된 것을 보았도다
전4:8 어떤 사람은 아들도 없고 형제도 없으니 아무도 없이 홀로 있으나 수고하기를 마지 아니하며 부를 눈에 족하게 여기지 아니하면서도 이르기를 내가 누구를 위하여 수고하고 내 심령으로 낙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고 하나니 이것도 헛되어 무익한 노고로다
전4:9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저희가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전4:10 혹시 저희가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전4:11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전4:12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전4:13 가난하여도 지혜로운 소년은 늙고 둔하여 간함을 받을 줄 모르는 왕보다 나으니
전4:14 저는 그 나라에서 나면서 가난한 자로서 옥에서 나와서 왕이 되었음이니라
전4:15 내가 본즉 해 아래서 다니는 인생들이 왕의 버금으로 대신하여 일어난 소년과 함께 있으매
전4:16 저희 치리를 받는 백성들이 무수하였을지라도 후에 오는 자들은 저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니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전5:1 너는 하나님의 전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가까이 하여 말씀을 듣는 것이 우매자의 제사드리는 것보다 나으니 저희는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함이니라
전5:2 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
전5:3 일이 많으면 꿈이 생기고 말이 많으면 우매자의 소리가 나타나느니라
전5:4 네가 하나님께 서원하였거든 갚기를 더디게 말라 하나님은 우매자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서원한 것을 갚으라
전5:5 서원하고 갚지 아니하는 것보다 서원하지 아니하는 것이 나으니
전5:6 네 입으로 네 육체를 범죄케 말라 사자 앞에서 내가 서원한 것이 실수라고 말하지 말라 어찌 하나님으로 네 말소리를 진노하사 네 손으로 한 것을 멸하시게 하랴
전5:7 꿈이 많으면 헛된 것이 많고 말이 많아도 그러하니 오직 너는 하나님을 경외할지니라
전5:8 너는 어느 도에서든지 빈민을 학대하는 것과 공의를 박멸하는 것을 볼지라도 그것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높은 자보다 더 높은 자가 감찰하고 그들보다 더 높은 자들이 있음이니라
전5:9 땅의 이익은 뭇 사람을 위하여 있나니 왕도 밭의 소산을 받느니라
전5:10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함이 없고 풍부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함이 없나니 이것도 헛되도다
전5:11 재산이 더하면 먹는 자도 더하나니 그 소유주가 눈으로 보는 외에 무엇이 유익하랴
전5:12 노동자는 먹는 것이 많든지 적든지 잠을 달게 자거니와 부자는 배부름으로 자지 못하느니라
전5:13 내가 해 아래서 큰 폐단 되는 것을 보았나니 곧 소유주가 재물을 자기에게 해 되도록 지키는 것이라
전5:14 그 재물이 재난을 인하여 패하나니 비록 아들은 낳았으나 그 손에 아무것도 없느니라
전5:15 저가 모태에서 벌거벗고 나왔은즉 그 나온 대로 돌아가고 수고하여 얻은 것을 아무것도 손에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전5:16 이것도 폐단이라 어떻게 왔든지 그대로 가리니 바람을 잡으려는 수고가 저에게 무엇이 유익하랴
전5:17 일평생을 어두운 데서 먹으며 번뇌와 병과 분노가 저에게 있느니라
전5:18 사람이 하나님의 주신 바 그 일평생에 먹고 마시며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 중에서 낙을 누리는 것이 선하고 아름다움을 내가 보았나니 이것이 그의 분복이로다
전5:19 어떤 사람에게든지 하나님이 재물과 부요를 주사 능히 누리게 하시며 분복을 받아 수고함으로 즐거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라
전5:20 저는 그 생명의 날을 깊이 관념치 아니하리니 이는 하나님이 저의 마음의 기뻐하는 것으로 응하심이라
전6:1 내가 해 아래서 한 가지 폐단 있는 것을 보았나니 이는 사람에게 중한 것이라
전6:2 어떤 사람은 그 심령의 모든 소원에 부족함이 없어 재물과 부요와 존귀를 하나님께 받았으나 능히 누리게 하심을 얻지 못하였으므로 다른 사람이 누리나니 이것도 헛되어 악한 병이로다
전6:3 사람이 비록 일백 자녀를 낳고 또 장수하여 사는 날이 많을지라도 그 심령에 낙이 족하지 못하고 또 그 몸이 매장되지 못하면 나는 이르기를 낙태된 자가 저보다 낫다 하노니
전6:4 낙태된 자는 헛되이 왔다가 어두운 중에 가매 그 이름이 어두움에 덮이니
전6:5 햇빛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나 이가 저보다 평안함이라
전6:6 저가 비록 천 년의 갑절을 산다 할지라도 낙을 누리지 못하면 마침내 다 한 곳으로 돌아가는 것뿐이 아니냐
전6:7 사람의 수고는 다 그 입을 위함이나 그 식욕은 차지 아니하느니라
전6:8 지혜자가 우매자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뇨 인생 앞에서 행할 줄을 아는 가난한 자는 무엇이 유익한고
전6:9 눈으로 보는 것이 심령의 공상보다 나으나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전6:10 이미 있는 무엇이든지 오래 전부터 그 이름이 칭한 바 되었으며 사람이 무엇인지도 이미 안 바 되었나니 자기보다 강한 자와 능히 다툴 수 없느니라
전6:11 헛된 것을 더하게 하는 많은 일이 있나니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하랴
전6:12 헛된 생명의 모든 날을 그림자같이 보내는 일평생에 사람에게 무엇이 낙인지 누가 알며 그 신후에 해 아래서 무슨 일이 있을 것을 누가 능히 그에게 고하리요
​전7:1 아름다운 이름이 보배로운 기름보다 낫고 죽는 날이 출생하는 날보다 나으며
전7:2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치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결국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가 이것에 유심하리로다

전7:3 슬픔이 웃음보다 나음은 얼굴에 근심함으로 마음이 좋게 됨이니라
전7:4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되 우매자의 마음은 연락하는 집에 있느니라
전7:5 사람이 지혜자의 책망을 듣는 것이 우매자의 노래를 듣는 것보다 나으니라
전7:6 우매자의 웃음 소리는 솥 밑에서 가시나무의 타는 소리 같으니 이것도 헛되니라
전7:7 탐학이 지혜자를 우매하게 하고 뇌물이 사람의 명철을 망케 하느니라
​전7:8 일의 끝이 시작보다 낫고 참는 마음이 교만한 마음보다 나으니
전7:9 급한 마음으로 노를 발하지 말라 노는 우매자의 품에 머무름이니라

전7:10 옛날이 오늘보다 나은 것이 어찜이냐 하지 말라 이렇게 묻는 것이 지혜가 아니니라
전7:11 지혜는 유업같이 아름답고 햇빛을 보는 자에게 유익하도다
전7:12 지혜도 보호하는 것이 되고 돈도 보호하는 것이 되나 지식이 더욱 아름다움은 지혜는 지혜 얻은 자의 생명을 보존함이니라
전7:13 하나님의 행하시는 일을 보라 하나님이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
​전7:14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 하나님이 이 두 가지를 병행하게 하사 사람으로 그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전7:15 내가 내 헛된 날에 이 모든 일을 본즉 자기의 의로운 중에서 멸망하는 의인이 있고 자기의 악행 중에서 장수하는 악인이 있으니
전7:16 지나치게 의인이 되지 말며 지나치게 지혜자도 되지 말라 어찌하여 스스로 패망케 하겠느냐
전7:17 지나치게 악인이 되지 말며 우매자도 되지 말라 어찌하여 기한 전에 죽으려느냐

전7:18 너는 이것을 잡으며 저것을 놓지 마는 것이 좋으니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날 것임이니라
전7:19 지혜가 지혜자로 성읍 가운데 열 유사보다 능력이 있게 하느니라
​전7:20 선을 행하고 죄를 범치 아니하는 의인은 세상에 아주 없느니라
전7:21 무릇 사람의 말을 들으려고 마음을 두지 말라 염려컨대 네 종이 너를 저주하는 것을 들으리라
전7:22 너도 가끔 사람을 저주한 것을 네 마음이 아느니라
전7:23 내가 이 모든 것을 지혜로 시험하며 스스로 이르기를 내가 지혜자가 되리라 하였으나 지혜가 나를 멀리하였도다

전7:24 무릇 된 것이 멀고 깊고 깊도다 누가 능히 통달하랴
전7:25 내가 돌이켜 전심으로 지혜와 명철을 살피고 궁구하여 악한 것이 어리석은 것이요 어리석은 것이 미친 것인 줄을 알고자 하였더니
전7:26 내가 깨달은즉 마음이 올무와 그물 같고 손이 포승 같은 여인은 사망보다 독한 자라 하나님을 기뻐하는 자는 저를 피하려니와 죄인은 저에게 잡히리로다
전7:27 전도자가 가로되 내가 낱낱이 살펴 그 이치를 궁구하여 이것을 깨달았노라
전7:28 내 마음에 찾아도 아직 얻지 못한 것이 이것이라 일천 남자 중에서 하나를 얻었거니와 일천 여인 중에서는 하나도 얻지 못하였느니라
전7:29 나의 깨달은 것이 이것이라 곧 하나님이 사람을 정직하게 지으셨으나 사람은 많은 꾀를 낸 것이니라
전8:1 지혜자와 같은 자 누구며 사리의 해석을 아는 자 누구냐 사람의 지혜는 그 사람의 얼굴에 광채가 나게 하나니 그 얼굴의 사나운 것이 변하느니라
전8:2 내가 권하노니 왕의 명령을 지키라 이미 하나님을 가리켜 맹세하였음이니라
전8:3 왕 앞에서 물러가기를 급거히 말며 악한 것을 일삼지 말라 왕은 그 하고자 하는 것을 다 행함이니라
전8:4 왕의 말은 권능이 있나니 누가 이르기를 왕께서 무엇을 하시나이까 할 수 있으랴
전8:5 무릇 명령을 지키는 자는 화를 모르리라 지혜자의 마음은 시기와 판단을 분변하나니
전8:6 무론 무슨 일에든지 시기와 판단이 있으므로 사람에게 임하는 화가 심함이니라
전8:7 사람이 장래 일을 알지 못하나니 장래 일을 가르칠 자가 누구이랴
전8:8 생기를 주장하여 생기로 머무르게 할 사람도 없고 죽는 날을 주장할 자도 없고 전쟁할 때에 모면할 자도 없으며 악이 행악자를 건져낼 수도 없느니라
전8:9 내가 이런 것들을 다 보고 마음을 다하여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을 살핀즉 사람이 사람을 주장하여 해롭게 하는 때가 있으며
전8:10 내가 본즉 악인은 장사 지낸 바 되어 무덤에 들어갔고 선을 행한 자는 거룩한 곳에서 떠나 성읍 사람의 잊어버린 바 되었으니 이것도 헛되도다
전8:11 악한 일에 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않으므로 인생들이 악을 행하기에 마음이 담대하도다
전8:12 죄인이 백 번 악을 행하고도 장수하거니와 내가 정녕히 아노니 하나님을 경외하여 그 앞에서 경외하는 자가 잘 될 것이요
전8:13 악인은 잘 되지 못하며 장수하지 못하고 그 날이 그림자와 같으리니 이는 하나님 앞에 경외하지 아니함이니라
전8:14 세상에 행하는 헛된 일이 있나니 곧 악인의 행위대로 받는 의인도 있고 의인의 행위대로 받는 악인도 있는 것이라 내가 이르노니 이것도 헛되도다
전8:15 이에 내가 희락을 칭찬하노니 이는 사람이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해 아래서 나은 것이 없음이라 하나님이 사람으로 해 아래서 살게 하신 날 동안 수고하는 중에 이것이 항상 함께 있을 것이니라
전8:16 내가 마음을 다하여 지혜를 알고자 하며 세상에서 하는 노고를 보고자 하는 동시에 (밤낮으로 자지 못하는 자도 있도다)
​전8:17 하나님의 모든 행사를 살펴보니 해 아래서 하시는 일을 사람이 능히 깨달을 수 없도다 사람이 아무리 애써 궁구할지라도 능히 깨닫지 못하나니 비록 지혜자가 아노라 할지라도 능히 깨닫지 못하리로다
​전9:1 내가 마음을 다하여 이 모든 일을 궁구하며 살펴본즉 의인과 지혜자나 그들의 행하는 일이나 다 하나님의 손에 있으니 사랑을 받을는지 미움을 받을는지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은 모두 그 미래임이니라
전9:2 모든 사람에게 임하는 모든 것이 일반이라 의인과 악인이며 선하고 깨끗한 자와 깨끗지 않은 자며 제사를 드리는 자와 제사를 드리지 아니하는 자의 결국이 일반이니 선인과 죄인이며 맹세하는 자와 맹세하기를 무서워하는 자가 일반이로다
전9:3 모든 사람의 결국이 일반인 그것은 해 아래서 모든 일 중에 악한 것이니 곧 인생의 마음에 악이 가득하여 평생에 미친 마음을 품다가 후에는 죽은 자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라
전9:4 모든 산 자 중에 참여한 자가 소망이 있음은 산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나음이니라
전9:5 무릇 산 자는 죽을 줄을 알되 죽은 자는 아무것도 모르며 다시는 상도 받지 못하는 것은 그 이름이 잊어버린 바 됨이라
전9:6 그 사랑함과 미워함과 시기함이 없어진 지 오래니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에 저희가 다시는 영영히 분복이 없느니라
​전9:7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이는 하나님이 너의 하는 일을 벌써 기쁘게 받으셨음이니라
전9:8 네 의복을 항상 희게 하며 네 머리에 향기름을 그치지 않게 할지니라

전9:9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이는 네가 일평생에 해 아래서 수고하고 얻은 분복이니라
전9:10 무릇 네 손이 일을 당하는 대로 힘을 다하여 할지어다 네가 장차 들어갈 음부에는 일도 없고 계획도 없고 지식도 없고 지혜도 없음이니라
​전9:11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보니 빠른 경주자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유력자라고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지혜자라고 식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명철자라고 재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기능자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니 이는 시기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라
전9:12 대저 사람은 자기의 시기를 알지 못하나니 물고기가 재앙의 그물에 걸리고 새가 올무에 걸림같이 인생도 재앙의 날이 홀연히 임하면 거기 걸리느니라

전9:13 내가 또 해 아래서 지혜를 보고 크게 여긴 것이 이러하니
전9:14 곧 어떤 작고 인구가 많지 않은 성읍에 큰 임금이 와서 에워싸고 큰 흉벽을 쌓고 치고자 할 때에
전9:15 그 성읍 가운데 가난한 지혜자가 있어서 그 지혜로 그 성읍을 건진 것이라 그러나 이 가난한 자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도다
전9:16 그러므로 내가 이르기를 지혜가 힘보다 낫다마는 가난한 자의 지혜가 멸시를 받고 그 말이 신청되지 아니한다 하였노라
전9:17 종용히 들리는 지혜자의 말이 우매자의 어른의 호령보다 나으니라
​전9:18 지혜가 병기보다 나으니라 그러나 한 죄인이 많은 선을 패궤케 하느니라
전10:1 죽은 파리가 향기름으로 악취가 나게 하는 것같이 적은 우매가 지혜와 존귀로 패하게 하느니라
전10:2 지혜자의 마음은 오른편에 있고 우매자의 마음은 왼편에 있느니라
전10:3 우매자는 길에 행할 때에도 지혜가 결핍하여 각 사람에게 자기의 우매한 것을 말하느니라
전10:4 주권자가 네게 분을 일으키거든 너는 네 자리를 떠나지 말라 공순이 큰 허물을 경하게 하느니라
전10:5 내가 해 아래서 한 가지 폐단 곧 주권자에게서 나는 허물인 듯한 것을 보았노니
전10:6 우매자가 크게 높은 지위를 얻고 부자가 낮은 지위에 앉는도다
전10:7 또 보았노니 종들은 말을 타고 방백들은 종처럼 땅에 걸어 다니는도다
전10:8 함정을 파는 자는 거기 빠질 것이요 담을 허는 자는 뱀에게 물리리라
전10:9 돌을 떠내는 자는 그로 인하여 상할 것이요 나무를 쪼개는 자는 그로 인하여 위험을 당하리라
전10:10 무딘 철 연장 날을 갈지 아니하면 힘이 더 드느니라 오직 지혜는 성공하기에 유익하니라
전10:11 방술을 베풀기 전에 뱀에게 물렸으면 술객은 무용하니라
전10:12 지혜자의 입의 말은 은혜로우나 우매자의 입술은 자기를 삼키나니
전10:13 그 입의 말의 시작은 우매요 끝은 광패니라
전10:14 우매자는 말을 많이 하거니와 사람이 장래 일을 알지 못하나니 신후사를 알게 할 자가 누구이냐
전10:15 우매자들의 수고는 제각기 곤하게 할 뿐이라 저희는 성읍에 들어갈 줄도 알지 못함이니라
전10:16 왕은 어리고 대신들은 아침에 연락하는 이 나라여 화가 있도다
전10:17 왕은 귀족의 아들이요 대신들은 취하려 함이 아니라 기력을 보하려고 마땅한 때에 먹는 이 나라여 복이 있도다
전10:18 게으른즉 석가래가 퇴락하고 손이 풀어진즉 집이 새느니라
​전10:19 잔치는 희락을 위하여 베푸는 것이요 포도주는 생명을 기쁘게 하는 것이나 돈은 범사에 응용되느니라
​전10:20 심중에라도 왕을 저주하지 말며 침방에서라도 부자를 저주하지 말라 공중의 새가 그 소리를 전하고 날짐승이 그 일을 전파할 것임이니라
전11:1 너는 네 식물을 물 위에 던지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
전11:2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줄지어다 무슨 재앙이 땅에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함이니라
전11:3 구름에 비가 가득하면 땅에 쏟아지며 나무가 남으로나 북으로나 쓰러지면 그 쓰러진 곳에 그냥 있으리라
전11:4 풍세를 살펴보는 자는 파종하지 아니할 것이요 구름을 바라보는 자는 거두지 아니하리라
전11:5 바람의 길이 어떠함과 아이 밴 자의 태에서 뼈가 어떻게 자라는 것을 네가 알지 못함같이 만사를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네가 알지 못하느니라
​전11:6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거두지 말라 이것이 잘 될는지, 저것이 잘 될는지, 혹 둘이 다 잘 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전11:7 빛은 실로 아름다운 것이라 눈으로 해를 보는 것이 즐거운 일이로다
전11:8 사람이 여러 해를 살면 항상 즐거워할지로다 그러나 캄캄한 날이 많으리니 그 날을 생각할지로다 장래 일은 다 헛되도다
​전11:9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을 마음에 기뻐하여 마음에 원하는 길과 네 눈이 보는 대로 좇아 행하라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인하여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
전11:10 그런즉 근심으로 네 마음에서 떠나게 하며 악으로 네 몸에서 물러가게 하라 어릴 때와 청년의 때가 다 헛되니라
전12:1 너는 청년의 때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가 가깝기 전에 너의 창조자를 기억하라

전12:2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둡기 전에, 비 뒤에 구름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그리하라
전12:3 그런 날에는 집을 지키는 자들이 떨 것이며 힘있는 자들이 구부러질 것이며 맷돌질하는 자들이 적으므로 그칠 것이며 창들로 내어다 보는 자가 어두워질 것이며
전12:4 길거리 문들이 닫혀질 것이며 맷돌 소리가 적어질 것이며 새의 소리를 인하여 일어날 것이며 음악하는 여자들은 다 쇠하여질 것이며
전12:5 그런 자들은 높은 곳을 두려워할 것이며 길에서는 놀랄 것이며 살구나무가 꽃이 필 것이며 메뚜기도 짐이 될 것이며 원욕이 그치리니 이는 사람이 자기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고 조문자들이 거리로 왕래하게 됨이라
전12:6 은줄이 풀리고 금그릇이 깨어지고 항아리가 샘 곁에서 깨어지고 바퀴가 우물 위에서 깨어지고
전12:7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신은 그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
​전12:8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12:9 전도자가 지혜로움으로 여전히 백성에게 지식을 가르쳤고 또 묵상하고 궁구하여 잠언을 많이 지었으며
전12:10 전도자가 힘써 아름다운 말을 구하였나니 기록한 것은 정직하여 진리의 말씀이니라
​전12:11 지혜자의 말씀은 찌르는 채찍 같고 회중의 스승의 말씀은 잘 박힌 못 같으니 다 한 목자의 주신 바니라
전12:12 내 아들아 또 경계를 받으라 여러 책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케 하느니라
전12:13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
전12:14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간에 심판하시리라

작은 바램

Posted by 히키신
2017. 7. 15. 21:54 etc

부족한 나에게
괜찮다고 씽긋 웃어주는
그대를 위해서
깊게 베인 상처가
아물지 않아 아직도
쉽게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는
그대를 위해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지만
그저 들어줄 수밖에 없지만
나는 거기 다가갈 수 없으니
그대 너무 멀리지 있지 않기를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지만
마음을 항상 그대곁에 두면
언제나 눈앞에 아른거리니까
그대 가끔씩 외로울 적에
잠시라도 떠올려 미소지을 수 있었으면
그런 작은 바램 가져도
괜찮나요?

-

훗날 노랫말로 쓰기 위한 스케치.

고민

Posted by 히키신
2017. 7. 15. 21:41 순간의 감상[感想]

1.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생각하기에 귀찮고 번거롭다 싶은 일은 웬만해선 도와주려 애쓰지 않는다. 자기 일이 아니므로, 자기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므로, 굳이 자기 시간과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듯하다.
결국 인간은 홀로 태어나서 홀로 가는 존재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벅찬 문제에 직면했을 때, 모두가 그를 외면한다면, 그가 취할 수 있는 액션은 무엇일까? 벼랑 끝에 내몰린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 누가 손가락질 할 자격이 있는가?
먼 타지에 여행 와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위와 같다면, 그것은 과연 유익한 여행인가.

2. 휴식 하러 여기에 왔는데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내고 있다. 머리가 지끈거리다 못해 구역질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처음 계획한 대로 헤쳐나가는 편이 좋을까, 그렇지 않으면, 모든 걸 접고서 그만 돌아가는 편이 더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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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다 히로시 - 최초의 질문

Posted by 히키신
2017. 7. 10. 16:36 Poetry#1

오늘 당신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는가?
하늘은 멀었는가, 가까웠는가?
구름은 어떤 형상을 하고 있었는가?
바람은 어떤 냄새가 났는가?
당신에게 있어 좋은 하루란 어떤 날인가?
고맙다는 말을 오늘 했는가?

창문 너머, 길 저편에 무엇이 보이는가?
빗방울을 한껏 모은 거미줄을 본 일이 있는가?
떡갈나무 아래나 혹은 느티나무 아래 멈춰 선 적이 있는가?
가로수의 이름을 알고 있는가?
나무를 친구라고 생각한 일이 있는가?

최근에 강을 바라본 것은 언제인가?
모래 위에 앉아 본 것은, 풀밭에 앉아 본 것은?
‘아름답다’고 당신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꽃 일곱 가지를 말할 수 있는가?
당신에게 있어서 ‘우리’란 누구인가?

동틀 무렵 새가 여기저기서 우는 것을 들은 일이 있는가?
천천히 저물어 가는 서쪽 하늘에 소원을 빈 적이 있는가?
몇 살 때의 자신이 좋은가?
훌륭하게 나이를 먹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세상이라는 말에 맨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무엇인가?

지금 당신이 있는 장소에서 귀를 기울이면 무엇이 들리는가?
침묵은 어떤 소리가 나는가?
가만히 눈을 감으면 무엇이 보이는가?
물음과 대답 중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인가?
이것만은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있는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인생의 재료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당신에게 있어, 혹은 당신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당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행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세상은 말을 가볍게 여긴다.
당신은 말을 믿는가?

- 오사다 히로시 <최초의 질문> (류시화 옮김)


좋아하는 노래처럼 시는 몇 번이라도 다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정이 일어난다. 직접적으로 마음에 사무쳐 오는,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시는 더욱 그렇다. 마치 친한 사람과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한 사람의 하루하루를 깊게 만드는 것은, 얼마나 말을 적게 하며 살아갈 수 있는가이지, 얼마나 많은 말을 하는가가 아니다.’라고 한 이 시인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후쿠시마 현 출신 오사다 히로시(1939~2015)는 시인이면서 아동문학가, 번역가, 수필가이기도 했다. 2년 전 담도암으로 사망했는데, 죽기 전날까지 일을 계속했다고 한다. 노련한 철학자 같은 면모와 천진난만한 소년의 일면을 가진 작가였다. 그가 쓴 산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어린 시절 곧잘 나무 밑동 어두운 곳에서 곧 태어나려고 하는 매미를 보러 가곤 했다. 숨을 죽이고 매미의 탄생을 보고 있었다. 나도 어둠 속에서 그렇게 태어난 것이라 생각했다."

'사람을 구분 짓는 것은 단 하나, 그가 무엇을 아름답게 여기는가이다'라는 말이 있다. 일상의 바쁨에 매몰되어 우리는 감성과 사고를 잃고 살아간다. 눈으로 보고 있고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의식도 못하고 지나가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늘을 쳐다보는 것, 바람을 느끼는 것, 빗방울 가득한 거미줄에 시선을 얹는 것. 자세히 보면 이 세계는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하다. 외롭고 힘들 때 심호흡을 하게 하는 이런 시는 좋은 치유제이다.

왜 ‘최초의’ 질문이라고 했을까? 근원적인 질문이라는 의미일까? 아니면 인생의 중요한 질문은 모두 ‘첫 번째’ 질문이기 때문일까?

시 <멈춰 서다>에서 오사다 히로시는 쓴다.

멈춰 서지 않으면
갈 수 없는 장소가 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밖에는
볼 수 없는 것이 있다.

最初の質問

今日あなたは空を見上げましたか。
空は遠かったですか、近かったですか。
雲はどんな形をしていましたか。
風はどんなにおいがしましたか。
あなたにとって、いい一日とはどんな一日ですか。
「ありがとう」という言葉を今日口にしましたか。

窓の向こう、道の向こうに、何が見えますか。
雨の滴をいっぱいためたクモの巣を見たことがありますか。
樫の木の下で、あるいは欅の木の下で、立ち止まったことがありますか。
街路樹の木の名前を知っていますか。
樹木を友人だと考えたことがありますか。

この前、川を見つめたのはいつでしたか。
砂の上に座ったのは、草の上に座ったのはいつでしたか。
「美しい」と、あなたがためらわず言えるものは何ですか。
好きな花を七つ、挙げられますか。
あなたにとって「わたしたち」というのは、だれですか。

夜明け前に鳴き交わす鳥の声を聴いたことがありますか。
ゆっくりと暮れていく西の空に祈ったことがありますか。
何歳の時の自分が好きですか。
上手に年を取ることができると思いますか。
世界という言葉で、まず思い描く風景はどんな風景ですか。

今あなたがいる場所で、耳を澄ますと、何が聞こえますか。
沈黙はどんな音がしますか。
じっと目をつぶる。すると何が見えてきますか。
問いと答えと、今あなたにとって必要なのはどっちですか。
これだけはしないと心に決めていることがありますか。

いちばんしたいことは何ですか。
人生の材料は何だと思いますか。
あなたにとって、あるいはあなたの知らない人びと、
あなたを知らない人びとにとって、
幸福って何だと思いますか。

時代は言葉をないがしろにしている。
あなたは言葉を信じていますか。

- 長田弘, 詩集 <最初の質問> より

*출처 : 시인 류시화님의 페이스북에서